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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6 (월)

이스라엘군 총에 미국 여성 숨졌다…블링컨 "사건 파악 후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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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계 20대 미국 여성 활동가,
"이스라엘군 실탄 사용 후 상황 악화"…
미 국무부 "사건 경위 조사 후 대응 조치"

머니투데이

6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점령한 서안지구에서 정착촌 반대 시위 중 이스라엘군이 발사한 총에 사망한 튀르키예계 미국인 아이세누르 아이기 /사진=아이기 가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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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이 이스라엘이 점령한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미국과 튀르키예 정부는 사건 경위 파악 후 관련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

6일(현지시간) CNN은 미국과 팔레스타인 관리를 인용해 튀르키예계 미국인 여성 아이세누르 아이기(26)가 서안지구 나블루스 인근 시위에 참여하는 중 이스라엘군 총에 맞아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시위대 해산을 위해 실탄, 최루탄 등을 사용했고, 아이기 이외 팔레스타인 학생(18)도 다쳤다.

복수의 목격자에 따르면 아이기는 서안지구 내 팔레스타인 마을 베이타 인근의 이스라엘 정착촌 반대 시위에 매주 참여했고, 이날도 시위에 참여했다가 이스라엘군이 시위를 향해 쏜 총에 머리를 맞았다. 총에 맞은 아이기는 나블루스의 라피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사망했다. 푸아드 나파 병원장은 아이기가 머리 부상이 심각한 상태로 병원에 도착했다며 소생 치료 등을 시도했지만, 사망했다고 말했다.

가산 다글라스 나블루스 주지사는 "이스라엘군의 총알은 팔레스타인인, 아이, 노인, 여성을 구별하지 않았고, 국적도 구별하지 않았다"며 이스라엘군을 비판했다. 현장에 있었던 친팔레스타인 활동가 단체인 국제연대운동(ISM)의 한 봉사자는 " "이스라엘군이 최루탄과 실탄을 발사하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악화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CNN에 따르면 워싱턴대학을 졸업한 아이기는 2003년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주택 파괴를 막으려다 숨진 미국 시민 레이첼 코리처럼 ISM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었다. 아나 마리 코세 워싱턴대 총장은 "오늘 아침 이스라엘군이 서안지구에서 워싱턴대 졸업생 아이기를 살해했다는 끔찍한 소식이 전해졌다"며 "아이기는 심리학과의 또래 멘토로서 신입생들은 환영하고 그들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아이기를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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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안지구 툴카렘에서 이스라엘군의 차량이 거리를 달리는 가운데 한 팔레스타인인이 국기를 흔들며 대응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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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방위군(IDF)은 이날 시위대를 향해 발포한 사실을 인정했다. IDF는 성명에서 "군대를 향해 돌을 던지고 위협을 가한 폭력 행위의 주요 선동자를 향해 발포로 대응했다"며 "이 지역에서 발포된 총격으로 외국인 한 명이 사망했다는 보고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후세인 알 셰이크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사무총장은 "이스라엘 점령과 정착촌에 반대하는 미국인 활동가가 사망했다. 그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이번 사건은 (이스라엘) 점령군이 매일 저지르는 범죄에 또 하나의 죄가 추가된 것으로 국제 법정에서 가해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튀르키예 정부는 아이기를 추모하며 사건 조사 경위 조사에 나섰다. 도미니카공화국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이기 사망 관련 이스라엘에 대한 조치 관련 질문에 "우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히 파악한 뒤 필요한 결과와 조치를 도출할 것"이라고 답했다. 튀르키예 외무부 대변인은 아이기의 사망에 이스라엘이 책임이 있다며 "우리 시민을 죽인 사람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기 위해 후속 조처를 할 것"이라고 했다.

CNN은 "아이기의 죽음은 이스라엘 군대가 수년 만에 서안지구에서 가장 광범위한 작전을 개시한 지 9일 만에 발생했다"며 "앞서 이스라엘군은 서안지구 점령지 여러 곳에 공습을 감행해 고속도로 등을 파괴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이스라엘의 이스라엘 카츠 외무장관은 "이번 작전은 이슬람-이란 테러 인프라를 파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이란이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헤즈볼라(레바논 무장 정파)와 협력해 이스라엘에 대항하는 동부 전선을 구축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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