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인재개발원,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설채현 수의사 명예경찰 위촉
설채현 수의사가 4일 대전 경찰견종합훈련센터에서 진행된 명예경찰 위탁식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경찰견종합훈련센터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경찰견이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일하도록 돕고 싶습니다."
반려동물 '행동교정' 전문가 설채현 수의사가 4일 머니투데이와 한 인터뷰에서 "아이들(경찰견)을 혼낸다고 업무 역량이 향상되는 것이 아니다. 건강하게 일하고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돕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경찰인재개발원은 이날 설 수의사를 명예경찰관(경위)으로 위촉했다. 그는 앞으로 1년간 명예경찰관으로 활동하며 경찰견종합훈련센터에서 경찰견 운용 요원을 대상으로 훈련 전문성 등에 대해 강의할 계획이다. 설 수의사는 EBS(한국교육방송공사) 프로그램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등을 통해 올바른 동물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
설채현 수의사 "개가 행복해야 일도 잘한다"
━
설 수의사는 이날 "위험한 상황에서 일하는 경찰견들을 위해 응급처치요령을 강의할 것"이라며 "경찰관이 시민을 구할 때 CPR(심폐소생술)을 하듯 경찰견이 다치면 경찰관이 조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수의사로서 폭발물 처리나 재난 상황 등 위험한 근무 환경에 투입되는 경찰견에 각별한 관심이 간다고 말하면서다.
지난 5월 17일 오전 부산 동구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국가중요시설 테러 대비 2024년 관계기관 합동 대테러 종합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그러면서 설 수의사는 "개도 행복해야 일도 잘한다"고 밝혔다. 경찰견은 폭발물이나 마약, 실종자를 찾는 것을 놀이로 받아들인다고 설 수의사는 봤다. 경찰견도 행복하게 일해야 능률이 오르고 결정적 단서를 찾아 시민 생명을 구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찰견 노후 관리도 중요하다고 설 수의사는 밝혔다. 통상 경찰견 복무 기간은 8년이다. 체력저하 등을 이유로 임무 수행이 어려워진 경찰견은 분양된다. 경찰견 운용요원, 전·현직 경찰관, 기동대 등 경찰부대 종사자에게 우선권이 주어진다.
일반 가정도 분양을 신청할 수 있다. 분양 조건은 △옥외 견사와 마당 소유 △연 1회 이상 은퇴견 이상 유무와 특이사항 통보 △성실 보호와 영리활동 금지 등이다.
설 수의사는 "개들이 사람을 위해 많이 헌신한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며 "미군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죽은 군견을 위해 장례식을 한다. 우리도 (경찰견) 은퇴 후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
눈부신 경찰견 활약상…야산에 파묻은 마약까지 찾아낸다
━
채취증거견 '폴리'(경찰인재개발원 경찰견 종합훈련센터 제공). /사진=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경찰견종합훈련센터는 경찰견 행동교정과 관련 적극적으로 설 수의사에게 도움을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오성진 경찰견종합훈련센터장은 "너무 소심한 개들은 임무 수행이 어렵고 너무 공격성이 있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전문가인 설 수의사에게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경찰견종합훈련센터는 한해 약 130여명의 경찰견 운용요원을 양성한다. 경찰견 운용, 마약탐지, 과학수사 증거 수집 등 4개 과정을 운영한다. 주로 △래브라도 리트리버 △벨지안 셰퍼드 말리노이즈로 △저먼 셰퍼드 등을 훈련시켜 현장에 투입한다.
경찰견 양성 프로그램이 전문화되면서 경찰견의 활약도 두드러지는 추세다. 지난 6월 586억원 상당의 마약 밀수입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는데 당시 이들이 야산에 묻었던 필로폰(메스암페타민)을 찾아낸 것도 경찰견이었다.
설 수의사는 "9·11 테러 현장에서도 경찰 수색견들이 실종자 상당수를 찾아냈다"며 "이 친구들(경찰견)을 도구로만 볼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건강하고 스트레스 받지 않고 생활할 수 있을지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훈련중인 경찰견종합훈련센터 관계자들과 경찰견. /사진제공=경찰견종합훈련센터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정세진 기자 sejin@mt.co.kr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