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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수)

"친환경 미래車 주도권 잡자" 글로벌 車업계 합종연횡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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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오른쪽)과 메리 바라 GM 회장이 최근 미국 뉴욕 제네시스 하우스에서 만나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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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현대자동차와 제너럴 모터스가 파격적 협업에 합의한 것을 두고 자동차업계 안팎에서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전동화 전환 대응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한 주요 업체 간 합종연횡이 본격화됐다는 해석이 가장 뚜렷하다.

현대차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메리 바라 GM 회장이 최근 미국 뉴욕 제네시스 하우스에서 만나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앞으로 두 회사는 승용·상용차, 내연 기관 엔진, 친환경 에너지, 전기·수소 기술의 공동 개발과 생산에 힘을 합칠 계획이다. 또한 배터리 원자재, 철강과 기타 소재의 통합 소싱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할 예정이며 유연성과 민첩성을 바탕으로 공동 역량을 개발할 계획이다.

현대차 측은 이번 MOU 체결에 대해 구체적 의미 부여를 하지 않고 있다. MOU라는 문서의 개념 자체가 앞으로 진행할 세부 협업 내용에 대한 밑그림에 불과한 만큼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협업할 것인지는 중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현대차 측의 설명이다.

獨-日 '수소 동맹'에 韓-美 '전동화 동맹'으로 맞불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친환경 자동차 시장 주도권 싸움에서 물러서지 않기 위해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는 해석이 뚜렷하다.

특히 최근 일본 토요타자동차와 독일 BMW 간의 수소 관련 협업 발표는 현대차를 더욱 자극하는 격이 됐다. 토요타와 BMW는 이달 초 상호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에 서로 힘을 합치기로 했다.

수소차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던 현대차 입장에서는 토요타-BMW 동맹 구축이 위기 요소로 보였을 것이다. 세계 1위 수준인 토요타의 생산·판매 능력과 하이엔드 자동차 기술을 보유한 BMW의 협업이 가시화되면 현대차를 뛰어넘을 수 있는 차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차 시장의 실질적 핵심 아이템을 전기차로 규정한 현대차에게는 실력을 겸비한 우군이 필요했고 GM이 낙점됐다고 볼 수 있다. GM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에 근소하게 뒤처져 있지만 미국 시장에서는 여전히 영향력이 막강한 자동차 기업이다.

GM도 현대차의 앞선 기술력을 익히 잘 알고 있다. GM은 GM 한국사업장(한국GM)의 지분 77%를 들고 있다. 대한민국에서도 자동차 생산을 하고 있기에 대한민국 자동차 시장의 최강자인 현대차의 성과를 지켜봤다. GM 입장에서도 현대차가 놓칠 수 없는 우군인 셈이다.

특히 세계 친환경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곳이 북미 지역이고 이 지역에서 영향력이 검증된 현대차와 GM의 역량이 더해지면 북미 전기차 시장의 패왕인 테슬라는 물론 저가 물량 공세에 나설 중국 업체들도 손쉽게 물리칠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세계 2위 임박' 현대차, 양적 경쟁서도 우위 노려

현대차와 GM의 협업을 통해 현대차가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결실은 양적 경쟁의 우위다. GM의 생산망을 공유한다면 질적 경쟁은 물론 양적 경쟁에서도 토요타를 옥죌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세계 2위 자동차 브랜드인 폭스바겐그룹이 점진적인 생산망 감축에 나서는 상황에서 현대차는 100만대 규모의 생산 시설 증량을 결정했다. 여기에 GM이 미국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 배치한 생산망을 유기적으로 활용한다면 토요타와의 격차를 획기적으로 좁히거나 아예 역전시킬 수도 있다. 이미 지난해 730만4000대의 차를 판매한 현대차가 618만8000대의 완성차를 판매한 세계 5위 GM과 손을 잡는다면 규모 면에서도 토요타를 뛰어넘는 것이 가능할 수도 있다.

현대차가 GM과 협업을 망설이지 않은 또 다른 이유는 과거의 선순환 사례도 있다. 현대차는 1967년 창사 이후 다른 나라의 자동차 회사와 수많은 협업을 통해 오늘날의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

초창기 시절에는 '과외 선생님' 역할을 했던 포드, 미쓰비시 등과의 기술 협력을 통해서 엔진과 차체 조립의 기술을 배웠다. 2000년대 들어서는 크라이슬러와도 협력해 엔진 기술 강화의 성과를 일부 낸 바 있다.

'중소형 SUV 전문' 현대차-'픽업트럭 전문' GM…상호 보완 역할 기대

이번 GM과의 협업을 통해 어떤 성과를 낼 것인지는 확실하게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두 회사가 부족했던 부분을 메우는 것에는 상당한 결실을 볼 것으로 보인다.

GM은 미국인이 선호하는 픽업트럭 분야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지만 세단과 중소형 스포츠 다목적 자동차(SUV) 부문에서는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현대차는 중소형 SUV 시장의 강자이며 세단 부문에서는 대중적 모델부터 고급형 모델까지 고루 호평을 받아왔으나 픽업트럭 등 특수한 형태의 차와는 거리가 멀다.

따라서 GM은 세단과 중소형 SUV 분야에서, 현대차는 픽업트럭 등 팬층이 두텁지만 낯선 특수 차종 분야에서 부족함을 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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