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15 (일)

자상한 남편 탈 쓴 악마…아내 약먹여 강간, 男 72명 성폭행 사주(상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잠든 아내가 평소 거부하던 복장과 행동 강제…불법 촬영도

부인 강간할 남성 모집…들키지 않게 행동 규칙 정해 '치밀'

뉴스1

ⓒ News1 DB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프랑스에서 자애롭고 친절한 아빠이자 남편으로 보였던 한 남성이 사실은 부인에게 약을 먹이고 강간하고, 약 10년간은 약을 먹인 채로 수십명의 남성들과 성관계를 시킨 것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 부인과 성관계를 가진 남성 50명은 남편과 함께 기소됐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도미니크 펠리코(Dominique Pélicot, 71)라는 남성이 자신을 상대로 이런 범죄를 저지르는 동안 부인은 감쪽같이 몰랐다. 부인은 수년 동안 이유 없이 머리가 많이 빠지고 체중이 줄었다. 하루 종일 머리가 멍하고 잘 기억이 안 하고 때로는 황홀경에 빠진 것처럼 몽롱했다. 부인의 자녀와 친구는 그가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것 아닐까, 걱정했다.

그러던 2020년 말 부인은 남부 프랑스의 경찰서에 소환되어서야 그간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알게 됐다.

경찰에 따르면 50년간 이 여성과 결혼생활을 한 남편 펠리코는 음식과 음료에 수면제를 으깨서 넣어 부인이 깊은 잠에 빠지게 한 다음 성폭행했다. 남편은 잠든 부인에게 평소에 거부하던 옷을 입히고, 보통 때는 거부하던 행위를 했다. 그리고 약 10년간은 수십 명의 남자를 집으로 데려와 잠든 부인을 강간하게 했고 그 장면을 촬영했다. 다만 그는 남성들에게서 돈을 요구하거나 받은 적은 없다고 변명했다.

경찰이 피해자인 부인에게 남편이 보관하고 있던 사진 몇 장을 보여주고서야 부인은 경찰의 말을 믿었고 큰 충격을 받았다. 부인과 남편은 18살 때부터 함께 했고, 남편을 배려심이 많고 사려 깊은 사람이라고 경찰에게 말할 정도로 믿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이 사건 관련해 책을 쓴 딸 역시 아버지를 따뜻하고 현명한 사람처럼 보였다고 묘사했다.

가족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지만, 사건은 2020년 펠리코가 식료품점에서 카메라로 치마 속을 찍으려 했다고 여성 세 명이 펠리코를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경찰은 그의 휴대전화 두 대, 카메라 두 대, 노트북을 포함한 전자 기기를 압수했고 펠리코는 보석으로 풀려났다. 그런데 경찰이 조사하다 보니 펠리코의 죄는 이것뿐이 아니었다. 그의 전자 기기에서는 많은 사람이 의식을 잃은 부인을 성폭행하는 사진 300장과 영상 한 편이 발견됐다. 또 펠리코가 아내에게 약물을 먹였다고 자랑하고 아내가 의식을 잃은 사이에 그녀와 성관계를 가지라며 남자들을 초대하는 스카이프 메시지도 발견했다.

더 수사하면서는 '학대'라는 제목의 전자 폴더에서 2만개 이상의 비디오와 사진을 발견했으며, 그중 다수는 날짜와 제목이 붙어 있었다. 비디오와 사진에 붙은 날짜는 2011년부터 시작되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경찰은 이들 증거를 분석해 72명의 남성이 최소 92회의 성폭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했다. 그 가운데 50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펠리코는 처음 체포된 지 2개월 후 다시 체포되어 중범죄인 강간, 약물 투여 및 성적 학대 혐의로 기소되었다. 그는 또한 아내, 딸, 두 며느리의 사생활을 침해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그들의 사적인 사진을 불법적으로 녹화하고 때로는 배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 혐의에서 유죄판결을 받으면 최대 20년의 징역형에 처한다.

펠리코는 또한 1991년 23세 여성을 강간하고 살해한 혐의와 1999년 19세 여성을 강간 미수한 혐의로도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 2일에 펠리코와 함께, 신원이 확인되어 기소된 50명의 남성이 아비뇽에서 재판받았다. 이들의 직업은 트럭 운전사, 군인, 목수, 무역 노동자, 교도관, 간호사, 은행에서 일하는 IT 전문가, 지역 언론인이었고 나이는 26세에서 74세까지 다양했다. 자녀도 있고 다른 사람과 연애도 하는 겉보기에 평범한 남성들이었다. 대부분 펠리코의 부인을 한번 강간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몇 명은 최대 6번이나 강간한 혐의를 가졌다.

펠리코는 수년에 걸쳐 아내가 깨어나지 않도록 방문자를 위한 규칙을 만들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에 따르면 흡연이나 향수 금지, 주방에서 옷 벗기, 뜨거운 물에 넣거나 라디에이터에 덥혀서 손을 따뜻하게 해 차가운 접촉이 부인을 놀라게 하지 않기 등이다. 부인이 잠에 취한 것을 의아해하는 남성들에게는 수줍어서 잠을 자는 것이라고 둘러댔다. 조사에 따르면, 그는 일이 끝나고는 흔적이 남지 않게 매일 밤 아내의 몸을 씻겼다.

이번 사건은 의사들에게도 경종을 울렸다. 딸에 따르면 펠리코의 아내는 잠결에 당한 것을 현실로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이상한 점이 있어 정신과나 산부인과를 갔는데, 의사들은 아무 문제도 찾아내지 못했다.

피고들은 자신의 강간 혐의를 부인했다. 일부는 남편의 허락을 받았으니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고, 일부는 피해자가 성적 환상을 극대화하려고 약을 먹는 것을 동의한 것으로 알았다고 주장했다.

ky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