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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목)

주식과 ETF, '상장폐지' 운명은 같아도 가는 길이 다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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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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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과 ETF는 모두 상장 자격이 없다고 판단되면 '상장폐지'의 길을 걷는다. 하지만, 상장폐지 직전까지 온갖 잡음에 시달리는 주식과 달리 ETF는 비교적 별 탈 없이 상장폐지된다. 주식과 ETF의 구조적인 차이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해 폐지된 기업은 코스피 1개, 코스닥 11개로 총 12개였다.

통상 상장폐지를 앞둔 주식은 주가가 급변하는 일명 '상폐빔' 현상을 겪는다. 상폐빔이란 상장폐지를 앞두고 정리매매에 돌입한 종목들의 주가가 급등락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정리매매 기간에는 주가 변동 하루 제한 폭인 플러스마이너스(±) 30%가 적용되지 않아 등락 폭은 더욱 크다.

올해 상장폐지된 종목도 예외는 아니었다. 7월 29일 상장폐지된 녹원씨엔아이는 정리매매 기간이었던 7월 18일부터 26일까지 급등과 급락을 반복했다. 가장 많이 하락한 날은 정리매매 첫날이었던 18일로, 직전 종가 대비 97.96% 하락했다.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건 23일로, 직전 종가 대비 44.44% 상승했다.

반면, 주식을 모아놓은 상장지수펀드(ETF)는 상장폐지된다는 소식이 들려도 주가에 큰 변동이 없다. 올해 들어 존속기한 만료를 제외하고 상장폐지된 ETF는 총 30개로 주식보다 사례가 두 배 이상 많았지만, 급등락으로 인한 혼란은 거의 없었다.

가장 최근(9월 11일)에 상장폐지한 'HANARO KRX기후변화솔루션'의 경우 상장폐지 직전 5거래일 동안 주가가 단 하루만 변동했고, 그마저도 전 거래일 대비 95원 하락하는 데 불과했다.

주식과 ETF 상장폐지 간의 온도 차가 심한 이유는, 주식은 상장폐지되면 그야말로 '휴짓조각'이 돼버리지만 ETF는 그 가치를 보전하기 때문이다. 기업 운영에 문제가 생겨 존속이 불투명해 상장폐지되는 주식과 달리, ETF는 기업 운영과 상관없이 상품의 거래 규모가 작아 상장폐지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또한, ETF는 상장폐지 직전까지 평소 가격으로 거래할 수 있다. 만약 상장폐지 전까지 매도하지 않았을 경우, 자산운용사로부터 해당 ETF 상장폐지일을 기준으로 ETF의 순자산가치에서 보수 등을 뺀 금액을 돌려받게 된다.

다만, ETF의 상장폐지가 투자자에게 전혀 영향이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투자자로서는 비슷한 상품을 찾지 못할 수도 있고, 투자 포트폴리오 및 계획이 일그러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삼성자산운용은 ETF 상장폐지 후 해당 지수에 계속해 투자하고 싶다면, 비슷한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찾아 투자를 이어나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소개한다.

[이투데이/박정호 기자 (godot@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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