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바닷가 곳곳에 '낚시공원'이란 게 있습니다. 이걸 만들면 인파가 몰리고 장사도 잘될 거라며 지자체들이 수십억원 세금을 써가며 만든 건데, 인파는커녕 아예 흉물처럼 방치된 곳이 많습니다.
밀착카메라 이가혁 기자가 수십억원 세금 어떤 식으로 쓰였는지 보여드립니다.
[기자]
우리 온라인에서 흔히 '속았다'라는 표현을 낚시에 빗대서 '낚였다'라고 표현하잖아요.
낚시 명소 만들겠다고 국민 세금을 막대히 투입했는데 제대로 운영도 안 된다면 이거 낚인 거죠.
누군가 아무렇게나 이렇게 차를 오랫동안 방치한 이곳 바로 경남 거제시 법동 복합낚시공원입니다.
거제시가 무려 예산 44억 원을 들여 2020년 5월에 문을 연 곳인데 2022년 11월까지만 운영되고 그 이후로 2년 가까이 모든 시설들이 방치된 상태입니다.
보면 매표소도 있고요. 해안 산책로 전망대 커피숍, 해상낚시터까지 있다고 하는데 모두 그냥 흉물처럼 남아 있습니다.
그 단적인 데가 바로 여기입니다.
관리사무실 건물인데 저희가 출입문 쪽으로 접근하기조차 어렵게 아주 잡초가 무성한 그런 상황입니다.
손님 발길이 끊기면서 운영을 맡던 어촌계도 손을 놓자 벌어진 일입니다.
[인근 주민 : 손님들이 자꾸 끊어지고 이러니까 운영이 안 되잖아. '세금 받아서 저렇게 썩혀두고, 참 돈 많다' 그랬어.]
100명이 동시에 낚시할 수 있는 가두리 낚시터 2개, 쉼터 4개가 갖춰진 해상 건축물도 그냥 바다에 방치돼있습니다.
방치된 해상 낚시터 위에 올라와 있습니다. 고기 먹이 체험존인데요.
물 상태를 보면 스티로폼 쓰레기 그리고 플라스틱 물병 등으로 물이 그냥 한마디로 썩어 있는 그런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곳곳에 2년 전 쓰레기가 그대로 방치돼 있고요. 여기 집기류도 먼지가 가득 쌓여 있네요.
또 과거에 썼던 낚싯대도 이렇게 그대로 있습니다.
이 안쪽에는 아마 매점이었던 것 같은데 한번 들어가 볼게요.
보시면 '고기 손질해 드립니다'라고 하는데 잡은 고기를 아마 포장해줬던 것 같습니다.
보면 냉장고 도마 수조도 그대로 먼지 잔뜩 뒤집어쓴 채 방치돼 있습니다.
[거제시청 관계자 :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야심 차게 출발을 했는데 운영상 조금 미흡한 점이 있어서 그렇게 된 거죠.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가 위탁 관리하는 것으로 내년 1월 1일에 재개장하는 거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근 주민 : 잘 될 리가 없지. 애초 자리 선정이 잘못됐는데 뭐가 잘 되겠어. 누가 와도 안 되지.]
다 지어놨는데 문도 못 연채 방치된 곳도 있습니다.
경남 남해 화전 낚시공원.
남해군이 예산 54억원을 들여 2022년 11월에 완성했습니다.
당초 남해군의 계획은 뭐냐하면 이렇게 다리를 지나서 관광객들이 선착장으로 가라는 겁니다.
지금 선착장 저기 보이는데 일몰 후 출입을 금합니다.
지금은 일몰 전이니까 들어가 볼게요. 이렇게 문에 녹이 잔뜩 슬어 있고요.
이 선착장에서 다시 한번 배를 타고 화면 왼쪽에 보이는 부유식 데크로 가서 저기서 낚시를 즐기라 이게 당초 남해군의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2년 가까이 다리도 선착장도 그리고 부유식 데크도 그냥 바람에 방치되고 있습니다.
지금 제 앞에 그냥 보이는 건 이렇게 새똥뿐입니다.
매점과 숙박시설로 쓸 2층짜리 건물도 문이 잠겨있습니다.
수심이 얕은 곳이라 건설단계에서 섬 두 곳 사이에 가두리 그물을 설치하고 양식 물고기를 풀어 운영할 계획이었지만, 이게 설계 단계에서 취소됐습니다.
첫 단추가 제대로 안 끼워졌는데 나머지 공사는 그대로 진행된겁니다.
[남해군청 관계자 : 이 시설을 아예 놀릴 수는 없는 상황이고 레저 체험, 교육 같은 것들을 조금 할 수 있게 그렇게 준비를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번엔 10년 동안 망가지고, 수리하고를 반복하다 결국 흉물로 방치된 곳을 찾아갔습니다.
경북 울진군 바다목장 해상낚시터.
해양수산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수산자원공단이 69억원을 들여 2014년 완성했습니다.
큰 태풍 때마다 망가져 그간 수리비로 또 14억이나 더 들었습니다.
지금은 상판이 내려앉고 곳곳이 녹이 슬어 4년째 문이 닫힌 상태입니다.
[인근 주민 : 태풍이 오면 (시설이) 약간만 부서지면 손님들 못 오잖아. 위험스러워서. 그러면 또 막아놓고. 좀 공사해서 또 좀 하다 보면 막아버리고.]
한국수산자원공단은 향후 계획에 대한 밀착카메라의 질의에 '완전철거를 포함해 어떻게 처리할지 이달 중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보신 해상 낚시터에 든 세금 적게만 잡아도 총 181억 원입니다.
문제는 전국에 이런 해상 낚시터가 워낙 많고요.
또 이걸 철거하든 보수하든 앞으로 막대한 세금이 더 들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여기 해상 낚시터 폐쇄했으니까 들어갔다가 다치면 모든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라는 현수막이 있는데요.
해상 낚시터에 든 세금 낚시질한 그 책임은 누가 집니까?
[작가 강은혜 / VJ 박태용 / 영상디자인 신재훈 / 취재지원 박찬영]
이가혁 기자 , 김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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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곳곳에 '낚시공원'이란 게 있습니다. 이걸 만들면 인파가 몰리고 장사도 잘될 거라며 지자체들이 수십억원 세금을 써가며 만든 건데, 인파는커녕 아예 흉물처럼 방치된 곳이 많습니다.
밀착카메라 이가혁 기자가 수십억원 세금 어떤 식으로 쓰였는지 보여드립니다.
[기자]
우리 온라인에서 흔히 '속았다'라는 표현을 낚시에 빗대서 '낚였다'라고 표현하잖아요.
낚시 명소 만들겠다고 국민 세금을 막대히 투입했는데 제대로 운영도 안 된다면 이거 낚인 거죠.
국민 세금 낚시질하고 지역 주민 낚시질한 현장 바로 보시겠습니다.
누군가 아무렇게나 이렇게 차를 오랫동안 방치한 이곳 바로 경남 거제시 법동 복합낚시공원입니다.
거제시가 무려 예산 44억 원을 들여 2020년 5월에 문을 연 곳인데 2022년 11월까지만 운영되고 그 이후로 2년 가까이 모든 시설들이 방치된 상태입니다.
보면 매표소도 있고요. 해안 산책로 전망대 커피숍, 해상낚시터까지 있다고 하는데 모두 그냥 흉물처럼 남아 있습니다.
그 단적인 데가 바로 여기입니다.
관리사무실 건물인데 저희가 출입문 쪽으로 접근하기조차 어렵게 아주 잡초가 무성한 그런 상황입니다.
손님 발길이 끊기면서 운영을 맡던 어촌계도 손을 놓자 벌어진 일입니다.
[인근 주민 : 손님들이 자꾸 끊어지고 이러니까 운영이 안 되잖아. '세금 받아서 저렇게 썩혀두고, 참 돈 많다' 그랬어.]
100명이 동시에 낚시할 수 있는 가두리 낚시터 2개, 쉼터 4개가 갖춰진 해상 건축물도 그냥 바다에 방치돼있습니다.
방치된 해상 낚시터 위에 올라와 있습니다. 고기 먹이 체험존인데요.
물 상태를 보면 스티로폼 쓰레기 그리고 플라스틱 물병 등으로 물이 그냥 한마디로 썩어 있는 그런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곳곳에 2년 전 쓰레기가 그대로 방치돼 있고요. 여기 집기류도 먼지가 가득 쌓여 있네요.
또 과거에 썼던 낚싯대도 이렇게 그대로 있습니다.
이 안쪽에는 아마 매점이었던 것 같은데 한번 들어가 볼게요.
보시면 '고기 손질해 드립니다'라고 하는데 잡은 고기를 아마 포장해줬던 것 같습니다.
보면 냉장고 도마 수조도 그대로 먼지 잔뜩 뒤집어쓴 채 방치돼 있습니다.
[거제시청 관계자 :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야심 차게 출발을 했는데 운영상 조금 미흡한 점이 있어서 그렇게 된 거죠.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가 위탁 관리하는 것으로 내년 1월 1일에 재개장하는 거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근 주민 : 잘 될 리가 없지. 애초 자리 선정이 잘못됐는데 뭐가 잘 되겠어. 누가 와도 안 되지.]
다 지어놨는데 문도 못 연채 방치된 곳도 있습니다.
경남 남해 화전 낚시공원.
남해군이 예산 54억원을 들여 2022년 11월에 완성했습니다.
당초 남해군의 계획은 뭐냐하면 이렇게 다리를 지나서 관광객들이 선착장으로 가라는 겁니다.
지금 선착장 저기 보이는데 일몰 후 출입을 금합니다.
지금은 일몰 전이니까 들어가 볼게요. 이렇게 문에 녹이 잔뜩 슬어 있고요.
이 선착장에서 다시 한번 배를 타고 화면 왼쪽에 보이는 부유식 데크로 가서 저기서 낚시를 즐기라 이게 당초 남해군의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2년 가까이 다리도 선착장도 그리고 부유식 데크도 그냥 바람에 방치되고 있습니다.
지금 제 앞에 그냥 보이는 건 이렇게 새똥뿐입니다.
매점과 숙박시설로 쓸 2층짜리 건물도 문이 잠겨있습니다.
수심이 얕은 곳이라 건설단계에서 섬 두 곳 사이에 가두리 그물을 설치하고 양식 물고기를 풀어 운영할 계획이었지만, 이게 설계 단계에서 취소됐습니다.
첫 단추가 제대로 안 끼워졌는데 나머지 공사는 그대로 진행된겁니다.
[남해군청 관계자 : 이 시설을 아예 놀릴 수는 없는 상황이고 레저 체험, 교육 같은 것들을 조금 할 수 있게 그렇게 준비를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번엔 10년 동안 망가지고, 수리하고를 반복하다 결국 흉물로 방치된 곳을 찾아갔습니다.
경북 울진군 바다목장 해상낚시터.
해양수산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수산자원공단이 69억원을 들여 2014년 완성했습니다.
큰 태풍 때마다 망가져 그간 수리비로 또 14억이나 더 들었습니다.
지금은 상판이 내려앉고 곳곳이 녹이 슬어 4년째 문이 닫힌 상태입니다.
[인근 주민 : 태풍이 오면 (시설이) 약간만 부서지면 손님들 못 오잖아. 위험스러워서. 그러면 또 막아놓고. 좀 공사해서 또 좀 하다 보면 막아버리고.]
한국수산자원공단은 향후 계획에 대한 밀착카메라의 질의에 '완전철거를 포함해 어떻게 처리할지 이달 중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보신 해상 낚시터에 든 세금 적게만 잡아도 총 181억 원입니다.
문제는 전국에 이런 해상 낚시터가 워낙 많고요.
또 이걸 철거하든 보수하든 앞으로 막대한 세금이 더 들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여기 해상 낚시터 폐쇄했으니까 들어갔다가 다치면 모든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라는 현수막이 있는데요.
해상 낚시터에 든 세금 낚시질한 그 책임은 누가 집니까?
[작가 강은혜 / VJ 박태용 / 영상디자인 신재훈 / 취재지원 박찬영]
이가혁 기자 , 김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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