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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6 (월)

‘훈풍과 맹탕 사이’ 한동훈-이재명 만남…용산은 안도? [9월2일 뉴스뷰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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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여야 대표 회담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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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경제, 사회, 국제 분야를 두루 취재하고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권태호 논설실장이 6개 종합일간지의 주요 기사를 비교하며, 오늘의 뉴스와 뷰스(관점·views)를 전합니다. 월~금요일 평일 아침 9시30분, 한겨레 홈페이지(www.hani.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어제 있었던 여야 대표 회담을 살펴봤습니다.



① 차이의 발견 : 한동훈-이재명 여야 대표 회담



② 시선, 클릭!



- 물가고에 추석 선물도 가성비



- 오늘부터 주택담보대출 대폭 축소



- 추석 앞 응급실 중단 본격화



- 싱크홀 주범, 상하수관



- 20~40대 43%, 아이 생각 없다



③ Now and Then : 가을이 오면(이문세, 1987)





① 차이의 발견





# 한동훈-이재명 여야 대표 회담



-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어제(1일) 첫 대표회담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8개항의 합의안도 냈습니다. 이 회담에 대해 조국혁신당은 “맹탕”이라고 혹평했습니다. 반면, 개혁신당은 “훈풍”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습니다. 어제 만남은 이 ‘맹탕’과 ‘훈풍’의 성격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겨레 ‘오늘의 스페셜’ 연재 구독하기)



1. 뭘 합의했나?



한겨레

동아일보 3면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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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의항이 8개나 됩니다.



- 그러나 엄밀하게 말하면, 핵심안건 중에서는 ‘지구당제 재도입’ 외에는 별다른 합의라고 할 게 없습니다. ‘민생 공통 공약 추진을 위한 협의기구 구성’을 약속한 게 나름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또 응급실 문제, 부채 문제 등 핵심 민생의제를 거론하긴 했으나, 앞으로 대책을 ‘강구’하자는 수준입니다.



- ‘회담 결과 공동 발표문’을 보면, ‘강구’, ‘검토’, ‘협의’, ‘논의’ 등입니다. 어차피 여야 대표회담에서 얼마나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리라 기대하긴 쉽지 않지만, 이 발표문만으로는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를 알기 힘듭니다.



- 애초 사전논의에선 협의사항에 포함된 채 상병 특검법과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에 대해서는 8개항에 들어가지도 못했습니다.





2. 다가가는 李, 도망가는 韓



- 지난달 28일 국민의힘 박정하 대표 비서실장이 서범수 국민의힘 사무총장에게 ‘대표회담이 정해졌다’고 보낸 문자 메시지가 한 매체의 사진기자에게 포착됐습니다. 거기에 “여전히 줄게 없어서”라는 말이 나옵니다. 어제 대표회담이 아무런 ‘합의’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걸 이미 예고한 셈입니다.



한겨레

경향신문 3면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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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회담 상황을 보면, 여러 사안에서 이재명 대표는 ‘웬만하면 다 받아주겠다’며 나서 결과적으로 한동훈 대표를 압박했고, 한 대표는 ‘다음에’라며 계속 뒤로 물러나는 모양새였습니다. 대통령이 뒤에 버티고 있는데다 당내 입지가 약한 한 대표와 당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는 이 대표의 차이가 극명하게 느껴지는 대목이었습니다.



1) 채 상병 특검



- 한 대표가 전당대회에 나서면서 본인이 “하겠다”고 호언장담한 법안이었습니다. 대표가 된 뒤로는 계속 말이 바뀌었습니다. 장담할 때 이렇게 될 줄 몰랐을까요, 알면서 그랬을까요. 이전에도 비슷한 말을 했지만, 극단적으로 말하면 `바보' 아니면 `사기꾼'입니다.



- “(한 대표가 제안한) 제3자 특검 추천안과 증거 조작(제보 공작) 특검도 수용하겠다. 또 소소한 조건들을 추가한다면 그 역시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 그러니 이제 결단해주길 부탁드린다”(이재명)



-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설정한 기한에 맞춰 입장을 낼 수 없다. 우리 당은 혼자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계속해서 논의해가는 과정”(한동훈)



- 회담 뒤 대변인 브리핑에서 국민의힘 쪽은 “(법안을 준비중인) 사실이 없다”고 강하게 언급하기까지 했습니다. 마치 대통령과 당내 ‘친윤계’ 쪽에 보고하는 듯한 모양새입니다. 아마 국민의힘의 ‘논의’는 끝나지 않을 것이고, 이 사실을 한 대표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2) 전국민 25만원 지원법



- “1회성 현금 살포다. 모두에게 획일적인 복지가 아니라 모두의 필요에 맞춘 복지를 하겠다는 것이 국민의힘의 생각”(한동훈)



- “현금 지원이라 하는데 잘못 알고 있다. 특정기간 내 쓰지 않으면 소멸하는 지역화폐 소비쿠폰이다. 소비 진작, 자영업자·골목상권 살리기 통해 세수 증대에도 도움된다”(이재명)



- 이 역시 이 대표가 ‘차등·선별지원까지 받아들이겠다’고 했으나, 한 대표는 완강히 반대만 했습니다.





3) 금투세



- “금융투자소득세와 관련해 주식시장의 구조적 문제 등 활성화 방안과 함께 종합적으로 검토, 협의하기로 했다”(여야 합의)



- 이는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금투세를 유예할지, 폐지할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는 말입니다.



- “최소한 내년 1월 시행은 유예하고 논의를 이어 나가자”(한동훈)



- “금투세 자체는 과세 기준을 대폭 완화해 시행하되, 주주 이익 보호 방향 상법 개정 등 자본시장 전반에 대한 패키지 정책 마련돼야 한다”(이재명)



- 유일하게 한 대표가 공세로 나온 안건입니다. 한 대표는 금투세 ‘폐지’, 이 대표는 ‘완화’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4) 의-정 갈등



- “추석 연휴 응급 의료체계 구축에 만전을 기할 것을 정부에 당부하고 국회 차원의 대책을 협의하기로 했다”(여야 합의)



- “의료공백에 대한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는 일도 우리 정치의 중요한 임무다. 의료개혁의 본질과 동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당장 국민들 염려와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 더욱 노력하겠다”(한동훈)



- “의료개혁 기본 방향인 의사 증원, 필수·공공·지역 의료 강화에 동의하지만 일방적으로 힘으로 밀어붙여 상대방에게 굴복을 강요하면 성공하더라도 후유증에 따른 피해는 물론이고 사회적 비용도 너무 크다. 정책이 지금처럼 거칠고 급하고 과해서는 예상된 부작용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이재명)



- 현재 민생에서 가장 위험한 요소이나, 여당의 요구로 공식 의제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두 대표 모두 모두발언에서 이 문제를 언급했습니다. 한 대표로서도 이 문제를 도저히 피하고 갈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의료대란’, ‘의-정 갈등’이란 표현 대신 ‘추석 연휴 응급 의료체계’라는 용어를 썼습니다. ‘아무 문제없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대통령실을 의식한 표현입니다.



- 한 대표가 제안한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유예안’에 대해 이 대표는 앞서 밝힌대로 회담에서도 동의를 표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3. 회담 왜 했나?



1) 만남 자체가 목적



- 어제 회담에서 구체적인 ‘합의’나 ‘성과’라고 할만한, 손에 잡히는 뭔가는 사실 아무 것도 없습니다. ‘맹탕’이라는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 그럼에도 이 회담을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는 것은, 여야 대표가 만났다는 것 자체가 이 회담의 주요한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 그런 의미에서 이 회담이 열렸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회담 목적의 ‘절반’은 이룬 셈입니다.



- 더욱이 한 대표가 대통령실과 갈등 관계를 겪고 있어, 이 만남 자체의 의미는 더 커졌습니다.





2) 한 대표, 두 번째도 이런 식으로 만날 순 없다



- 여당(ruling party) 대표는 ‘뭘 하자’고 하고, 야당(opposite party) 대표는 ‘안 된다’고 반대하는 게 일반적인 모습입니다. 그러나 어제 회담은 정반대의 모습이었습니다.



- 이재명 대표가 가져온 건 △25만원 지원법 △채 상병 특검법 △의료대란 해결 등이었고, 한 대표가 유일하게 가져온 건 △금투세입니다.



-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에서 일정 금액(주식 5000만원)이 넘는 소득을 올린 투자자에게 이익의 20∼25%를 부과하는 세금입니다. 비단 5000만원 이상의 주식소득을 올리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주식투자자 모두에게 영향을 준다고 하지만, 주식으로 연간 5000만원 이상 소득을 얻으려면 주식에 얼마를 투자해야 할까요? 그런 분들이 우리 국민 중에 얼마나 되며, 어떤 분들일까요? 이걸 여당 대표가 유일하게 가져온 ‘민생 대책’이라니.



- 한 대표는 회담이 비공개로 전환된 직후 첫 안건으로 금투세 폐지를 꺼냈습니다. 그리고 저녁에 당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도 “금투세도 종합검토를 하기로 합의한 만큼 앞으로 무한한 책임감을 가지고 챙겨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보고하는 것입니다. 한 대표로서는 대통령에 거슬리지 않으면서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낼 수 있는 가장 가까운 분야가 여기라고 여기는 것입니다. 당내의 옹색한 처지를 모르는 바 아닙니다만, 안타깝습니다.





4. 성과 없어서 안도하는(?) 대통령실



- 대통령실은 회담 뒤 “이번 대표회담이 국회 정상화의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이번 정기 국회가 양당 대표가 국민 앞에 약속한 민생 정치의 첫걸음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마치 어른이 ‘싸우지 말라’고 타이르는 듯한 투입니다. 지금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국회 정상화’보다 ‘대통령실 정상화’입니다. (대통령은 오늘 국회 개회식에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이 불참했습니다. `국회 정상화'가 아니라는 것을 이유로 들었는데, 그렇다면 대통령이 불참하면 `국회 정상화'에 도움이 되나요.)



- 아직 임기가 3년이나 남았고, 윤 대통령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한동훈 대표는 현재까진 고개를 숙이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한 대표가 언제까지 이럴까요. 한 대표는 전형적인 강약약강 스타일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까지 한 대표의 움직임을 보면, 조금씩 조금씩 고개를 드는 모양새입니다. 계속 지금 이대로의 모습이라면, 한 대표의 꿈인 ‘대통령 되기’는 불가하다는 걸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 대통령실은 여야 대표 회담이 계속 되는 걸 원치 않을 겁니다. 그러나 여야 대표 회담은 비록 성과가 없더라도 계속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대통령실을 최소한이라도 견인할 수 있는 수단입니다. 한 대표 입장에서는 이 대표를 ‘적’이 아닌, ‘도구’로 여겨야 할 것입니다.



- 그리고 대통령실은 나중에 여당으로부터도 압박받는 모양새를 연출당하지 않으려면, 시간이 길지 않다는 걸 인식하고 더 먼저 움직여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를 인식하고 움직이리라는 기대는 크게 안 됩니다.



- 사족으로 덧붙이자면,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표의 ‘계엄’ 관련 발언에 길게 언급하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는 식으로 말했습니다. 이 대표가 모두발언에서 ‘계엄’ 관련 발언을 한 것은 보기에 따라선 부적절하고, 다소 비상식적이라는 인상을 줍니다. 지금은 1970~80년대가 아니고, 계엄을 발동하는 순간, 국회에서 과반이 반대하면 그대로 해제됩니다. 그러나 일각에서 국회를 봉쇄하는 게 아니냐는 상상까지 나옵니다. 넌센스입니다. 이 대표도 이를 모르지 않을 것입니다. 다분히 정치적 공세 이자, 지지층을 의식한 성격이 있습니다. 비판받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왜 이런 식의 황당한 ‘소문’이 떠도는지를 심각하게 봐야 합니다. 대통령은 오로지 자신과 부인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것 같으니, 위기시에 무슨 일을 할지도 모르겠다는 불안이 국민들 사이에서 퍼져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비상식적'이 발상이 나오는 것은, 지금 대통령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 너무나 `비상식적'이기 때문입니다.





5. 언론보도



1) 1면 제목



경향 = 채 상병 특검도 의료대란도 ‘빈손



한겨레 = 한-이, 손 잡 았지만…‘채상병 특검’ 이견 여전



한국 = ‘민생’ 물꼬 튼 韓·李, 빅딜은 없었다



동아 = 韓·李 ‘추석 응급실 위기’ 공감...정부대책 촉구



중앙 = 여야 대표 174분 회담 대화 복원 첫발은 뗐다



조선 = 민생 공약 협의기구 만든다



- 1면 제목을 3가지 형태로 나눌 수 있습니다. 경향은 ‘맹탕 결과’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한겨레와 한국은 ‘맹탕’이지만, 어쨌든 두 사람이 만났다는 것에도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조중동은 약간의 차이점은 있지만, 대체로 ‘성과’에 무게중심을 뒀습니다.





2) 사설 제목



경향 = 기대 못 미친 여야 대표회담, ‘의료대란’ 대처라도 힘 모아야



한국 = 현안 합의 못한 여야 대표, 정치복원 물꼬는 살려라



한겨레 = 민생 공감한 여야 대표, 수시로 만나 타협점 넓혀가야



동아 = 韓·李 민생 공통 공약 추진 기구 합의… 이에 용산도 힘 실어야



중앙 = 한동훈·이재명, 정치 정상화로 가는 첫발 뗐다



조선 = 韓·李 회담, 합의 못 해도 만나는 편이 낫다



- 1면 제목과 비슷한 톤입니다.







② 시선, 클릭!





# 물가고에 추석 선물도 가성비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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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부터 주택담보대출 대폭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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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Now and Then





1주일간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그래서 1주일간 이 뉴스뷰리핑도 쉬었다가 다시 재개했습니다. 휴가를 다녀오면, 가을일 거라 생각했는데, 아직도 낮엔 30도를 훌쩍 웃돌고, 여전히 햇살은 따갑습니다. 여름은 언제 가실지 알 수 없으나, 비 그치면 성큼 또 달라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쨌든 9월입니다. 가을입니다.



오늘 노래는 이맘때면 늘 듣게되는 이문세의 ‘가을이 오면’(1987)입니다.



이문세 - 가을이 오면 / Lee Moon Sae - When Autumn Comes / 가사 (youtube.com)



(*일부 포털에서는 유튜브 영상이 열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시려면, 한겨레 홈페이지로 오시기를 권합니다. 기사 제목 아래 ‘기사 원문’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끝)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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