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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수)

북한, 美 대선 앞두고 '전쟁 시나리오' 선전…특수부대서 핵무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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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 보도 배치 분석…특수부대 파견→미사일 발사→핵무기 사용

뉴스1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3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조선인민군 특수작전무력훈련기지를 현지 시찰하고 전투원들의 훈련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김 총비서가 감시대에 올라 훈련강령에 따라 전투원들이 진행하고 있는 대상물 정찰 및 습격 전투 훈련을 봤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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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북한이 13일 특수부대, 탄도미사일(600㎜ 방사포), 우라늄 농축시설 관련 보도를 동시에 공개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의 보도 배치 방식에 북한의 '전쟁 시나리오'가 고스란히 담겼다는 분석이다.

노동신문은 이날 전체 6면 중 4면에 걸쳐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조선인민군 특수작전무력훈련기지 시찰, 600㎜ 방사포차 성능검증을 위한 시험사격 시찰, 핵무기연구소 및 무기급 핵물질 생산기지 현지지도 소식을 전했다.

노동신문은 각 면마다 김 총비서와 그의 방문지 및 훈련 성과 등을 10여 장의 사진과 함께 마치 '전쟁 시나리오'를 소개하듯 상세히 적었다.

특히 올해 북한이 최전방 감시초소(GP) 점령 및 일반전초(GOP) 돌파 훈련을 수 차례 진행한 바 있는데, 이번에 공개된 특수부대의 훈련 역시 이같은 작전을 상정한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요인 암살 및 주요 시설 교란 등의 작전도 특수부대가 맡았을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북한이 전쟁 개시 초기 빠른 기습을 감행하고 우리 측의 '혼란'을 유발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600㎜ 방사포는 북한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도록 개발한 사실상의 탄도미사일이다. 이 미사일은 남한 전 지역의 주요 시설을 타깃으로 삼고 있는데, 북한은 전쟁 개시 후 가능한 이른 시간 내에 후방의 주요 군 기지 및 기반 시설 타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핵무기는 미국을 겨냥한 것이다. 북한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날 경우 미국의 증원 병력이 한반도에 진출하기 전에 제압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 중 하나다. 이를 위해 미국 본토 타격을 위한 핵무기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데, '기하급수적 핵무기 개발'을 통해 미국에 여러 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일시에 미국 본토를 향해 발사해 한반도에 대한 대응 능력을 지연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런 맥락에서 이날 북한이 일시에 공개한 세 개의 보도는 북한의 전쟁 시나리오에 상당히 부합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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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3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새형의 600mm 방사포차 성능검증을 위한 시험 사격을 봤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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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효식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북한이 공언한 전쟁 준비나 우리 쪽을 향한 '적대적 관계' 등의 표현이 말에 그치는 게 아니라 실제 군사적인 부분에서 뒷받침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특수부대 훈련과 방사포 사격 참관은 한미 연합연습(UFS) 대응 성격이,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는 새 충격을 주기 위해 진행된 것 같다"라며 "'우리는 핵보유국으로 얼마든지 핵무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7차 핵실험은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메시지도 담긴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북한의 이례적인 핵시설 공개는 올해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국과의 협상을 준비하기 위한 의도로 내포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은 2019년 2월 27~28일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모든 영변 핵시설을 해체하는 대신 대북제재를 해제해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이 다른 핵시설을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당시 회담은 '노딜'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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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3일 김정은 당 총비서가 "핵무기연구소와 무기급 핵물질 생산기지를 현지 지도하며 핵탄 생산 및 현행 핵물질 생산 실태를 료해(점검)하고 무기급 핵물질 생산을 늘리기 위한 전망계획에 대한 중요 과업을 제시했다"라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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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연구위원은 "하노이 노딜의 가장 큰 이유가 우라늄 농축시설이었는데, 이걸 공개한 건 의도가 있다"라며 "미 대선과 관련해 앞으로는 '이미 만들어 놓은 핵시설을 이용해 협상해야 할 수도 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엄 사무총장도 "'우리가 이 정도를 갖고 있는데 미국이 신경 쓰지 않아선 안 될 것'이라는 일종의 경고성 메시지"라며 "대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향후 협상 과정에서 북한의 몸값이 높아질 수 있는 것을 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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