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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6 (월)

이슈 취업과 일자리

미국 8월 고용보고서 핵심은…"분명한 둔화, 다만 침체는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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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쿡 투데이] 9월 금리인하 직전 경기침체 논란 핵심지표 지목됐던 8월 고용보고서 결과 급격하지 않은 냉각의 징후
신규 일자리는 예상보다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지만 실업률은 오히려 전월보다 소폭 하락해 대량해고 없는 수준 평가
서비스업 확대에 비해 뒤처지는 제조업 침체와 대선전 불확실성이 문제…바이든 보조금 투입 성과 1~2년 후 가시화

[편집자주] 천조국 미국에서 벌어지는 오늘의 뉴스를 전달하겠습니다.

머니투데이

[피츠버그=AP/뉴시스] 4일(현지시각) 미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유나이티드 스틸 타워 앞에서 US스틸 직원들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지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US스틸은 상징적인 미국 철강"이라며 "국내에서 소유되고 운영되는 미국 철강 회사로 남아있어야 한다"라고 말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계획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이에 반대 입장을 보인 바 있다. 2024.09.05. /사진=민경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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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AP/뉴시스] 4일(현지시각) 미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유나이티드 스틸 타워 앞에서 US스틸 직원들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지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US스틸은 상징적인 미국 철강"이라며 "국내에서 소유되고 운영되는 미국 철강 회사로 남아있어야 한다"라고 말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계획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이에 반대 입장을 보인 바 있다. 2024.09.05. /사진=민경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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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금리인하 직전에 경기침체 논란의 핵심지표가 될 것으로 여겨졌던 8월 고용보고서 결과가 예상보다 급격하지 않은 냉각의 징후를 나타냈다. 신규 일자리는 예상보다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지만 실업률은 오히려 전월보다 소폭 하락하면서 대량해고가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는 증거가 확인돼서다.

6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 고용통계국은 지난 8월의 비농업 고용이 14만 2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우존스 전문가 평균 예상치가 16만 1000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신규 일자리가 기대치에 다소 미치지 못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2개월 평균 신규 일자리 증가수도 월별로는 20만 2000명이었다. 이에 비해 최근 3개월 평균은 11만 6000개로 줄었고, 6월 이전까지의 1년 평균이 22만개였던 것을 감안하면 고용시장은 포스트 팬데믹으로 인한 고속증가세를 멈추고 평상시 혹은 그 이하의 수준으로 차츰 냉각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고용시장의 둔화세는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지난달 초에 제기된 급격한 경기침체 논란을 다시 일으킬 수준은 아니라는 해석이다.

채용 소프트웨어 회사 앱캐스트(Appcast)의 경제학자 샘 쿤은 "이 보고서는 우리가 경기 침체로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지는 않지만, 우리는 여전히 냉각의 징후를 보고 있다"며 "고용시장은 2010~2011년 보다는 2019년에 더 가까운 모습"이라고 말했다.

사실 한 달에 1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아직까지도 기업들의 고용 수요가 적지 않다는 증거다. 팬데믹 이전에 월간 고용인원은 10만개 이하로 떨어진 적도 부지기수였기 때문이다. 오히려 팬데믹 기간에 정년퇴직과 대량해고 사태가 빚어지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기에 고용인원이 비정상적으로 늘었던 것이 시장의 과열을 이끌어 눈높이를 너무 올려놓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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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맥락에서 실업률이 7월에 4.3%까지 올랐다가 다시 8월에 4.2%로 떨어진 것은 아직까지 대기업들이 대량해고에 나설 정도로 경기부진이 찾아오지 않았다는 증거다. 8월 초 경기침체 논란이 불거졌을 때 일부 비관론자들은 8월 실업률은 7월 추세대로 4%대 중반으로 솟아오를 거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소폭임에도 불구하고 8월에 이뤄진 추세 전환은 오히려 7월 실업률이 허리케인이나 계절적인 특성으로 인한 일시 해고 때문이었음을 더욱 분명히 한다.

또다른 고용시장의 안정성 증거로는 주당 평균 근무시간(8월 34.3시간)을 들 수 있다. 이 결과치는 전월에 비해 0.4% 늘어난 것이고 근로자들의 의욕이나 기업의 수요가 아직까지는 충분하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NYT는 특히 25~54세 여성이 8월에 기록상 가장 높은 노동력 참여율인 78.4%를 달성했다는 것도 시장의 탄력성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제시했다. 고용주들이 대량해고를 하지 않는 증거는 최근 실업보험 청구건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데서도 찾을 수 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경제학자 토마스 라이언은 "고용인원 측면에서는 현 시장이 동결에 가깝게 유지되고 있지만, 기업들은 아직까지 직원을 해고하고 있지는 않다"며 "일부에서 해고가 이뤄지지만 상황이 악화되는 전형적인 경기침체의 모습은 분명히 아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현 정부가 심혈을 기울였던 제조업의 침체 양상이다. 제조업은 2022년 말 이후로 대체로 정체돼 있는데 8월에도 약 2만 4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천문학적인 보조금을 집행해 배터리 및 반도체 공장들의 설립을 이끌었지만 이들은 아직까지 가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 외에 낡은 제조업들은 높은 이자율로 인해 신규 투자에 부담을 안고 있으며, 달러 강세는 수출을 침체시키고 있다. 팬데믹 이후 미국이 각성해 집중 육성한 제조업 재투자의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1~2년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공급 관리 연구소의 제조업 위원회 위원장인 티모시 피오레는 "임박한 대선으로 인해 기업들이 중요한 결정을 미루고 있다"며 "백악관이나 의회의 주인이 바뀌면 큰 정책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제조 기업들의 주문서는 이제 거의 바닥났다"며 "새 주문이 들어오지 않으면 회사들은 생산 계획을 축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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