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이하여신(NPL) 678억…전년 보다 3배 증가
금융당국의 압박에 가계대출 영업에 제동이 걸린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개인사업자대출로 뛰어들고 있다. 개인대출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고금리 장기화로 연체율이 급등하면서 건전성 관리는 과제로 떠올랐다.
11일 카카오·케이·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의 은행연황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2분기 개인사업자대출은 4조83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8912억 원) 보다 41% 확대됐다. 직전 분기인 1분기(3조8966억 원)와 비교해도 4.7% 늘었다.
은행별로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1조4070억 원, 1조416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61%, 95% 급증했다. 토스뱅크는 1조6345억 원으로 잔액은 가장 많았지만, 전년(1조8196억 원)보다 오히려 10% 감소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옥죄면서 인터넷은행들이 개인사업자대출로 영업전략을 선회하면서 실적이 크게 뛴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개인사업자 대출의 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기간 인터넷은행 3사의 개인사업자 대출 중 고정이하여신(NPL) 잔액은 678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11억 원)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NPL은 3개월 이상 연체돼 사실상 회수가 어려워진 부실채권을 뜻한다.
연체율도 동반 상승했다. 같은 기간 토스뱅크과 케이뱅크의 연체율은 3.24%, 1.47%로 전년 대비 각각 1.66%p, 1.23%p 높아졌다. 카카오뱅크는 0.05%에서 0.95%로 상승했다. 다만,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은행 중 유일하게 연체율을 1%(전분기 대비 0.9%p 증가) 이내로 관리하고 있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중·저 신용자 대출을 확대하면서 시중은행 보다 상대적으로 자금 사정이 어려운 기업대출이 많았다”며 “고금리와 경기 불황이 이어지며 자영업자들의 원리금 상환 여력이 악화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인터넷은행들은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로 건전성 우려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데이터 기반의 CSS 혁신으로 중·저신용자에 이어 소상공인 대출 문턱을 낮추고 있다. 다양한 사업장 정보를 가명정보로 결합해 금융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업종도 효과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소상공인 업종 특화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했다. 모형의 성능을 분석한 결과, 금융 정보로만 이뤄진 신용평가사(CB)의 모형과 대비해서도 평가 변별력이 최고 30% 개선되는 성능을 보였다.
또한 현재 적용 중인 음식업 사업자, 서비스 및 특수형태 근로종사자 특화 모형에 이어서 향후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사업자를 위한 특화 모형도 추가할 계획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3월 인터넷은행 최초로 네이버페이와 협업해 비금융데이터 기반 ‘네이버페이 스코어’를 도입했다. 이동통신 3사의 신용평가 합작사 통신대안평가가 향후 선보일 통신데이터 기반 모형 ‘이퀄’ 연내 도입할 계획이다.
토스뱅크 역시 출범 이후 자체 신용평가모형(TSS, 토스 스코어링 시스템)을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 특히 토스 애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비금융데이터를 활용한 대출 심사전략을 운영 중이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이 막혔고, 중 · 저신용대출 비중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개인사업자 대출이 증가하고 있다"며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증가 추세는 계속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잔액이 늘면서 연체율도 오르고 있는데 은행별로 CSS고도화를 통해 연체율 관리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들은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부실채권을 상 매각 하고있다. 연체율이 가장 높은 토스뱅크는 올해 1분기 1673억 원, 2분기 2170억 원 규모의 부실채권 상·매각을 진행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 314억 원, 680억 원, 케이뱅크는 429억 원, 858억 원 규모의 부실채권 상·매각을 진행했다.
[이투데이/김범근 기자 (nova@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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