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16 (월)

한 달 만에 '검은 수요일'…동학개미도 서학개미도 '패닉'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기 침체 공포에 글로벌 증시 하락…SK하이닉스 8%↓

개인은 '급락 후 반등'에 베팅…코스피서 1.8조 순매수

뉴스1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한 달 만에 다시 증시가 폭락하면서 동학개미나 서학개미 할 것 없이 퍼렇게 질렸다. 경기 침체 공포에 코스피 상장사 10개 중 9개 이상이 하락했다.

특히 개미들이 가장 애착을 가졌던 반도체 등 기술주(株)가 크게 하락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엔비디아는 10% 가까이 하락했고, SK하이닉스는 '15만닉스'로 후퇴했다. 삼성전자도 장중 '6만전자'를 찍었다.

다만 개인들은 하락 장 속에서도 '급락 후 반등'에 베팅했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는 주식을 처분했지만, 개인은 홀로 순매수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 지수는 3.15% 하락한 2580.8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2578.07까지 밀리기도 했다. 상장사 937개 중 91.9%인 862개 종목이 내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국민주라 불리는 삼성전자(005930)는 3.45% 하락한 7만 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5일 '블랙먼데이' 당시 기록했던 7만 200원보다 주가가 더 빠졌다. 장중에는 '7만전자'가 무너지기도 했다.

SK하이닉스(000660)는 8.02% 내리며 15만 4800원을 기록했다. 또 LG에너지솔루션(373220)(-2.8%),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1.56%), 현대차(005380)(-2.11%), 셀트리온(068270)(-3.45%), KB금융지주(105560)(-3.91%), 포스코홀딩스(005490)(-3.2%) 등 대부분 종목이 하락을 면치 못했다.

폭락 장에 동학개미들은 패닉 상태다. 지난달 초 폭락 충격에서 제대로 회복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또다시 급락이 발생했다.

당장 주요 상장사 주주게시판에는 "제발 살려주세요", "대한민국 망했나", "내가 전생에 큰 죄를 지었구나", "반대매매 나오면 더 폭락한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서학개미 계좌도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초 국내 투자자의 해외 증권 보유 금액은 1319억 9103만 달러(약 177조 1188억 원)에 달한다. 이중 채권을 제외한 주식 보유 금액은 965억 7998만 달러(129조 6006억 원)로, 올해 초(761억 8893만 달러)보다 26.7% 늘었다.

특히 테슬라와 엔비디아를 가장 많이 담았다. 지난 2일 기준 테슬라 보관 금액은 126억2207만 달러(16조 9287억 원)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인공지능(AI) 열풍을 주도하는 엔비디아가 120억 2437만 달러(16조 1270억 원)로 2위를 차지했다. 애플(50억 2341만 달러)과 마이크로소프트(34억 8748만 달러)는 나란히 3, 4위에 올랐다.

투자자들은 ETF도 적극적으로 매수했다. 나스닥100지수를 3배 레버리지로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TQQQ) ETF'는 보유 금액이 31억2427만 달러이며,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쉐어즈(SOXL) ETF'도 26억 8799만 달러로 알파벳(21억 8585만 달러)을 앞섰다.

해당 종목 모두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들고 있는 테슬라는 3일(현지시간) 1.64% 하락했다. 시간외에서도 0.71% 내렸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15.22%다.

엔비디아도 장중 -9.53%, 시간 외에서 2.42% 하락해 충격이 컸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장중 2.73%, 1.85%씩 떨어졌다.

충격은 레버리지 ETF 상품이 더 컸다. TQQQ ETF는 이날 9.12% 내렸다. SOXL ETF는 22.48%나 급락했다.

그럼에도 개인투자자들은 급락 후 반등에 베팅하는 모습이다. 전날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투자자 홀로 1조 6499억 원가량 사들였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는 각각 9886억 원, 7300억 원 '팔자'에 나섰다. 삼성전자를 7731억 원, SK하이닉스를 3542억 원 샀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급락 후 반등했던 학습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개인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매수에 나섰다"고 평가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추가 하락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6일 고용보고서(8월 블랙먼데이 지수 저점 야기했던 트리거) 남아있다는 점에서 관망세와 하방 압력이 잔존한다"고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금요일에 발표될 미국 실업률 지표가 공개되기 전까지 불안감과 경계심리가 시장에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keo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