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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목)

한국인 과학자 개발 ‘인공 근육’ 세계가 주목…“사람 힘의 17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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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선정한 ‘35살 미만 젊은 혁신가 35인’에 김인호(34) 캘리포니아공대 박사후연구원이 재료과학 분야의 혁신가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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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한국인 과학자가 개발한 인공 근육에 세계가 주목했다.



미국의 유명 과학기술 잡지 ‘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최근 발표한 ‘젊은 혁신가 35인’에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 박사 출신의 김인호(34) 캘리포니아공대 박사후연구원이 선정됐다.



매사추세츠공대(MIT)가 발행하는 이 잡지는 1999년부터 해마다 전 세계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기술 분야에서 미래가 유망한 성과를 낸 ‘35살 미만 혁신가 35인’을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올해는 재료과학, 생명과학, 로봇공학, 기후와 에너지, 인공지능 5개 분야에서 35명을 선정했다. 김 박사는 재료과학 분야에서 선정된 6인 연구자 중 하나다.



2020년 카이스트 신소재공학과에서 김상욱 교수의 지도 아래 박사학위를 받은 김 연구원은 복합섬유를 이용한 강력한 인공 근육, 일명 ‘헤라클레스 섬유’를 개발했다. 연구 내용은 2022년 국제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에 실렸다.



사람의 근육 섬유는 액틴과 미오신이라는 두 단백질을 통해 수축과 이완 작용을 한다. 김 박사는 고분자 신소재인 액정 엘라스토머(LCE)과 그래핀을 통합해 사람 근육보다 더 강한 힘을 내면서도 신축성이 뛰어난 인공 근육을 만들었다.



MIT테크리뷰는 “그가 개발한 인공근육은 인간 근육보다 단위부피당 에너지밀도가 6배 더 높고, 자체 무게의 최대 5000배까지 들어올릴 수 있기 때문에 군인, 건설 노동자 또는 노인 등의 근력 보조 장비로 가장 적합한 후보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했다.



카이스트는 “김 박사가 개발한 새로운 인공 근육은 현재까지 과학계에 보고된 것 중 인간 근육과 가장 유사하면서도 힘이 17배(작업 용량 기준) 강한 신소재로 평가받는다"고 밝혔다.



한겨레

사람의 골격근 섬유(a)와 김인호 박사가 개발한 인공 근육 섬유(b). c는 릴에 감겨 있는 인공근육 섬유, d는 1000개 가닥을 묶은 인공 근육 섬유, d는 인공 근육 섬유의 이완 및 수축 상태를 보여주는 그림.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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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맞춤형 착용형 로봇 개발 기대





김 박사는 신소재 인공근육은 현재의 값비싸고 무거운 외골격 슈트에서 쓰는 구동 모터와 강성 프레임을 대신해 저렴한 맞춤형 착용형 기기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MIT테크리뷰에 따르면 현재 시판되고 있는 외골격 장비는 무겁고 부피가 큰 데다 가격도 최대 20만달러(2억7천만원)나 돼 많은 이들이 이용하기가 어렵다.



반면 그가 개발한 인공 근육 섬유는 생산 비용이 저렴하고 확장이 가능하다. 평균 지름이 0.2mm 정도인 이 섬유는 실제 근육 섬유처럼 수천개씩 묶을 수 있다.



김 박사는 MIT테크리뷰와의 인터뷰에서 “목표는 신뢰할 수 있는 착용형 로봇을 상용제품으로 만들어 뇌성마비 아이처럼 가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공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이스트는 이와 함께 박지민 생명화학공학과 교수가 ‘올해의 젊은 혁신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35인’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인공 소재와 생명체를 연결하는 차세대 바이오 인터페이스를 개발하고 있다. 박 교수는 보도자료를 통해 “도전적인 융합 연구를 통해 원자 단위부터 시스템 단위까지 인공 소재와 생명체를 완벽하게 연결하는 차세대 인터페이스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논문 정보



https://doi.org/10.1038/s41565-022-01220-2
Human-muscle-inspired single fibre actuator with reversible percolation.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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