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로의 마우리시오 아리아사 치카스 경찰청장 등을 태운 헬리콥터가 추락해 치카스 등 총 9명이 숨졌다./로이터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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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공권력을 앞세워 범죄 조직 소탕 정책을 펼쳐 온 중미 엘살바도르의 경찰청장이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은 “단순한 사고로 간주할 수 없다”고 밝히며 철저한 진상 조사에 나섰다.
엘살바도르 경찰청 등에 따르면 9일 마우리시오 아리아사 치카스 경찰청장 등을 태운 공군 헬기가 온두라스 국경 근처의 엘살바도르 남동부 파사퀴나 지역에서 추락해 총 9명이 사망했다. 사망자 중에는 약 3500만 달러(470억원)를 횡령한 혐의 등으로 온두라스에서 체포돼 호송되던 마누엘 코토 전 신용조합 대표도 포함됐다. 그는 수사가 시작되자 도피를 했지만 국제형사경찰기구 공조로 온두라스에서 잡혔다.
미 로이터 등에 따르면 치카스 경찰청장은 ‘갱단과의 전쟁’을 이끌어 온 인물이다. “내 친구 치카스 경찰청장은 항상 맨 앞에서 자신의 임무에 전념하는 이들과 동행했다”며 “경찰청장을 포함한 사망자 모두는 각자의 위치에서 국민이 평화롭고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목숨을 걸고 헌신한 수천 명의 영웅 중 한 명”이라고 했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2019년 취임 직후부터 '갱단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엘살바도르 수도 산살바도르의 이살코 교도소의 모습./엘살바도로 정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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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취임한 부켈레는 공권력을 동원해 조직폭력배 소통에 팔을 걷어붙였고 2022년 3월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 ‘마노 두라(mano dura·철권 통치)’ 작전을 전개했다. 이 작전이 시작된 뒤 전체 인구의 2%에 해당하는 7만여 명이 교도소에 수감됐다. 부켈레는 경찰이 조직폭력배로 의심하는 사람은 누구든 체포할 수 있도록 했고, 체포된 피의자들을 수용할 중남미 최대 규모의 교도소도 신설했다. 이 때문에 “인권을 탄압한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범죄율이 급감해 올해 2월 대선에서 압도적 표차로 재선에 성공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갱단 조직원 수천 명을 테러범수용센터(CECOT·세코트)에 가뒀다며 종종 사진과 동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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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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