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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목)

‘극우’ 다카이치, 이시바·고이즈미 흔들며 자민당 총재 선거 3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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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 14일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 후보 9명이 자신이 바라는 정치 목표를 적은 손팻말을 들고 나란히 서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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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차기 일본 총리를 결정짓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극우 성향 후보 다카이치 사나에(63) 경제안보담당상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과 양강 구도를 형성해온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은 최종 당락에 결정적 구실을 할 당내 국회의원 지지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8일 일본 주요 언론들의 자민당 총재 선거 유권자 여론조사를 보면,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의 약진이 단연 두드러진다. 하루 전 교도통신이 발표한 ‘차기 총재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27.7%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지지도 선두로 나선 것은 처음이다. 이시바 전 간사장(23.7%)과 고이즈미 전 환경상(19.1%)이 뒤를 이었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상승세는 뚜렷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티브이도쿄 공동 조사(13~15일), 요미우리신문 조사(14~15일)에서 각각 25%, 22%를 얻으며 2위에 올랐다. 두 조사에서 선두였던 이시바 전 간사장과 차이가 1~3%포인트에 불과했고, 3위 고이즈미 전 환경상과는 최대 9%포인트까지 차이를 벌리기도 했다. 선두 그룹에 확실히 자리매김하면서 ‘이변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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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은 1993년 중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한 9선 의원이다. 자민당에서 정책 입안을 책임지는 정무조사회장, 내각에선 통상산업성 차관, 총무상 등을 맡았다. “총리가 돼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겠다”, “한국과 중국이 부정확한 역사 정보를 내보내고 있다” 등의 발언을 한 극우 성향 인물이며, 2021년 총재 선거 때도 입후보해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지원을 받은 바 있다. 지난 1일 낸 저서 ‘국력 연구’를 보면 “(자위대가) 반격작전을 벌일 때, 상대가 북한인지 중국인지에 따라 싸우는 방식이 전혀 달라야 한다”거나 “적기지 무력화를 위해 헌법 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당내 우익 성향 의원들의 지지를 업고 있다. 대중에게는 비세습 정치인이자 여성 정치인이라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반면 이시바 전 간사장과 여론조사 1위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해온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다소 주춤한 모양새다. 최근 주요 언론 5곳 유권자 여론조사에서 단 한 곳(산케이신문·FNN 공동 조사)에서 1위에 올랐고, 나머지 4곳 중 3곳에서는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에 밀려 3위로 주저앉기도 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지지율이 한 차례도 10%대로 떨어지지 않는 안정감을 보이며 오는 27일 투표를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자민당 총재 선거는 자민당 국회의원과 당원·당우에게만 투표권이 있어 전 국민 여론조사 결과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아사히신문이 17일 자민당 국회의원 367명에게 총재 후보 9명에 대한 지지 여부를 물었더니, 고이즈미 전 환경상에게 표를 주겠다는 이들이 46명으로 가장 많았다. 당내 지지 기반이 약한 것으로 익히 알려진 이시바 전 간사장과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은 나란히 30명을 확보했다. 후보 9명이 난립하면서 의원 표 분산이 예상되는데다, 아직 지지 후보를 드러내지 않은 의원도 78명이나 돼 최종 결과는 안갯속이다. 총재 선출 주도권은 의원들이 가졌지만, 전국 105만명 당원·당우들이 캐스팅보트 구실을 할 수도 있다.



일본(닛폰)뉴스네트워크(NNN)가 지난 13일 자민당 당원·당우 만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는 이시바 전 간사장이 25%로 1위를 차지했다. 다카이치 경제안보상 22%,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19%로 뒤를 이었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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