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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5 (일)

불경기에 얼어붙은 소비…20대 이하 신용카드 이용액 10%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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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이용액 감소세…“소득 흐름 불안정해서”

50·60·70대 오히려 증가

헤럴드경제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20대의 신용카드 소비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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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내수 상황을 진단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인 신용카드 이용액 증가세가 최근 급격하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20대 이하의 신용카드 이용액 증가율이 다른 연령대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2일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통계청 ‘빅데이터 활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3~9일 국내 신용카드 이용 금액은 1년 전보다 0.8%(12주 이동평균) 증가하는 데 그쳤다.

주간 단위 신용카드 이용 금액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지난 2021년 1월 첫째 주 이후 최근까지 추세적으로 감소해왔다.

2021년 4~5월 10%를 웃돌았던 증가율은 높은 변동성 속에서도 지난해 연중 플러스(+)를 유지했다. 올해 1~2월까지도 5% 안팎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 수치는 점차 하락해 올해 4월 들어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이후로도 반등하지 못하고 0~1%대로 바닥을 기는 흐름이다.

연령대별로 나눠보면, 20대 이하의 증가율 하락이 두드러졌다.

지난달 3~9일 20대 이하의 신용카드 이용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9.0%(12주 이동평균) 줄었다. 같은 시기 30대(-0.3%)와 40대(-1.4%)도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감소 폭은 크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고령인 50대(+2.0%), 60대(+7.1%), 70대 이상(+15.3%) 등은 오히려 이용 금액이 1년 전보다 증가해 대조를 이뤘다.

20대 이하의 신용카드 이용 금액은 지난해 3월부터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로 돌아선 뒤 최근까지 증가율이 -9~10% 수준을 맴돌고 있다.

이는 청년층이 지갑을 닫은 채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관계자는 “소득 흐름이 안정적이지 않은 20대 이하가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 소비를 더 줄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최근 ‘경제 브리프’ 보고서에서 “고물가·고금리, 해외 투자 확대에 따른 국내 투자 감소 효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 그동안 내수 부진을 야기한 요인들이 하반기에도 빠르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최근 고용이 소득이 줄어드는 50대 이상을 중심으로 느는 반면, 인구 감소 영향으로 핵심 소비 계층인 19~49세의 고용은 부진하다”며 인구 구조적 요인을 내수 부진의 한 이유로 들었다.

이는 한국은행의 최근 경제 진단과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다.

한은은 지난달 22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내수는 회복 흐름을 재개했지만, 회복세가 더딘 것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간담회에서 그 배경 중 하나로 “최근 고용이 늘어나고 있는데, 많은 부분이 고령층”이라며 “소비 여력이 큰 20대∼40대 고용은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moo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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