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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6 (월)

'협치'로 의료 대란 풀어가자는 여야...  이재명 '지역화폐법'이 발목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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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이 여야의정 협의체 뜻 모았는데
野, 대뜸 지역화폐법 '12일 본회의 상정'
이재명 성과 퇴색 등 역풍 우려 상황
한국일보

한동훈(오른쪽) 국민의힘 당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의장접견실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개원식 겸 정기회 개회식 사전환담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의 모두발언에 박수치고 있다. 고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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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을 비롯한 여야 정치권이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에 뜻을 모은 가운데, 여야 공동 민생공약추진 협의기구도 첫발을 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여야 모두 추석 민생 성과에 목이 마른 만큼 머리를 맞댈 의지는 충분한 상황이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 여당이 결사 반대하는 지역화폐법을 12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굳히면서 모처럼 마련된 협치 분위기가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6일 통화에서 "9일 시작하는 대정부질문이 마무리되는 12일, 지역화폐법을 통과시키겠다는 게 민주당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례가 있고 없고가 중요한 게 아니고 법을 통과시킬 필요성이 있느냐 없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본회의 처리 의지를 드러냈다. 전날 국민의힘은 야권의 지역화폐법 상임위 강행처리에 반발해 이날 예정된 정책위의장 간 논의를 거부했는데, 민주당은 한 술 더 떠 '본회의 강행 처리' 의사까지 밝힌 것이다. 지역화폐법은 지방자치단체의 지역화폐 사업에 대한 국가 재정 지원을 의무화하는 법안이다.

국민의힘은 "자식 세대 빚 잔치법"이라며 지역화폐법 통과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대정부 질문이 예정된 날에 안건이 상정된 적이 없을 뿐 아니라 적절하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심지어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법안이) 강행 처리된다면 반드시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후 폐기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여권 지도부의 강경한 방침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또다시 필리버스터 카드를 꺼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강행 처리는 키를 쥔 민주당에도 부담인 눈치다. 지난 3월 이재명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서 제안한 여야의정 협의체가 드디어 결실로 이어진 국면인데, 자칫 지역화폐법 강행 처리가 또다시 대치국면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원내 관계자는 "민주당이 12일 강행 처리 방침을 정했지만 우원식 국회의장이 상정을 받아줄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지역화폐법 강행 처리에 따른 역풍 우려도 제기된다. 민주당은 기본적으로 지역화폐법이 추석 민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긴 하지만, 여야의정 협의체에 찬물을 끼얹는다면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국회의원들의 지역활동이 집중되는 추석 직전인 만큼, 여당이 필리버스터 카드를 꺼내들었을 경우 중단을 위한 정족수(180명) 확보도 자신할 수 없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일정 기간 냉각기를 갖더라도 조만간 대화에 나서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박준규 기자 ssangkka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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