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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6 (월)

'원외' 한동훈, '구미 반도체' 기점 '존재감 키우기'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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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갖고 정치 말아야…이재명도 동의"

"기업 필요한 인프라 제공하는 게 정치 몫"

22대 국회 개시 맞춰 현장 찾아 '광폭 행보'

박정희 생가 방문·이철우 경북지사와 회동도

아이뉴스24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후 경북 구미국가산단 반도체 부품 기업인 원익큐엔씨를 방문해 김장호(왼쪽) 구미시장과 간담회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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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취임 후 첫 지방 현장 일정으로 경북 구미 반도체 산업단지를 찾았다. 최근 국민의힘이 '반도체특별법'을 비롯해 반도체 산업 육성에 역점을 두는 상황에서 이에 힘을 싣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정기국회 회기 개시에 맞춰 원외 신분인 한 대표가 본격적 현장 행보를 통해 존재감 키우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대표는 이날 오후 경북 구미 원익큐엔씨를 찾아 "국민의힘은 반도체 산업이 대한민국을 잘 살게 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며 "그래서 반도체 특별법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며칠 전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도 11년 만에 여야 대표 회담을 가졌는데, 거기서도 제가 반도체 갖고는 정치하지 말자는 말을 (이 대표에게) 드렸고, 잘해보자는 의기투합을 했다"며 "많은 국민께서 구미 산단이 열심히 하고 있다는 걸 홍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했다.

또 지역에서 반도체 기업을 운영하는 것과 관련한 애로사항도 들었다. 백홍주 원익큐엔씨 대표는 인프라 등의 수도권 과밀화를 지적하며 "전문화된 여러 기업이 모여 클러스터가 형성되고, 반도체 산업을 하기 좋은 조건을 가진 지역으로 (정부가 인프라를) 더 밀어주면 기업들이 더 많이 이 지역으로 모이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에 한 대표는 "정부가 액션(반도체 특화단지 지정 등)을 하는 것이 실제로 기업하는데 도움이 되는지 예전부터 궁금했다"며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고맙다"고 화답했다.

이후 한 대표는 구미상공회의소로 자리를 옮겨 지역 내 반도체 기업 대표들과도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반도체 산업 성공 여부가 대한민국 우상향이 계속될지를 결정한다고 생각한다"며 "당에서도 반도체특별법을 핵심적인 정책으로 밀고 있고,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위 설치, 신속 인허가 패스트트랙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 등도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괜한 허세로 (기업의) 뒷다리를 잡지 않고, 진짜 필요한 인프라를 한 발 앞서 제공하는 것이 정치의 몫"이라며 "반도체, AI, 에너지 문제에 있어서는 (민주당에게) 정치 이념같은 것 뻬고 다같이 힘써보자고 제안했고, 거기에 대해서 이 대표도 1초도 머뭇거리지 않고 동의했다. 이제 반도체 산업을 말로만 할 때가 아니라 실천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일정에는 당 AI·반도체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고동진 의원을 비롯해 박형수·박상웅·박정하·한지아 의원 등이 동행했다. 한 대표는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하고, 지난 전대 당시 만남이 불발된 바 있는 이철우 경북지사와도 회동했다.

정기국회 시작으로 스포트라이트가 원내를 향하는 시기인 만큼, 원외 신분인 한 대표의 외부 현장 일정 소화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7일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논의와 관련해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를 방문하며 취임 이후 첫 현장을 찾은 한 대표는, 29일에는 당 격차해소특별위원회와 함께 서울 중구 고운자리를 찾아 환경공무관들과 현장 간담회를 가졌다. 전날(2일)에는 비공개로 서울 여의도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응급실을 방문해, 의료 상황을 점검한 바 있다.

이날 일정 역시 현재 최대 정책 이슈인 반도체와 관련해 '현장 점검'을 가지며 민생에 손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걸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 생가 방문과 이 지사와의 만남을 통해서는 평소 거리감이 있던 보수 전통 지지층과의 접점을 늘리려 한다는 해석이다.

한 여당 관계자는 "실제 입법 과정과 현실 사이는 아무래도 거리가 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원외 신분인) 한 대표가 (정기국회 기간의 현장행보로) 그 거리를 채웠으면 한다"고 했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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