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미국 반도체 챔피언 인텔이 사업 구조조정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마지막 카드까지 꺼내든 것이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인텔은 9월에 열릴 이사회에서 사업 구조조정안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 인텔은 사업 분할은 물론,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구조조정 옵션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초 야심차게 꺼내 든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 사업 부문 매각까지 거론되고 있을 정도다.
현재 겔싱어 인텔 CEO를 비롯한 경영진은 모건 스탠리 등 미국 은행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며 부진한 인텔의 사업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마련 중이다. 겔싱어 CEO는 전날 도이치뱅크의 기술 컨퍼런스에 참석해 인텔의 사업 구조조정을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그는 인텔이 투자자의 우려를 이해하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겔싱어 CEO는 "우리는 민첩하고 긴박하게 효율적으로 회사가 운영돼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인텔은 인공지능(AI) 붐으로 최대 수혜를 입은 엔비디아 때문에 추락하고 있다. AI를 학습시키는데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최적인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실적도 계속 하락하고 있다. 인텔은 이달 초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올 2·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했고 특히 지난 분기 16억 1000만 달러의 순손실로 전환됐다.
인텔은 이달 초 실망적인 실적을 발표한 뒤 직원 1만 5000명 해고하겠다고 발표했다. 직원 감축으로 비용 절감을 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인텔의 안은 시장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인텔은 부진한 실적을 타개시키기 위해 AI PC를 겨냥한 플래그십 칩 '루나 레이크' 프로세서를 이번 분기 중 출시할 계획이다. 이 역시 시장의 큰 기대가 없는 상태다.
겔싱어 CEO는 10여곳이 넘는 기업이 인텔의 파운드리 고객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을 궤도에 올려놓으려면 여전히 상당한 비용이 투입돼야 한다. 인텔이 올해 초에야 파운드리 사업 강화를 발표한 만큼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은 아주 초기 단계다.
한편 구조조정 소식이 알려지면서 인텔 주가는 이날 전장 대비 9.49% 급등한 22.0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인텔 주가는 연초 대비 53.89% 폭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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