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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전민철, 생애 첫 전막 발레 데뷔…“발레의 모든 동작엔 이유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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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마린스키발레단 오디션에 합격해 내년부터 솔리스트로 활동할 예정인 발레리노 전민철. 이 발레단에서 아시아 남자 무용수는 2011년 입단한 김기민에 이어 전민철이 두번째다.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입단 예정 소식을 알리며 화제에 오른 무용수 전민철(20)이 전막 발레에 데뷔한다. 유니버설발레단이 오는 27~29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 올리는 발레 ‘라 바야데르’에 남자 주인공으로 발탁된 것. 그는 최근 간담회에서 “아직 학생 신분이라 이런 기회가 올 줄 생각도 못했는데, 학생이 아닌 무용수로 봐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3학년에 재학 중인 그는 지난 여름 마린스키발레단 오디션에 합격했고 내년부터 솔리스트로 활동할 예정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발레단은 같은 러시아의 모스크바 볼쇼이발레단, 영국 로열발레단,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 미국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와 함께 세계 ‘빅5 발레단’으로 꼽힌다. 241년 역사의 이 유서 깊은 발레단에서 아시아 남자 무용수로는 2011년 입단한 김기민(32)에 이어 전민철이 두번째다.



전민철의 생애 첫 전막 발레 무대는 5회 공연 가운데 마지막 피날레다. “발레란 예술은 100% 완벽해지기 어려워 계속 노력해야 하는 인생의 숙제 같아요.” 지난 12일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난 전민철은 “발레에선 끈기와 열정이 중요한데 제 성격과 맞는 듯하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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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막 발레 ‘라 바야데르’에서 호흡을 맞추는 무용수 전민철과 이유림.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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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 64㎏의 훤칠하고 균형 잡힌 몸매를 지닌 그는 팔과 다리도 길어 발레리노로서 최적의 신체 조건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7년 전 에스비에스(SBS) ‘영재발굴단’에 출연해 발레를 반대하던 아버지에게 “춤 출 때 가장 행복하다”며 눈물로 호소하던 소년의 모습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발레가 왜 그렇게 좋았냐는 물음엔 “그냥 행복했다. 춤을 출 때는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번 공연 티켓은 예매 시작 5분 만에 동이 났다. 전민철은 “해외 발레단에 입단한다고 하고 어린 시절 모습도 알려지면서 과연 전막 발레는 어떻게 풀어갈까, 하는 궁금증과 기대감이 큰 것 같다”고 했다.



유니버설발레단이 창단 40주년 작품으로 올리는 ‘라 바야데르’(안무 마리우스 프티파)는 힌두 사원을 배경으로 무희 니키아와 용맹한 전사 솔로르의 비극적인 사랑을 다룬다. 제목 ‘라 바야데르’는 ‘인도의 무희’를 뜻하는 프랑스어. 120명의 무용수, 200벌 넘는 의상, 무게 200㎏에 높이 2m에 달하는 대형 코끼리 모형 등이 등장하는 대작 발레다. 솔로르 역으로 나선 전민철은 솔리스트 이유림, 수석무용수 홍향기와 호흡을 맞춘다. 전민철은 “1막부터 3막까지 극 전체를 힘 있게 이끌어야 한다는 게 부담이 되지만 기대에 부응하도록 최대한으로 기량을 끌어올려 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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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발레단 발레 ‘라 바야데르’로 생애 첫 전막 발레 무대에 서는 발레리노 전민철.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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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발레 ‘라 바야데르’ 공연을 직접 본 적이 없다. 대신 마린스키발레단의 ‘라 바야데르’ 공연 영상을 보면서 공부하고 있다. 마린스키발레단 간판 스타로 활약 중인 김기민에게 개인 지도도 받았다. “형이 직접 시범을 보여줬어요. ‘모든 동작에 다 이유가 있다. 그 동작을 왜 하는지 알아야 한다’는 조언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전민철의 마린스키발레단 입단에 도움을 준 김기민은 공교롭게도 10월30일~11월3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국립발레단이 선보이는 ‘라 바야데르’에 같은 솔로르 역으로 캐스팅됐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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