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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이슈 경찰과 행정안전부

"한번 붙자" 온 동네 상인 떨게한 촉법소년들…"경찰, 토닥이며 달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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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JTBC '사건반장')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비행 청소년들이 동네 가게를 돌아다니며 폭언, 협박을 일삼아도 경찰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상인들이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2일 JTBC '사건반장'은 대구 남구 대명동에서 8년째 카페를 운영하며 4년째 골목 상인들을 대표하는 상인회장을 맡고 있는 A 씨의 제보를 전했다.

A 씨에 따르면 최근 그의 카페에 들어온 10대 B 군이 대뜸 욕설을 했고, 서로 밀치며 실랑이하다 몸싸움이 벌어졌다. 잠시 후에는 B 군의 친구까지 들어와 A 씨에게 발길질을 했다. A 씨는 결국 경찰에 신고했는데, B 군 일행은 "가게를 망하게 하겠다"고 협박했다.

B 군 무리가 이처럼 시비를 걸어온 건 일주일 전 사건 때문이었다고. A 씨는 인근 매장에서 물건을 사고 있었는데 그때 누군가가 점원에게 돈을 던지며 "잔돈을 바꿔달라"고 위협적으로 반말을 했다. A 씨가 보니 동네에서 계속 문제를 일으키던 촉법소년 B 군 무리였다.

이에 A 씨가 "동네에 다시 돌아왔으면 조용히 살아라"고 충고하며 "여기서 문제 일으키지 말고 볼일 있으면 나한테 찾아와라"고 했는데, 일주일 뒤 B 군 무리가 정말로 A 씨의 가게에 찾아온 것이었다. B 군은 욕설을 하며 "뒷골목에 가서 한번 붙자, 한주먹이면 끝난다"고 A 씨를 위협했다.

이후에도 B 군 무리는 가게에 찾아와 창밖에서 주먹을 내밀고 일부러 가게 앞에서 담배를 피워댔다. 또 가게를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여기 맛없다, 비싸다"며 시비를 걸었다.

A 씨는 B 군 무리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감싸고도는 경찰에도 분통을 터뜨렸다. 경찰은 B 군 무리를 불러 훈계 정도만 한다고 A 씨는 주장했다.

문제는 B 군 무리가 A 씨에게만 그러는 것이 아니라 온 동네 상인들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는 점이다. 상인들은 모두 B 군 무리에게 진절머리를 쳤다. 아이들은 인근 고깃집에서 고기를 먹고 돈을 내지 않고, 한 달 동안 갚지 않은 일도 있었다. 가게 주인은 상인회장인 A 씨의 도움으로 경찰을 대동해 겨우 고깃값을 받을 수 있었다.

또 B 군 무리가 가게에서 술을 마셔 영업정지를 받은 가게도 있으며, 한 가게에서는 아이들이 식당 주방에 들어가 칼을 찾기도 했다며 상인들은 벌벌 떨었다.

A 씨는 경찰관들이 B 군 무리의 등을 토닥이며 달래고 넘어가는 모습을 봤다며 "이런 게 애들을 더 기고만장하게 하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고 했다.

동네 상인 C 씨는 "불안한 상태다. 애들이 어떻게 할지 모르니까 특히 여자 사장님 혼자 있는 데는 더 불안할 거다. 요새 머릿수가 많이 늘었더라. 7~8명씩 뭉쳐 다니면서 동네에서 안하무인"이라고 말했다.

상인 D 씨도 "제가 여기서 십몇년 장사하면서 CCTV 없이 했는데 그 애들 때문에 처음 CCTV 달았다. 불안해서"라고 말했다.

대명동 상인들은 최근 전체 회의를 했고, 앞으로 B 군 무리가 일으키는 모든 사건에 대해 공동 대응하겠다고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syk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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