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가서 헤엄 치던 도중 사라져…2주 만에 동물원 근처서 발견
태풍 ‘산산’ 효과…어선 운항 멈추고, 체온 유지에 결정적
아프리카펭귄종인 펜의 모습. [일본 게키단 펜터스 동물원 엑스(X, 옛 트위터) 캡처]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일본의 한 해변가에서 탈출한 펭귄이 실종된 지 2주 만에 무사히 동물원 측으로 돌아와 화제가 되고 있다. 야생 경험이 없던 펭귄이 지난 2주 동안 생존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당시 발생했던 태풍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모이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은 ‘펜’이라고 불리는 아프리카펭귄이 실종된 이후 2주 만에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일본 게키단 펜터스 동물원 소속인 펜은 지난달 25일 일본 중부 히마카지마 섬의 해변가에서 수영을 하던 중 종적을 감췄다고 펜의 사육사 이마이 료스케가 CNN에 밝혔다. 당시 펜은 열사병을 피하기 위해 바다에 열을 식히고 있었지만, 원인 모를 이유로 사육사의 손에서 벗어났다는 게 이마이의 설명이다.
펜이 바닷가에서 사라진 이후 이마이는 절망감에 빠졌다고 했다. 아프리카펭귄은 하루에 최대 40㎞를 헤엄칠 수 있지만, 펜은 이번 사건 이전까지 바다에서 수영을 한 경험이 전무했다. 이마이는 CN에 “펜이 야생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은 매우 낮았다”고 말했다.
아프리카펭귄종인 펜이 바닷가에서 헤엄을 치는 모습. [일본 게키단 펜터스 동물원 엑스(X, 옛 트위터) 캡처] |
그러나 펜은 기적적으로 생존해 2주 뒤 사육사의 곁으로 돌아왔다. 펜이 야생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당시 발생했던 태풍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이는 “지난달 말 일본 열도에 상륙했던 제10호 태풍 ‘산산’이 펜이 살아남는 데 결정적 한 방이 됐다”면서 “기적적인 타이밍이었다”고 설명했다. 태풍의 여파로 어선이 멈춘 덕분에 펜이 어망에 사로잡히는 일도 없었으며, 기록적인 강우량으로 인해 펜이 충분한 수분을 공급 받고 체온을 유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됐기 때문이다.
펜은 동물원에서 불과 10분 거리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 펜이 실종된 지점에서 약 12㎞ 떨어진 곳이다.
발견될 당시 펜은 부상이 없었고 건강 상태도 양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이마이는 “처음 연락을 받았을 때 해당 지점에 펜이 있을 거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면서 “정말 다행이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펜이 지난 2주 동안 생선이나 게를 먹으면서 영양분을 보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제 (펜은) 내 옆에서 매우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다. 기적과도 다름 없다”고 덧붙였다.
아프리카펭귄 펜. [일본 게키단 펜터스 동물원 엑스(X, 옛 트위터) 캡처] |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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