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이 13일 오전 국회소통관에서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출마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다음 달 16일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곽노현 예비후보가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어떤 부당한 압력과 정치 개입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당당하게 선거에 임하겠다”고 했다. 곽 후보는 상대 후보를 매수한 혐의로 2012년 징역형이 확정돼 교육감직에서 물러났고, 약 30억원의 선거 비용 보전금을 미납한 상태다. 그의 재등장에 대해 보수 진영은 물론이고 진보 진영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왔지만 그는 이날 출마 의지를 재확인했다. 곽 후보는 “정당의 교육감 선거 개입과 관여는 불법행위”라고 강조했는데, 정작 그의 회견은 ‘탄핵’ 등 정치적 메시지로 채워졌다.
곽 후보는 회견에서 “퇴행하는 윤석열 교육 정책을 탄핵하고 멈출 수 없는 혁신미래교육을 다시 진전시켜야 한다”며 “특히 뉴라이트 세력이 교육마저 지배하려는 사태를 두고 볼 수 없다. 윤석열 정권의 친일 역사 교과서 시즌2를 막아내겠다”고 했다. 곽 후보는 2010년 진보 진영 단일 후보로 서울시교육감에 당선됐는데, 단일화 대가로 다른 후보에게 2억원을 준 혐의로 징역 1년 형이 확정돼 직을 잃었었다. 그는 이에 대해 거듭 자신은 무고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조희연 전 교육감에 대해서도 “정치 검찰에 의해 내쫓겼다”고 주장했다. 조 전 교육감은 지난달 대법원에서 전교조 해직 교사 부당 채용 혐의 등으로 징역형이 확정돼 직위를 상실했다.
곽 후보는 그러면서 자신의 교육감 출마를 비판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 “선거 임박한 시점에 나에 대한 악의적 비방과 부당한 사퇴 압력이 난무한다”며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곽 후보는 앞서 한 대표가 “곽노현씨의 등장은 최악의 비교육적인 장면”이라고 하자 그를 경찰에 고소했다. 정당의 교육감 선거 관여를 금지한 지방교육자치법 46조 위반이란 것이다. 곽 후보는 “이 사안은 대선 가도를 질주하고자 하는 한 대표의 앞날에 치명적인 사법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과 김민석 최고위원이 자신의 출마에 부정적 의견을 낸 것에 대해선 “적극적 대응도 검토할 것”이라면서도 “그 두 명은 완곡한 어법을 써서 정중하게 말했고, 한 대표는 나를 노골적으로 비난하고 악마화했다는 차이점이 있다”고 했다.
곽 후보는 ‘교육감 선거에서 정치 공세를 한다’는 지적에 “지금의 정세가 어쩔 수 없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으로 가는 징검다리 선거라는 측면을 갖게 한다”며 “이미 심리적 탄핵 상태라고 보는데, (선거에서) 탄핵 민심이 표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스스로 교육감 선거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곽 후보 법률대리인인 김현철 변호사는 “우리의 삶은 정치적일 수밖에 없고 모든 영역에 정치적 메시지는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곽 후보는 유죄 판결로 인해 국가에 반납해야 하는 선거 보전금 중 약 30억원을 아직 내지 않았다. 곽 후보는 “연금의 일부를 압류당해서 갚아나가고 있다”며 “경제적 목적 없이 공적인 일만 순수하게 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선거 비용 미반환자는 출마할 수 없게 하는 ‘곽노현 방지법’을 발의한 것에 대해 “헛웃음이 나온다”며 “검사가 본인이 수사를 받게 될 때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숨기며 버티는 것을 범죄로 규정하는 ‘한동훈 방지법’이나 만들라”고 했다.
곽 후보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연 이유는 “최근 일련의 상황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서”라고 했다. 국회 기자회견장은 현역 의원이나 당 대변인만 예약할 수 있는데, 민주당 정동영 의원이 회견장 예약을 도왔다. 곽 후보는 “(서울대 72학번인 정 의원과) 학교 동기고 오랜 친구”라고 했다. 22대 총선에 불출마한 민주당 강민정 전 의원은 곽 후보 캠프 선대위원장을 맡았다.
[김상윤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