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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하루 30분 자도 쌩쌩” 日 남성 주장에…수면 전문가 “죽음 초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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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인스타그램 캡처.


일본의 한 40대 남성이 하루 단 30분의 숙면만으로도 활기차게 생활 할 수 있는 초인적인 능력을 갖게 된 뒤 10년 이상 매우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 수면 전문가는 그의 말을 믿기 어렵다며 지속된 수면 부족은 죽음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쿄 시부야에 거주하는 사업가이자 한 가정의 가장인 호리 다이스케 씨(40)는 최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와 인터뷰에서 지난 15년 간 하루 30분 이상 잔 적이 없다고 말했다.

8세 아이의 아버지인 그는 수면 부족으로 인해 인생에서 놓치고 있는 것은 없다고 말한다. 그의 하루 일정은 회사 업무, 집안 일, 운동, 서핑과 같은 다양한 활동으로 가득 차 있다. 덧붙여 투자 관리, 악기 연주, 자녀 및 애완동물 돌보기 등도 한다.

다이스케 씨는 “일주일에 13번 신체 단련 운동을 하고, 하루 10시간 회사 일을 하지만 휴일은 없다”면서 “하루하루의 일정은 크게 다르지만 한 가지는 절대 변하지 않는다. 바로 30분의 수면이다”라고 인디펜던트에 말했다.

기계 설계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는 그는 자신의 극단적인 생활방식이 모든 사람에게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인정한다. 대부분의 의사나 과학자들은 하루 7~9시간의 수면을 권장한다.

하지만 그는 짧은 수면으로도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는 사람들에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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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의 자유, 건강의 자유, 주변에 사랑하는 사람, 충분한 시간, 무엇이든 시도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내 목표는 이미 이루어졌다”라고 그는 말한다. “나는 진심으로 나만큼 행복한 사람은 없다고 믿는다. 나는 잠을 짧게 자고 나서야 이 행복을 찾았다. 더 많은 사람이 잠 걱정 없이 살 수 있다면 세상은 좀 더 평화로운 곳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그는 덧붙였다.

보디빌딩에도 열정적인 그는 하루에 두 번 헬스장에 가며, 한 번에 최장 90분 동안 운동을 한다. 훈련 성과를 보여주는 상의 탈의 사진을 인스타그램 계정에 자주 올린다. 최근 운동으로 다진 멋진 체형을 겨루는 ‘베스트 바디 재팬’(Best Body Japan)대회에 출전했다.

그는 아내의 수면 시간을 하루 7시간에서 2시간으로 줄이도록 훈련시켰으며, 아들은 태어날 때부터 하루 3시간을 잤지만 최근에는 4~5시간 잔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 4시간 정도의 수면으로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쇼트 슬리퍼’(short sleeper)에게서 영감을 받은 25세 때부터 점점 더 줄어드는 수면 시간에 몸과 마음을 적응시키는 7년간의 여정에 나섰다. 이제는 수년간의 훈련을 통해 대부분의 사람이 일주일 동안 해내는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하루에 할 수 있으며 에너지가 넘친다고 주장한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에게도 수면 시간을 줄이는 법을 가르치고 있으며, 전문가의 지도아래 훈련을 하면 대개 6개월 안에 3~4시간의 수면만으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지금껏 2100명에서 2200명의 사람들에게 짧고 깊은 잠을 통해 생활방식을 바꿀 수 있도록 도왔다.

“수면은 근육과 같아서 단계적으로 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면을 공부나 훈련과 비슷하게 생각하라. 수면도 신체적인 활동이므로 규칙을 따르면 더 짧게 잘 수 있다.”

다이스케 씨가 각성상태를 유지하는 비결은 기본적으로 같은 활동을 오랫동안 하지 않는 것에 있다. “같은 작업을 오래하지 말고, 같은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하지 말고, 같은 뇌 부위를 오랫동안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즉, 정기적으로 변화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는 저탄수화물 식단을 유지하며 혈당수치에 신경 쓴다. 급격한 혈당 상승은 졸음이나 나른함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미우리TV의 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그의 일상을 3일 동안 따라다니며 관찰했는데, 그는 실제로 하루 단 26분만 자고도 에너지가 넘쳤다.

의학 전문가들은 하루 6시간 이하 수면의 위험성을 경고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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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면 재단(National Sleep Foundation)에 따르면 18세에서 64세 사이의 성인은 7시간에서 9시간의 수면을 목표로 해야 한다. 65세 이상의 성인은 7시간에서 8시간의 수면이 필요하다.

권장 수면 시간과 한두 시간 차이가 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권장 시간을 지나치게 벗어나면 면역력 저하, 고혈압, 우울증과 같은 다양한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수면 의학 전문가인 낸시 폴드베리-셰이퍼 박사는 수면이 뇌를 포함한 신체의 모든 장기에 매우 중요하며, 영양소를 복구하고 독소를 제거하며 다음 날을 위한 에너지를 충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인디펜더스에 말했다.

미국 뉴욕 노스웰 스태튼 아일랜드 대학교 병원 수명 의학 연구소장인 토마스 킬케니 박사는 다이스케의 주장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다.

킬케니 소장은 “이 사람이 하루에 90분만 잔다는 것을 믿기 매우 어렵다. 이는 불가능해 보인다”라며 “우리가 왜 자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수면 부족이 정신과 신체에 극도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라고 뉴욕포스트에 말했다.

6시간 이하의 수면은 체중 증가, 비만, 당뇨병, 고혈압, 심장 질환, 뇌졸중 또는 우울증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킬케니 소장은 “수면 부족이 계속된다면 죽음을 초래할 것이다. 수면 부족은 제네바 협약에 의해 고문의 한 형태로 금지되어 있다. 인간은 적절한 수면 없이는 제대로 기능할 수 없다”며 “나는 이 분의 이야기가 정확한 것인지 의심스럽다. 그리고 그것은 그의 수명 연장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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