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16 (월)

프랑스 외교수석 “내년 마크롱 대통령 방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에마뉘엘 본느 프랑스 대통령실 외교수석이 3일 프랑스 대사관저에서 한국 기자들에게 한-프랑스 관계와 국제 정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프랑스대사관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내년 한국을 방한할 것으로 보인다.

방한한 에마뉘엘 본(Emmanuel Bonne) 프랑스 대통령실 외교수석은 3일 프랑스대사관저에서 진행된 한국 언론인들과의 간담회에서 “2025년 프랑스 대통령의 방한을 준비하는 것이 이번 방한의 임무”라며 “한국과 프랑스는 긴밀한 ‘유사 입장국’이며, 혼란과 위기가 가득한 지금의 세계에서 양국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내년에 한국을 방문하면 2015년 올랑드 대통령 방한 이후 10년 만의 프랑스 대통령 방한이다.

2~4일 방한한 본 외교수석은 이날 조태열 외교장관과 신원식 국가안보보좌관, 국회 관계자들을 만나 한-프랑스 관계, 지역 정세, 국제협력 등 다양한 분야를 논의했다.

본 외교수석은 “프랑스는 한국을 인도태평양 지역의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미-중간 대결구도가 형성된 상황에서 한국, 프랑스 같은 두 나라가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협력 사례로는 북한의 위협, 북러 밀착 등에 대해 프랑스가 한국을 지지하고, 한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등과 관련해 프랑스를 지원하는 것을 들었다. 또, 핵심 광물과 원자력 에너지, 인공지능(AI)을 둘러싼 국제적 규범 마련에 대해서도 양국이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프랑스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살상무기 지원을 원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프랑스가 생각하는 것은 각자가 원하는 방식,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지원해야 한다. 한국의 상황에 달린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프랑스 사법당국은 텔레그램 창업자 파벨 두로프를 체포했다. 한국에서는 딥페이크 성범죄가 텔레그램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본 외교수석은 “프랑스는 ‘규제가 있는 디지털 세상’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프랑스와 유럽연합은 콘텐츠에 대해 최소한의 규제 장치를 갖출 법안도 마련하고 있다”면서 “이런 문제와 관련해 한국과도 사법 공조 체제가 있으니 앞으로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를 ‘수정주의 세력’으로 규정하며 반드시 억제해야 한다면서도, 중국과는 대화와 협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는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책임을 가진 안보리 상임이사국인데도 그런 행동(우크라이나 침공)을 하고 있다”면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리하면 안되고 승리할 수 없다. 한국을 포함해 모든 국가들이 각자의 수단으로 러시아가 잘못된 행동을 하지 않도록 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은 “침략전쟁을 벌이거나 유럽 영토를 침범하고 있지 않다”면서 “중국과 프랑스는 솔직하게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중 대립 속에서 각국이 어느 한쪽 편을 선택하지 않는 ‘전략적 자율성’도 강조했다. “진영 대립적 논리가 확산되고 있지만, 전 세계 각국의 특수성과 복잡함을 볼 때 하나의 블록안으로 편입되는 것이 간단하지 않다”면서 “프랑스는 두 진영 사이에서 균형뿐 아니라, 각국이 필요한 자율성을 가지고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는 힘을 모든 나라가 가져야 한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대선에 대한 프랑스의 입장에 대해서는 “미국은 프랑스에게 필요불가결한 우방이자, 동맹국이지만 우리는 미국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프랑스는 우리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기준으로 행동한다”고 강조했다. 본 외교수석은 “우리는 가장 신뢰할 수 있고 협력할 수 있는 국가들을 찾고 있고, 한국도 거기 포함된다”고 했다.

본 외교수석은 중동 지역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외교관이며 2019년부터 대통령실 외교수석을 맡고 있다.

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



▶‘딥페이크’와 ‘N번방’ 진화하는 사이버 지옥 [더 보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행운을 높이는 오늘의 운세, 타로, 메뉴 추천 [확인하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