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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6 (월)

34년 만에 빨간날 된 국군의날…임시공휴일 연차 사용법 [요즘,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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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선물을 기다리는 마음도 행복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선물이 주는 기쁨은 또 다르죠. 특히 그 선물이 ‘필요할 때’ 와준다면 그보다 더 행복할 수 없는데요.

매일 바쁜 일상, 현실에 치이고 있는 많은 이에게 단비와 같은 단어 ‘공휴일’, ‘빨간날’, ‘연차’, ‘휴가’. 어떤 이름으로 불려도 행복한 단어인데요. 이 단어의 치트키는 바로 ‘임시’입니다.

10월에도 이 치트키가 등장했는데요. 국군의날(10월 1일)이 그 주인공이죠. 검은색이었던 그 날이 빨간색으로 염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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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3일 국무회의에서 다음 달 1일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는 안건을 심의해 의결했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국무회의에서 “올해 국군의 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국가안보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고, 우리 국군의 역할과 장병들의 노고를 상기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강조했죠.

국무회의 결정에 이어 이날 오후 윤석열 대통령 재가를 거쳐 임시공휴일 지정 절차를 마쳤는데요. 대통령실은 “10월 1일은 6·25 전쟁 당시 국군이 38선을 돌파한 날”이라며 “군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국민의 안보 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임시공휴일로 지정했고 소비 진작 효과로 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정부 의결부터 대통령 재가까지 6시간 반 만에 일사천리로 진행됐죠.

이로써 ‘검은색’이었던 국군의날이 34년 만에 깜짝 빨간날로 변신했는데요. 국군의날은 1956년 국가 기념일로 제정된 이후 1976년부터 1990년까지는 법정 공휴일이었습니다. 1991년부터 기업 생산성 향상을 위해 공휴일에서 제외됐죠. 당시 한글날도 공휴일에서 제외됐는데요. 이후 2013년에 다시 공휴일로 지정됐습니다.

일각에서는 국군의날을 공휴일로 부활하자거나 국경일로 승격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곤 하지만 쉽진 않은데요. 34년 만의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조금이나마 아쉬움을 덜 예정입니다. 국방부는 기념식과 시가행진도 계획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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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무엇보다 중요한 건 얼마나 어떻게 쉴 수 있냐는 것일 텐데요. 특이하게도 이번 임시공휴일은 징검다리를 ‘잇는’ 휴일이 아닌 징검다리를 ‘만든’ 휴일입니다. 10월은 현재 목요일인 3일과 수요일인 9일이 각각 개천절과 한글날로 공휴일로 지정돼 있는데요. 화요일인 1일 국군의날이 공휴일로 지정되면 1일부터 9일 사이에 공휴일 3일과 주말 이틀이 끼게 됩니다. 즉 4일의 연차를 더 하면 9일 휴무가 가능하고, 월요일인 9월 30일 연차를 추가하게 되면 5일 연차로 최장 12일간의 휴가가 되는 거죠.

아껴뒀던 연차를 추가하면 2배 이상의 휴가가 완성되는 셈인데요.

거기다 추석 연휴를 즐긴 직후라 ‘오랜만’이 아닌 ‘다시’ 즐기는 연휴가 될 전망입니다. 한 달도 안돼 돌아온 연휴라니 누구보다 더 기쁘게 맞아줘야겠죠. 비록 그 징검다리에 연차를 쓸 수 없는 현실일지라도 그래도 하루 일하면 하루 쉬는 일주일이 있다는 사실에 위로를 얻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물론 중간고사 기간에 학사 일정이 꼬인다며, 혹은 일손이 부족한데 더 힘들어졌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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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공휴일은 언제나 행복한 기억이죠. 지난해 10월 추석 황금연휴를 만들어줬던 임시공휴일도 10월이었는데요. 추석(9월 28일~10월 1일)과 개천절(10월 3일) 사이를 잇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 거죠. 장장 6일 연휴에 이어 9일인 한글날이 월요일인 터라 3일의 연차를 더 하면 무려 최장 12일의 연휴가 완성됐습니다. 당시에도 국내 여행뿐 아니라 해외여행, 외식업계에서도 환영의 뜻을 표했죠.

‘임시공휴일’이란 단어가 처음 등장했던 건 1988년이었는데요. 서울 올림픽 개막식인 9월 1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며 세계인의 축제를 즐겼죠. 이와 비슷하게 2002년 7월 1일에도 한일 월드컵의 성공 개최와 월드컵 대표팀 4강 진출을 축하하며 임시공휴일이 지정된 바 있습니다.

메르스와 코로나19로 인한 높아진 피로감과 경기침체 회복을 위한 임시공휴일 지정도 있었는데요. 각각 광복절을 앞뒤로 한 2014년 8월 14일과 2020년 8월 17일로 3일간의 연휴가 됐죠.

징검다리 연휴를 완성하는 임시공휴일은 2016년 5월 6일 어린이날과 토요일 사이 징검다리 연휴에 지정됐던 적이 있고요. 전임 문재인 정부 또한 집권 첫해인 2017년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 총 10일간의 연휴로 내수진작을 꾀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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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임시공휴일 지정은 정부의 내수 부양 카드이기도 한데요. 하반기 내수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자, 쉬는 날을 늘려 소비 진작에 나서겠다는 취지입니다. 최근 내수 상황은 고금리·고물가 장기화 영향으로 우울한데요. 실질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음식점 포함 소매판매액 지수는 16달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임시공휴일을 둘러싼 경제효과에 대해서도 많은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요. 2020년 임시공휴일 지정 당시 현대경제연구원은 경제 효과에 대해 “생산 유발액 4조2000억 원, 부가가치 유발액은 1조6300억 원에 이른다”는 보고서를 냈죠.

경제 전체의 소비지출액이 2조1000억 원 늘며, 이로 인해 경제 전체의 생산유발 효과만 4조2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물론 전체 인구의 절반인 2500만 명이 쉬고, 한 명이 하루에 평균 8만3690원을 쓴다는 것을 전제로 말입니다.

실제로 지정 검토 소식이 알려진 이후 이 기간 해외여행 예약 건수가 2배 이상 늘었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는데요.

지정이 안 되어서 문제지, 지정만 된다면 누구보다도 더 알차게 보내고자 하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충만한데요. 계획 없이 ‘집콕’을 계획하더라도 그 ‘참된 휴식’이 다음 날의 생산성과 마음 안정에 도움을 준다면, 이미 충분하죠. 공휴일이 주는 평안함을 기다리며, 적절한 연차 타이밍을 노려봅니다.

[이투데이/기정아 기자 (kki@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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