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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6 (월)

'의대증원 유예' 다시 빼든 한동훈…당정 기류변화 속 '수용'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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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합리적 대안 찾자" 추경호 "원점 논의 가능"

대통령실도 유화 제스처…"여야의정 협의체 긍정적"

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응급실을 찾아 의료현장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2024.9.2/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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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의대 정원 증원 계획안을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다시 한번 더 의대 정원 유예를 정부에 요청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원점 재검토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당은 이 사안이 당정 갈등으로 재발할 수 있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최근 응급실 상황이 그대로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만일 이를 방치할 경우 정부와 여당에 대한 민심 이탈이 수습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해질 것이란 우려가 팽배한 분위기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한목소리로 의대 정원과 관련해 '원점 논의'를 하겠단 입장을 밝혔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 브리핑을 통해 '여·야·의·정 협의체에서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도 원점에서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합리적인 대안을 찾자는 것이니 여러 의견이 서로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지금이라도 2026학년도 의대 증원 문제를 포함해 의료 개혁 문제에 대해 얼마든지 열린 마음으로 원점에서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와 당 입장"이라고 말했다.

실제 연일 응급실에 밀려드는 환자와 의료진 부족 문제로 긴급조치가 필요한 중증 환자들을 제때 수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지역 병원 응급실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전날 한 시민은 조선대학교 병원 응급실 100~200m 거리에 심정지 상태로 쓰러져 발견됐지만, 조선대병원 응급실은 다른 응급환자 처리로 인해 '수용 불가'라고 답변했다.

여론도 의정 갈등 장기화에 정부와 여당에 돌아서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3~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의대 증원 정책과 관련해 3개월 전보다 부정적 여론이 높아졌다.

갤럽 조사에 따르면 내년 의대 증원에 관한 물음에 '잘된 일'이라는 답변은 56%로 집계됐다. '잘못된 일'이라는 응답은 34%로 나타났다. 지난 6월에 실시된 같은 조사와 비교해 보면 긍정론은 10%포인트(p) 감소한 반면, 부정론은 9%p 증가했다.

변화된 여론과 현장 상황에 대통령실은 기존의 강경한 분위기와 달리 '합리적 안'을 전제로 원점에서의 논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의대 정원 문제는 의료계가 합리적 안을 제시하면 언제든 원점(제로베이스)에서 논의하겠다"고 설명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이날 오전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공의들이 오해를 풀고 함께해 주시길 간절히 바란다"며 "2026학년도 정원은 의료계가 합리적인 안을 낸다면 숫자에 구애받지 않고 논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기류 변화 분위기 속에 한동훈 대표는 전날(5일)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만나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유예안을 재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한 대표는 장 수석과 비공개 면담을 갖고 응급의료 심각성 등을 언급하며 이같은 뜻을 전달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지금 상황이 심각하고, 여당 내에서도 그런 분위기를 의원들과 당 지도부도 느끼는 것 같다"며 "한 대표가 당정갈등이 촉발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급한 상황을 고려해 다시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한 대표가 여·야·의·정 협의체 제안을 공식화하기 전 대통령실과 사전조율을 거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추 원내대표의 '원점' 발언도 용산과 공감대 속에 의도된 발언이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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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4일 경기 의정부 권역응급의료센터인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을 방문, 응급의료 상황을 점검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9.4/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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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h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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