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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단독]"가계대출 잡겠다"던 정부 4년새 정책모기지 40조 넘게 늘렸다..올 상반기만 30조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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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정책모기지 79조 공급, 1년새 55.5조↑
올 상반기 국토부發 모기지 위주로 30조 풀려
DSR 미적용+저금리 정책금융, 가계대출 불붙였는데
은행권엔 사실상 "대출 총량관리" 압박
국토부-금융당국 간 '정책 엇박자'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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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7일 서울 용산구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모습. 2024.08.27.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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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지난해 79조원의 정책모기지를 공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9년 주택도시보증공사(HUG)과 주택금융공사(HF)가 공급한 정책모기지 공급량(약 39조원)의 두배에 해당한다.

올해 상반기에도 30조원 규모의 정책모기지가 풀린 가운데 92%가 주택도시보증공사 대출로 나타나 정부부처 사이에 가계대출 관리 대한 온도차가 지적된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HUG·HF에서 제출받은 2019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주택 관련 정책대출 공급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총 79조4245억원이 공급됐다. 전년(23조8855억원)과 비교하면 증가율이 233%에 달한다.

구체적으로 △HUG 디딤돌 13조8701억원 △HUG 버팀목 22조8733억원 △HF 특례보금자리론 40조2225억원 △HF 보금자리론 2조4009억원 △HF 적격대출 577억원 등으로 특례보금자리론이 지난해 전체 공급량의 50%를 넘었다.

지난해 정부는 고금리 속에 실수요자 주택 공급을 위해 보금자리론·일반형 안심전환대출·적격대출을 통합한 특례보금자리론을 한시적으로 공급했다. 소득과 상관없이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최대 5억원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데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적용을 받지 않아 40조원이 조기 소진됐다.

올해 상반기에도 30조원에 달하는 정책모기지가 공급돼 가계대출 증가세에 불을 붙이고 있다. 정책금융 공급실적은 2019년 39조원에서 2020년 40조원으로 늘었다가 2022년 약 24조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79조원으로 급증한 후 올해 들어서도 HUG 대출을 중심으로 공급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디딤돌 대출은 올 상반기 14조5456억원이 공급돼 이미 지난해 공급량(13조8701억원)을 돌파했다. 일반형, 신혼부부 공급이 모두 늘어난 데다 신생아특례대출이 2조9000억원 풀린 영향이다. 전세자금대출인 버팀목 대출 또한 올해 상반기 12조5338억원이 공급돼 연간으로는 지난해 실적(22조8733억원)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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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G의 공급 대출이 늘어나면서 금융당국의 정책모기지 공급량 관리 정책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지난 5월 말 기준 HF의 보금자리론 공급량은 총 2조3994억원으로 상반기 정책모기지(29조4788억원)의 8.14%에 불과했다.

국토교통부발 정책모기지가 상반기 공급량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국토부는 "일부 대출 문턱을 완화하겠다"며 금융당국과 다른 시그널을 주고 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4월 신생아특례대출 소득 기준을 부부 합산 1억3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상향하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 관리를 위해 기획재정부와 국토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이 주택금융 협의체를 구성했지만 정부부처 간의 엇박자에 대한 지적이 계속되는 이유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대출 물량관리와 관리 목적 DSR 산출을 주문한 가운데 정책모기지는 DSR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것도 형평이 맞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현재 정책모기지에는 DSR이 아닌,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적용돼 상대적으로 느슨하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6일 "올해는 디딤돌을 확대하면서 특례보금자리론은 원상복구를 했다. 4월 이후 전체적으로 대출이 늘어나는데 있어 정책자금 비중이 높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 부분도 최근에 금리를 조금 높이면서 정책자금 관리를 강화했다. 상황에 맞게 정책 조합을 하는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박상혁 의원은 "당국의 일관성 없는 정책 때문에 늘어난 가계대출을 시장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모순"이라며 "당국이 이제 와 은행권에 금리인상을 압박하고, 대출을 제한하고 있다. 애꿎은 서민만 피해를 보는 상황에서 땜질식 처방이 아닌, 구조적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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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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