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섕크스빌의 소방서를 방문해 지역 주민들과 만난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2024’ 모자를 머리에 쓰고 활짝 웃고 있다. <사진=X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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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11 테러 23주기를 맞아 국민들과의 만남을 갖고 초당적 단결을 강조하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모자를 머리에 썼다.

11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섕크스빌의 소방서를 방문해 지역 주민들과 만난 바이든 대통령은 현장에 있던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에게 자신의 모자를 주고 그의 ‘트럼프 2024’ 모자를 받아 잠시 머리에 썼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2024’ 모자를 쓰고 있는 한 주민에게 “대통령 모자를 주겠다”며 “대통령 문장이 찍혀 있다”고 제안했다. 이 주민은 모자에 사인해줄 것을 요구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동의했다.

이 가운데 이 주민은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을 조롱하며 “이름은 기억하냐”고 묻는가 하면 “당신은 늙고 맛이 갔다”며 이를 인정할 것을 대통령에게 강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름이 기억이 안 난다” “나는 나이가 많은 사람(old guy)”이라고 답하며 사인을 해주고는, “이 사람을 보니 나 어릴 때 동네 친구가 생각난다”며 “이웃에 이런 사람 한 명 꼭 있다”고 응수했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그의 ‘트럼프 2024’ 모자를 가리키며 “모자를 봐도 되냐”고 물어보자 몇몇 주민들이 “모자를 써라” “한 번 써봐라”라고 부추겼다. 잠시 망설이던 바이든 대통령이 모자를 머리에 쓰자 주민들은 환호했고 모자 주인은 “이제 당신이 자랑스럽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날 트럼프 모자를 쓴 바이든 대통령의 사진과 영상은 소셜미디어에서 빠르게 퍼져나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캠프는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어젯밤 토론에서 카멀라가 너무 못해서 조 바이든이 방금 트럼프 모자를 썼다”며 “지지해줘서 고마워, 조!”라고 올렸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9·11 테러 23주기를 맞아 초당적 단결을 강조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앤드루 베이츠 백악관 부대변인은 X에 글을 올리고 “섕크스빌 소방서에서 대통령은 9·11 이후 국가의 초당적 단결에 관해 이야기했고, 우리가 다시 (단결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지지자 한 명에게 모자를 줬고, 그 지지자는 같은 정신으로 대통령도 트럼프 모자를 써야 한다고 말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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