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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9 (토)

‘여긴 되고 저긴 안되는’ 은행 대출 규제, 정리해드립니다[경제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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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제부 기자들이 쓰는 [경제뭔데] 코너입니다. 한 주간 일어난 경제 관련 뉴스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서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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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내려다본 아파트 단지. /강윤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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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은행들 참 바쁩니다. 가계대출 급증세가 쉽게 잡히지 않자,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대출 제한 조치를 쏟아내고 있어요. 대출이 당장 필요한 수요자들은 혼란스럽습니다. 소득이나 자산 등 조건이 같은데도 어느 은행을 찾느냐에 따라 대출 만기나 한도가 달라집니다. 심지어 아예 대출을 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지난 6일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은행이 각자 자율적으로 투기적 대출 수요를 판단하고 관리할 것을 주문했는데요. 혼선은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조만간 대출을 받아 이사갈 계획이 있는 1주택자의 경우 특히 유의해서 살펴봐야 합니다.

오늘 [경제뭔데]에서는 같은 조건에서도 달리 적용되는 은행별 대출 규제 상황을 살펴봅니다.

집이 한 채 있는데, 다른 집으로 이사가고 싶다면?


집 있는 사람들의 대출 문턱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미 시중은행 중에선 KB국민·우리·신한은행,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케이뱅크, 보험사 삼성생명이 1주택자 대출 규제 발표했습니다. 다만 각 은행별로 조건이 조금씩 달라 자세히 뜯어봐야 합니다.

일단 신한은행은 10일부터 1주택자에게는 신규 주택 구입 목적의 주택담보대출을 내주지 않기로 했습니다.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적으로요. 지난 6일 이같은 조치를 발표할 때만 하더라도 신한은행은 1주택자의 ‘주택 처분 조건부’ 주택담보대출도 전면 중단하겠다고 했습니다. 이른바 ‘갈아타기’도 원천 봉쇄하겠다는 태도였죠.

그러나 나흘만에 입장을 바꿨습니다. 실수요자 피해가 커진다는 지적에 보완책을 내놓은 것입니다. 신한은행은 대출 실행 ‘당일’에 기존 보유 주택을 매도하는 조건으로 주택 매수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1주택자에게도 주택담보대출을 내주기로 했습니다. 보유주택 매도계약서와 구입주택 매수계약서를 모두 제출해야 하죠.

앞서 1주택자 주택담보대출 제한을 발표한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문턱은 조금 낮은 편입니다. 일단 새로 구입하려는 주택이 서울 및 수도권에 있는 경우에만 1주택자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했어요. 또한 기존 주택을 처분하는 조건부 주택담보대출은 예외적으로 허용하고요.

NH농협은행은 2주택 이상인 경우에만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을 제한하고 있고, 하나은행은 아직 관련 규제가 없습니다.

주택대출, 50년 동안 갚고 싶은데요?


주택담보대출 상환 기간이 길어질 수록 대출 한도는 커집니다. 연간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의 비율을 뜻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높아지기 때문이에요.

그런 이유로 만기 40~50년의 장기 주택담보대출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죠. 만기를 40~50년과 같이 장기간으로 두면 매달 갚아나가야할 원리금도 줄어드니까요.

지금은 KB국민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카카오뱅크 모두 주택담보대출 만기를 최대 30년으로 축소한 상태입니다.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은 한참 전에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판매를 종료했습니다. 현재로서는 5대 은행에서 이같은 장기 주택담보대출은 받기 어려운 상황이죠.

대출 한도를 최대 5500만원까지 늘려주던 주택담보대출 모기지보험(MCI·MCG) 가입도 5대 은행 모두에서 막힌 상황입니다.

신축 아파트 ‘전세 끼고’ 대출 받아 살 수 있을까요?


통상적인 ‘전세 끼고 매매’ 즉 갭투자의 경우, 전세대출을 통한 자금 조달이 쉽지 않습니다. KB국민·신한·우리·NH농협은행은 대출 실행일에 집주인이 바뀌거나, 근저당권을 말소하는 등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을 중단했습니다. 하나은행은 아직까지 전세대출 관련 규제를 새롭게 내놓은 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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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같은 ‘전세 끼고 매매’라도 신규 아파트의 수분양자는 상황이 좀 낫습니다.

신한은행은 신규 주택 수분양자가 전세 보증금을 받아 분양 잔금을 치르는 경우에는 전세대출을 중단 없이 취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신규 분양을 받은 사람은 전세대출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수분양자는 분양 계약서상 소유주로 등재돼 있기 때문에 잔금 완납 시에 소유권이 변경된다고 볼 수 없다는 해석이 근거가 됐습니다.

KB국민은행은 조건부 전세대출 중단을 다음달 말까지로만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오는 11월27일 1만2000가구의 입주를 앞둔 서울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전세대출 수요를 의식한 조치입니다.

즉, 11월 이후 입주하는 신축 주택의 경우 KB국민·신한·하나은행에서 조건부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다만 하루가 다르게 대출 문턱의 모양도 높이도 달라지고 있으니, 대출받을 계획이 있다면 은행의 발표를 한동안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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