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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수)

美 경제 연착륙 바라보는 전문가들, '빅컷'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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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부스 대학원 이코노미스트 설문조사 공개
설문 결과 올해~내년 美 GDP, 실업률, 물가 전망 긍정적
불황 없이 '연착륙' 가능성 높아...지난달 '샴의 법칙' 발동 무색
긍정적인 전망에도 19일 美 연준의 0.5%p '빅컷' 여부는 논란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1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즈미드에서 한 시민이 슈퍼마켓에서 식료품을 사고 있다.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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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약 24년 만에 가장 높은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 경제가 큰 충격 없이(연착륙) 안정기에 접어들 수 있다는 새로운 전문가 설문 조사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0.25%p 낮춘다고 예상하면서 올해 안에 총 0.5%p 이상 내린다고 내다봤다.

美 경제 연착륙 가능성 높아, 기초 튼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대학교 부스 경영대학원과 공동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이달 11~13일 사이 세계 각국의 저명한 이코노미스트 3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FT는 응답자들이 이달 연준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지속적인 성장과 건강한 고용, 낮은 물가상승률이 포함된 연착륙을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37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이 예상한 올해와 내년의 미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중간값은 각각 2.3%, 2%였다. 지난해 성장률(2.5%)보다는 낮은 수치지만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이들이 예측한 올해 연말 미국 실업률은 4.3%로 지난 8월 실업률(4.2%)보다는 높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연준이 금리 결정에서 물가상승률 척도로 주로 사용하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의 경우, 가격 변동이 심한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기준으로 올해 말과 내년 말에 각각 2.5%, 2.2% 상승이 예상된다. 두 예측치 모두 7월(2.6%)보다 낮은 수준이며 내년 예측치는 연준의 물가 안정 기준(2%)에 거의 근접한 숫자다.

과거 연준 산하 필라델피아 연방은행에서 14년 동안 이코노미스트로 일했던 딘 크로쇼레 미국 리치먼드 대학교 경제학 교수는 “충격적일 정도로 부드러운 착륙이다”라고 지적했다. 이번 설문에 참여한 그는 “미국 경제 전반이 기초적으로 매우 튼튼하다”고 주장했다.

5.25~5.5%의 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연준은 한국 시간으로 19일 오전 3시에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응답자의 92%는 연준이 이번에 금리를 0.25%p 낮춘다고 예측했다. 현재 연준 인사들은 계속되는 고금리에 따른 가계 및 정부 부담을 걱정하면서도 금리 인하 이후 물가가 다시 오르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일부 인사들은 연준이 갑자기 0.5%p씩 금리를 내리는 '빅컷'에 나서면, 시장에 연준이 금리를 급히 내린다는 잘못된 기대를 심을 수 있다고 걱정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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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시카고 부스 대학 설문조사: 2025년 12월 기준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 상승률 예상치>
-중간값: 2.2%
-전체 37명 가운데 36명 응답
*자료: 파이낸셜타임스(FT)

'샴의 법칙' 예외 가능성...이달 '빅컷'은 의견 갈려
하지만 빅컷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달 미국 최대 증권사 찰스슈왑의 캐시 존스 수석 채권 전략가는 올해 7월 미국 실업률(4.3%) 발표 직후 "'샴의 법칙'이 발동됐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 4~7월 사이 4개월 연속으로 오르다 8월에야 꺾였다.

샴의 법칙은 미국 경제학자 클라우디아 샴이 제안한 이론으로 3개월 평균 실업률이 직전 12개월 최저치 대비 0.5%p 높으면 불황이 온다는 주장이다. 7월 발표로 인해 미국의 4~7월 평균 실업률은 12개월 최저치보다 0.53%p 높은 4.13%가 됐다.

연준에서 일했던 이코노미스트인 동시에 이번 FT 설문에 참여한 조나단 라이트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교수는 “올해 미국 경제는 샴의 법칙을 깨는 예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업률 증가로 인한 소비 및 투자 감소, 그로 인한 추가적인 실업률 증가같은 악순환이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과거 연준 산하 뉴욕 연방은행 총재를 지냈던 윌리엄 더들리는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브레턴우즈 포럼에서 연준의 "0.5%p (인하를) 주장할 수 있는 강력한 논거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연준이 물가 상승보다 노동시장 냉각을 더욱 걱정해야 한다며 보다 공격적인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크로쇼레는 연준이 올 여름 금리 인하를 미뤘던 점을 감안할 경우 당장 이달 빅컷에 나선다고 해도 놀랍지 않다고 주장했다.

라이트는 물가 상승이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며, 특정 시점에서 빅컷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11월 열리는 미국 대선을 언급하고 연준이 대선 직전에 빅컷에 나설 경우 정치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의 41%는 연준이 결국 올해 9~12월 안에 금리를 총 0.5%p 내린다고 예상했으며 32%는 0.75%p 인하도 가능하다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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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시카고 부스 대학 설문조사: 2024년 9월 美 연준 금리 인하 예상치>
-0.25%p 인하: 92%
-전체 37명 가운데 37명 응답
*자료: 파이낸셜타임스(FT)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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