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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5 (일)

“청년층 수긍” 尹 연금개혁 시동에…여 “세대 공정” vs 야 “세대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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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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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연금의 국가지급 보장을 명문화하는 등을 골자로 한 연금개혁안을 발표하면서 공은 국회로 넘어가게 됐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다음달 4일 ‘내는 돈’인 보험료율 인상폭과 ‘받는 돈’인 소득대체율 조정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를 포함한 국민연금개혁 정부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후 여야는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연금특위) 구성 협상에 나설 전망이다. 연금개혁이 이뤄지려면 국민연금법, 기초연금법 등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

윤, 지속성·공정성·노후보장, 연금개혁 3대 원칙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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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 공간에서 국정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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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29일 국정 브리핑을 통해 ‘지속 가능성’ ‘세대 간 공정성’ ‘노후 소득’ 등 보장연금개혁의 3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가 (국민연금) 지급을 보장한다는 것도 법률에 명문화해야 한다”며 “그래야 청년들에게 ‘우리도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줄 수 있다”고 밝혔다. 국회에서 국민연금법을 고쳐 국가가 책임지고 국민연금 가입자들에게 연금을 준다는 내용을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윤 대통령은 그간 연금 개혁 논의의 중심이 됐던 모수개혁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짚고 구조적인 틀을 깨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기금 소진 연도를 8∼9년 늘리는 모수 조정만으로는 안 된다”면서 “보험료율, 소득대체율 등 모수 조정과 함께 기금 수익률을 높이고, 자동 안정장치를 도입해 연금의 장기 지속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청년 세대와 중장년 세대의 연금 보험료 인상 속도를 차등화할 필요가 있다”며 “가장 오래, 가장 많이 보험료를 내고, 연금은 가장 늦게 받는 청년 세대가 수긍할 수 있는 연금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예를 들어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올릴 경우 중장년층은 연간 1%씩 4년 간 4%를 올리는 반면 청년층은 연간 0.5%씩 8년에 걸쳐 4%포인트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는 연금 재정이 고갈될 경우 평생 보험료를 내고도 연금을 못 받을 수 있다는 의구심을 가진 청년층의 불신을 해소하겠다는 뜻이다.

연금개혁 공은 다시 국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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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구하라법, 전세사기특별법 등 민생 법안을 처리 중인 본회의장의 여야 의원석이 빈자리 없이 꽉 차 있다. 재적 300인 중 295명의 의원이 재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본회의에서는 22대 국회 개원 이후 처음으로 여야가 합의로 민생 법안을 처리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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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안이 국회로 넘어오게 되면 여야는 국회 연금개혁특위 구성 협상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여야는 지난 21대 국회에서 연금특위를 꾸려 연금개혁안을 논의한 바 있다. 여야는 현재 9%인 보험료율을 13%로 인상하는 것에는 합의했지만, 소득대체율을 42%에서 43% 혹은 45%로 올리는 방안을 두고 이견을 보였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국민의힘 절충안인 44%를 수용하겠다고 밝히면서 타결 기대감이 높아지기도 했으나 정부·여당이 구조개혁을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22대 국회로 공이 넘어오게 됐다.

국민의힘은 특위 구성을 서둘러 9월에는 연금개혁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위원장에 박수영 의원, 간사에는 안상훈 의원을 임명하며 당내 특위를 꾸린 상태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전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가능하면 연금소득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는 MZ세대, 미래세대들에게 조금 더 혜택을 줄 수 있는 연금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연금 수급과 관련해 연금의 재원이 어떤 상태에 있다는 것을 진단하고, 필요에 따라 소득대체율에 약간의 변화를 줄 수 있는 체계”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그간 세대별 보험료 차등 납부와 자동안정화장치에 대해 꾸준히 반대입장을 표명해 왔다. 복지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통해 “노후 소득 보장을 강화해달라는 국민의 뜻이 확인됐는데도 이와 반대로 연금을 깎으려는 의도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전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나중에 덜 받자고 얘기하는 건 본말을 뒤집는 것”이라며 “세대 간 차등적으로 보험료를 납부하도록 하자, 그래서 청년이 덜 내고 장년은 좀 많이 내자 이렇게 주장하고 있는데 세대 간 갈등과 차등이 중요한 게 아니고 세대 간 서로 연대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동체 의식으로 연대해 문제를 풀자고 해야 되는데, 대통령은 연금개혁 문제에서까지 청년과 장년을 가르고 있지 않느냐”며 “차등과 차별로 연금개혁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회 연금개혁안 처리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 28일 MBC 라디오에서 “이미 21대 국회에서 김진표 당시 의장이 중심이 돼서 연금개혁을 깊이 논의해 국회 실무자들이 충분히 훈련이 돼 있고 내용을 아주 잘 안다”며 “가장 빠른 속도로 이 문제에 관해 논의하고 대통령이 내놓은 안이 좋다면 잘 뒷받침하고 부족하게 있으면 보안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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