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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5 (일)

‘통영 소반’ 유일 계승, 국가무형유산 추용호 선생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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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통영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99호 추용호 소반장이 31일 향년 74세로 세상을 떠났다.

소반은 음식이나 기물을 올리는 작은 상으로 통영 소반은 나주 소반, 해주 소반과 함께 전국 3대 소반으로 불렸다.

그릇을 올려놓는 천판 부분을 밀도로 깎아서 파내는 것이 특징으로 느티나무나 은행나무처럼 단단하고 결이 좋은 나무로 만든다.

천판과 다리를 직접 결합해 튼튼함을 더하고 세부 조각과 문양을 나전이나 목재로 섬세하게 처리해 실용성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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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99호 추용호 소반장. [사진출처=국가무형문화재 추용호 소반장 공방 지키기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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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은 이러한 통영 소반의 명맥을 이어온 유일한 장인이었다.

어릴 적 아버지 고 추웅동(추을영) 선생과 나전칠기 김봉룡 선생, 옻칠 천상원 선생 등 1세대 국가무형유산 보유자에게 기술을 전수받아 60년 넘게 통영 소반 전통을 지켜왔다.

고인은 지난 30일 자신이 홀로 머무는 집 마당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빈소는 통영시 서호동 숭례관에 차려졌다. 장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및 행정 절차를 거쳐 치러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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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99호 추용호 소반장의 공방. [사진출처=국가무형문화재 추용호 소반장 공방 지키기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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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공방은 조선시대 삼도수군통제영 12공방 중 마지막으로 남은 곳이다.

대들보에 1868년 무진년 4월 18일 보를 올렸다는 상량문을 근거로 지어진 지 150년을 훌쩍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2016년 통영시가 도로 개설을 이유로 철거하려 했으나 고인이 1년간 공방 옆에서 천막농성을 하며 이를 저지했다.

이후 2017년 10월 문화재청장 직권으로 국가등록유산 제695호로 지정됐으나 지난해 통영시가 주민 불편 해소를 위해 도로를 완성하고자 공방 이전을 추진했다.

이에 문화재청이 공방을 이전하되 이전 장소는 추후 결정하라는 조건부 가결을 하면서 이전이 결정됐다.

공방 이전은 정밀안전진단, 실시계획 용역 등을 거쳐 2028년까지 이뤄질 예정이다.

고인은 100년 동안 소반의 역사를 이어온 공방의 이전을 마지막까지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rye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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