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미국 대선]
셰일가스 산업 펜실베이니아 공략
해리스, 10일 첫 TV토론 ‘열공’
트럼프 “평생 이 토론 준비” 정책 치중
두 후보는 10일 펜실베이니아주 최대 도시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며 이번 대선의 승부처로 꼽히는 첫 TV토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대조를 보였다. 해리스 후보는 ‘트럼프 대역’까지 섭외하고 모의 훈련에 나섰고 트럼프 후보는 “평생 이 토론을 준비했다”며 준비가 필요 없다고 했다. 이번 토론은 미 동부시간 10일 오후 9시(한국 시간 11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기후 변화는 사기”라며 화석 에너지 사용을 장려하는 트럼프 후보는 5일 뉴욕 연설에서 전기차, 재생에너지 중시 등 조 바이든 행정부의 친(親)환경 정책 ‘그린 뉴딜’을 비판했다. 그는 “재집권하면 그린뉴딜을 폐기하겠다. 역사상 가장 큰 사기 겸 최소 10조 달러(약 1경3000조 원)의 사기”라고 했다.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하고, 풍력발전 보조금을 없애며, 각종 친환경 규제 또한 철폐할 뜻도 밝혔다.
해리스 후보는 기후 위기가 실존하는 위협으로 대책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그가 속한 조 바이든 행정부는 같은 날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후 10번째 해안 풍력발전 사업을 승인했다. 이로써 미국 내 풍력발전 설비 누적 규모는 525만 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15GW(기가와트)로 늘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후보의 지도력하에 이번 사업이 이뤄졌다”며 2030년까지 풍력발전 규모를 30GW로 늘릴 뜻을 시사했다. 해리스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재생에너지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다.
다만 해리스 후보는 상당수 펜실베이니아주 주민이 찬성하는 셰일가스 수압파쇄 추출법 ‘프래킹(fracking)’에는 모호한 태도를 보인다.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때는 환경 오염 등을 이유로 “프래킹을 금지하겠다”고 했지만 지난달 29일 CNN 인터뷰에선 “금지하지 않겠다”며 입장을 바꿨다. 프래킹에 우호적인 지역 민심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해리스 후보는 5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 도착해 사실상의 ‘TV토론 훈련 캠프’를 차렸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전 보좌관 필리프 라이너스에게 가발까지 씌우고 ‘트럼프 대역’을 맡기는 등 맹연습에 돌입했다. 라이너스는 클린턴 전 장관과 트럼프 후보가 대결한 2016년 대선 때도 트럼프 대역을 맡아 클린턴 전 장관을 도왔다.
트럼프 후보는 연습 대신 여러 참모와 ‘정책 준비’에 치중하고 있다. 또한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해리스 후보와 대립해 ‘해리스 저격수’로 꼽힌 털시 개버드 전 민주당 하원의원을 최근 자신의 대선 캠프에 합류시켰다. 해리스 후보를 공격할 방안에 관한 조언을 얻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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