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 업체 클락슨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중형 조선사가 수주한 중형 선박은 모두 54척, 124만만CGT(표준선환산톤수)로 전년 대비 27.8% 증가했다. 전 세계 물량의 약 9.5%다.
대한조선 전남 광양 해남조선소. / 대한조선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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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 조선사는 총길이 100~300m 선박을 주로 수주·건조하는 곳으로 HD한국조선해양 계열사 HD현대미포, 케이조선(옛 STX조선해양), 대한조선, 대선조선, HJ중공업(옛 한진중공업) 등이 있다.
상반기에 수주한 중형선 54척 가운데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은 없다. 중형 탱커(유조선)는 제품운반선을 위주로 38척을 수주해 전년 동기 대비 18.6% 증가했다. 이 기간 전세계 발주량은 전년 대비 약 40% 증가했는데, 이 증가세에는 미치지 못했다.
상반기 탱커 수주량의 72.3%인 27척(64만CGT)을 HD현대미포가 가져갔고 나머지 중형 조선사는 11척에 그쳤다. 탱커 중 높은 기술력이 필요해 건조 난도가 높은 액화석유가스(LPG)선은 HD현대미포가 14척을 모두 수주했다.
3000TEU(1TEU는 6m 컨테이너 1개 크기) 미만 중형 컨테이너선은 대형과 달리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적어 국내 수주량이 하나도 없었다. 7900TEU급 중대형 컨테이너선은 2척(8만CGT)을 상반기에 수주했다. 이 시장은 HD현대미포와 대선조선이 참여하고 있는데, 대선조선은 지난해 10월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들어간 이후 수주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중형 조선사는 중국과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한국 조선사에 비해 선박 가격을 10~15% 저렴하게 책정한다.
인력난도 심각하다. 대선조선이 워크아웃에 들어간 이유로는 인력난에 따른 인건비 상승과 납기 지연으로 인한 지체상금 지급 등이 꼽힌다. 2008년 27곳에 달했던 국내 중형 조선사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구조조정을 겪은 뒤 대부분 시장에서 퇴출됐다. 현재 선박 수주가 가능한 중형 조선사는 대한조선, 케이조선, HJ중공업 등 3사 뿐이다.
HJ중공업 부산조선소. / HJ중공업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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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 문제 역시 중형 조선사의 발목을 잡는다. 발주처는 선박을 발주하면서 금융기관의 보증을 요구한다. RG는 선박 건조가 일정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은행이 책임지고 선수금을 변제하는 보증 제도로 수주 계약에 필수적이다.
중형 조선사는 주로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이나 산업은행에서 RG를 발급받는데, 여신 한도에 따라 금액이 제한적이다. 지난 6월 총 9개 은행은 총 7억달러(약 1조원)의 RG를 발급했다. 이를 통해 선박 9척을 건조하고 있지만, 여전히 충분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이 RG를 발급하지 않으면 조선사는 선박을 수주할 수 없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중형 조선사는 중국 독주를 견제하고 국내 기자재 산업 활성화를 위해 꼭 필요한 조선 산업의 일부”라며 “정책적으로 RG 발급과 인력 확보를 위한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nichola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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