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 'IFA 2024'에서 삼성전자 대표이사 한종희 부회장이 기자 간담회를 갖고 'AI 기반 지능 가전으로 고객 사용 경험의 패러다임 전환'을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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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미국이나 한국에 비해 신기술 도입에 비교적 보수적이었던 유럽 시장이 인공지능(AI) 가전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될 것으로 관측했다.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유럽 소비자들이 AI 가전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7일(현지시각) 독일 메리어트 베를린 호텔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한 부회장은 “유럽 소비자들은 기술에 대한 눈높이가 굉장히 높아지고 있으며, 젊은 세대들이 성장하며 (보수적이었던) 가전 소비 문화를 빠르게 바꿔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번 AI 가전을 경험하면 그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며 AI가 가전 시장에 미칠 파급력을 강조했다.

한종희 부회장은 올해가 AI 가전의 ‘원년’이라고 힘줘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삼성전자는 AI를 제품 하나하나에 넣어서 사용 편의성과 기능을 향상해왔지만, AI 가전은 처음부터 연결성을 바탕으로 개발된다”며 “AI가 삼성의 모든 가전 제품을 아우르는 방향으로 탑재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불편해 하거나 하기 싫어하는 것을 중심으로 목표를 두고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같은 초개인화 전략을 위해 앞으로는 모든 생활가전 제품에 스크린(디스플레이)를 채용해, 가령 세탁기에서 전화를 받고 걸게 만들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삼성전자가 IFA가 전시한 제품은 전체적인 AI 경험뿐만 아니라 실사용 과정에서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보안 기술에 신경을 많이 썼다”며 “블록체인 기반 녹스 매트릭스를 통해 연결된 기기를 보호하고, 문제가 생기면 바로 차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완전한 연결 경험을 주고 위해서는 보안이 최우선”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삼성전자 IFA 2024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던 로봇 컴패니언 ‘볼리’에 대해서는 “상상이상의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주인을 따라다니는 의미에서 봤을 때 컴패니언으로서 무궁한 발전 가능성이 있다”며 “(옆의 용석우 사장을 가리키며) 내가 용 사장 집에 가서 볼리를 불러도 나한테는 오지 않는다. 더 다양한 기술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적극적으로 신기술을 탑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중요한 화두 중 하나였던 중국 기업의 추격에 대해서 이영희 삼성전자 사장은 “중국 기업들의 성장으로 디자인 측면에서 점점 (업체간) 변별력이 없어지고, 차별화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고객들과 더 친밀하고 장기적인 관계를 가져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은 고객과 더 개인화되고 의미있는 관계 형성에 역점을 두고 있으며 더 입체적으로 고객을 이해하며 차별화를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베를린=황민규 기자(durchm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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