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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입틀막’이 비상응급대책?...소방청, 언론 접촉 자제령 비판 자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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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소방청 ‘구급 현장 활동 관련 언론 대응 유의 사항 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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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청이 추석 연휴 구급대원들에게 언론 접촉을 자제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이 알려지면서 ‘언론 통제’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는 “소방관 ‘입틀막’이 비상 응급대책이냐”고 비판했다.



소방청은 지난 12일 소방청의사집단행동비상대책본부의 ‘구급 현장 활동 관련 언론 대응 유의 사항 알림’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광역 시·도에 보냈다. 문서에는 △영상촬영 등으로 인한 응급환자 이송 및 응급처치활동에 지장을 초래하는 행위 금지 △현장활동 관련 영상물, 음성물 등의 무단 유출 및 개인보관 금지 △업무처리 중 알게 된 사실에 대한 비밀 누설 금지 △소방활동과 관련해 개인적 언론 접촉이 필요한 경우에는 소방관서장 보고 △언론 대응과 관련해 부적절한 사례가 발생할 경우에는 경위 및 내용 등 사실관계를 조사해 관련 절차에 따라 적의조치할 예정 등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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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청 ‘구급 현장 활동 관련 언론 대응 유의 사항 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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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인 13일 허석곤 소방청장은 ‘추석 명절 비상 응급 대응 전국 지휘관 회의’를 열고 언론 접촉 자제 등 내용의 ‘당부사항’을 일선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허 소방청장은 “최근 일부 대원의 개인적인 의견이 소방의 공식 입장으로 보여지거나,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전국적인 현상으로 확대돼 보도되는 것은 국민께 불필요한 오해와 걱정을 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소방대원들이 ‘응급실 미수용’(뺑뺑이) 관련 언론 인터뷰를 한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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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석곤 소방청장이 지난 13일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전국 소방 지휘관 긴급회의를 열었다. 소방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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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는 소방청의 비상 응급 대응 방안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김수룡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 대변인은 이날 한겨레에 “의료대란이 심각한 상황인데 비상응급 대책이 소방관의 입을 틀어막는 것이냐”며 “언론 접촉을 자제하라는 공문이 내려오니 현장 소방대원들이 언론 인터뷰를 피하고 많이 위축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14일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는 입장문을 내어 “소방청이 응급의료 현장의 실상을 외면하고, 소방관의 언론 접촉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려 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소방청은 “(언론 접촉 자제 당부를 한 것은) 일부 소방공무원 개인 의견이 전체 의견으로 오해되거나 일부 지역의 현상이 전국적 일반화로 오해되는 논란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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