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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5 (일)

AI 주도권 경쟁은 현재 진행형?… 빅테크서 곳간 채우고, 성능 개선 나선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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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챗GPT·달리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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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시장 주도권 경쟁에서 승리의 깃발을 잡기 위해 빅테크의 투자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올해 50억달러(약 7조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빅테크들로부터 자금 수혈에 나서 또 다른 도약을 준비 중이다.

오픈AI를 추격하는 앤트로픽, 미스트랄AI 등 글로벌 AI 스타트업에도 투자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한편, 중국 IT 기업들은 미국의 제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AI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현재 애플과 엔비디아는 오픈AI에 대한 투자를 검토 중이다. WSJ는 “(오픈AI의) 기업 가치가 1000억달러 이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새로운 자금 조달 기회를 협의 중”이라면서 “현재 실리콘밸리에서는 가장 진보된 AI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치열한 투자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과 엔비디아 등은 미국의 벤처 투자사인 스라이브 캐피털 주도로 펀딩(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며, 펀딩 규모는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가 확정된다면 이는 지난해 1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오픈AI에 100억달러를 투자한 이후 가장 큰 규모가 될 예정이다. 여기에 MS도 추가로 자금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WSJ는 전했다. MS는 2019년부터 오픈AI에 130억달러(약 17조원)를 투자해 지분 49%를 보유 중이다.

아마존은 오픈AI의 라이벌로 꼽히는 앤트로픽을 선택했다. 아마존은 지난 3월 클라우드 부문 자회사 아마존웹서비스(AWS)를 통해 앤트로픽에 27억5000만달러(약 3조6977억원)를 추가로 투자했다. 기존 투자금을 합치면 아마존이 앤트로픽에 쏟아부은 금액은 총 40억달러(약 5조3500억원)에 달한다.

아마존은 앤트로픽의 ‘클로드’를 사용해 오는 10월 자사 음성 비서 ‘알렉사’를 업그레이드시킨다. 알렉사는 아마존이 지난 2014년 처음 선보인 음성 비서로, 스피커나 TV 등에 탑재돼 알림 설정, 날씨 확인 등을 지원해왔다.

로이터통신은 “아마존의 자체 AI 모델을 탑재한 알렉사가 단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이용자의 질문에 답변을 내놓기까지 6∼7초가 걸리는 경우도 있었다”면서 “내부 테스트를 거친 결과 클로드가 훨씬 뛰어난 성능을 보여 클로드를 탑재한 알렉사를 선보이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아마존은 차세대 알렉사 버전을 월 5~10달러에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오픈AI로 불리는 프랑스 AI 스타트업 ‘미스트랄AI’도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미스트랄AI는 구글 딥마인드 출신 아서 맨쉬가 메타 출신 연구원 2명과 함께 2023년 4월 설립한 AI 스타트업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스트랄AI는 지난 6월 삼성과 엔비디아 등으로부터 6억유로(약 9000억원)를 유치했으며, 이로써 회사 가치가 초창기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58억유로(8조6000억원)로 평가받았다.

NYT는 “이번 투자는 지난해 12월 3억8500만유로(약 5700억원)를 조달한 이후 5개월여 만에 이뤄낸 성과”라면서 “미스트랄AI는 설립 초반에 받은 투자액 1억500만유로(약 1500억원)를 포함하면 현재까지 약 10억9000만유로(약 1조6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이끌어냈다”고 했다.

최병호 고려대 인공지능연구소 교수는 “AI는 성능 업그레이드부터 반도체, 클라우드, 전력 등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아 소위 말해 ‘돈 먹는 하마’라 불릴 정도로 막대한 투자금이 들어가고 있으며 이 규모는 내년에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최 교수는 이어 “현재 오픈AI의 동영상 서비스 ‘소라’ 제작 비용이 0원으로 수렴하는 등 AI 서비스 모델이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텍스트 뿐 아니라 이미지, 음성, 동영상을 동시에 처리하는 멀티모달 기술을 비롯해 AI 에이전트(비서) 시장에서도 AI 생태계의 대격돌이 예상된다”고 했다.

미국이 AI 분야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수출 통제에 힘쓰고 있지만 중국 IT 기업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AI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지난달 27일 올해 상반기 중국 3대 빅테크 기업인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BAT)는 AI에 500억위안(약 9조4200억원) 이상을 투자, 전년 대비 규모를 2배 이상 늘렸다고 보도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각각 230억위안(약 4조3300억원), 바이두는 약 42억위안(7914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이 첨단 AI 칩 등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차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중국 기술 기업들은 자립을 선택했다. 이는 AI에 대한 연구개발(R&D) 지출이 증가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했다. 이어 “투자금의 대부분이 자체 출시 모델을 포함해 대규모언어모델(LLM) 훈련을 강화하기 위한 칩과 관련 인프라를 구매하는 데 쓰이고 있다”면서 “새로운 AI 칩도 개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효진 기자(oliv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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