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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6 (월)

이슈 고령사회로 접어든 대한민국

분유 먹고 기저귀 차는 노인···‘주고객’이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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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60세 이상이 전체 인구의 21%

분유·기저귀 등 산업 구조 재편에 영향

이전 세대와 달리 시간·구매력 있어

‘실버 맞춤’ 관광 상품 수요도 증가



경향신문

중국 푸젠성 샤현의 한 절에서 노인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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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급속한 인구 고령화로 분유·기저귀 산업 대상층이 영유아에서 고령층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고령층을 겨냥한 상품이 대박을 터트리면서 기업 수익구조는 물론 산업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상하이에 있는 소형 슈퍼마켓의 조제분유나 기저귀 판매대를 살펴보면 영유아보다 성인용 제품이 더 종류가 많다고 보도했다. 한 상점 직원은 “현재 성인용 분유를 구매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면서 “고칼슘 저지방 제품이 특히 인기가 높다”고 SCMP에 말했다.

중국은 2022년 신생아 수가 956만명을 나타내며 처음으로 1000만명대가 붕괴됐다.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의 자리도 인도에 넘겨줬다.

반면 고령화는 빠르게 진행됐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60세 이상 인구는 2억9657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21.1%에 달한다. 새로 유입되는 중국의 노령층은 이전 세대와 달리 전례 없는 경제 성장의 혜택을 받았다. 1989년 이후 수십 년간 연평균 9%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했고, 이 혜택을 받아 부를 쌓은 세대라는 것이다. 홍콩 무역개발위원회의 이리나 판 연구위원은 SCMP와 인터뷰에서 “이들은 건강하고 활동적이며 시간적 여유와 구매력을 가지고 있다”며 “더 좋은 품질의 제품과 서비스를 요구한다”고 했다.

경향신문

중국 온라인여행사 시에청(携程)은 올해 초 50세 이상 여행자를 겨냥한 ‘올드 프렌즈 클럽’(老友?)을 출시했다. 시에청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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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온라인여행사 시에청(携程)은 올해 초 50세 이상 여행자를 겨냥한 ‘올드 프렌즈 클럽’(老友会)을 출시했다. 다른 여행상품보다 여유로운 일정, 높은 등급의 호텔을 제공하고 ‘쇼핑 옵션’은 뺀 것이 특징이다. 4일 현재 올라와 있는 상품을 보면 목적지는 온천이 많았고, 상품 설명에 욕조나 비데 설치 여부가 표기돼 있었다.

시에청은 지난달 2분기 실적발표에서 순이익 127억9000만위안(약 2조41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5% 증가했다고 밝혔다. 남방도시보는 ‘올드 프렌즈 클럽’ 출시로 실버 세대 관광 수요를 끌어들인 것을 실적호조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분유와 기저귀 제조업체도 실버 세대 제품을 새 매출 동력으로 삼고 있다. 영유아용 기저귀를 주로 생산해 온 ‘항저우 코코 헬스케어’는 지난 상반기 영유아 제품의 매출은 38%로 떨어진 반면 성인용은 50% 이상을 차지했다. 2020년만 해도 성인용 기저귀 매출 비중은 26%에 불과했다.

또 다른 중국 기저귀 제조업체인 ‘호위에 퍼스널케어’의 영유아 제품 매출은 10% 가까이 감소했지만, 성인용은 안정적 매출을 나타났다. 원격의료업체인 핑안헬스는 노인 치료로 주력 서비스를 옮긴 후 올해 상반기 매출이 205% 증가하며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다.

실버 세대 중심의 산업 구조 재편은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실버 경제 규모는 약 7조 위안(약 1320조48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약 6%를 차지한다. 오는 2035년에는 규모가 30조 위안(약 5659조5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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