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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물가와 GDP

미국, 4년반만에 0.5%p 금리 '빅컷'…"물가 잡았다" 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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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9월 FOMC 기준금리 4.75~5.00%로 낮춰…
물가상승률 목표치 근접 확신, 고용시장 대응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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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4년 반 만에 금리인하를 단행하면서 그 폭을 당초 예상치의 두 배인 50bp(1bp=0.01%포인트)로 결정했다. 세계 각국이 이미 금리인하를 시작한 상황에서 자신들만 고금리를 유지해 금융시장을 옥죌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그동안 긴축을 유지했던 명분인 물가상승률 저감 목표도 근사치로 들어왔다는 확신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9월 정례회의인 FOMC(공개시장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기존보다 50bp 내린 4.75~5.00%로 결정했다.

연준은 지난 2020년 3월 16일 기준금리를 100bp 내려 0~0.25%로 유지하다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이 나타나자 2022년 3월 17일부터 긴축을 시작해 지난해 7월 이후 최근까지 1년 2개월 동안 최대 5.50%의 금리를 유지해왔다.

연준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취한 긴급 금리인하를 제외하면 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금리를 50bp나 인하한 때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가 가장 가까운 시기였다.


왜 25bp 아닌 50bp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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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준 이사회 의장은 FOMC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7월 2.5%에서 8월에는 2.2%까지 떨어졌다"며 "인플레이션은 이제 우리의 목표에 훨씬 가까워졌고, 그것이 2%까지 지속 가능하게 움직일 거라는 확신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이른바 빅컷으로 긴축 정책을 빠르게 완화하는 것이 그동안 고금리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버텨온 경제와 시민들에게 옳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빅컷에 대한 연준 위원들의 반대가 없었냐는 질문에 대해 파월 의장은 "많은 논의가 오갔고, 위원회는 빅컷을 대체로 지지했다"며 "반대 의견이 있었지만 실제로 의견은 대부분 일치됐다"고 설명했다. 19명의 위원들이 대부분 금리인하를 지지했으며, 그 중에서 투표권이 있는 12명의 위원들이 11대 1로 이번 금리인하 폭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50bp 인하를 반대한 미셸 보우먼 이사는 25bp 인하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월은 "연준은 인내심을 가지고 인플레이션이 2% 미만으로 지속 가능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기다려왔다"며 "그것이 오늘 강력한 움직임을 취할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의 금리인하에 대해서는 회의 때마다 신중하게 선택할 것이며 50bp 인하가 새로운 기준속도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연준 앞으로 얼마나 더 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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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은 이날 발표한 점도표를 통해 올 연말까지 50bp를 더 인하할 계획도 밝혔다. 올해만 최대 100bp(1%p)를 내리겠다는 계획이다. 점도표에 따르면 연준은 내년에 다시 100bp를 내리고, 2026년에도 50bp를 추가로 내리겠다고 예상했다. 앞으로 2년여간 오늘 결정을 포함해 총 250bp(2.5%p)의 금리를 인하해 기준금리를 2026년 말까지 2.75~3.00% 수준까지 낮추겠다는 의미다.

FOMC 위원회는 현 경제 상황에 대해 "일자리 증가가 둔화되고 실업률이 최근 상승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위원들은 올해 예상 실업률을 4% 예측(6월 기준)에서 4.4%로 상향 조정했고, 올해 말 인플레이션 전망은 이전 2.6%에서 2.3%로, 근원 물가상승률은 2.8%에서 2.6%로 낮췄다"고 전했다. 위원회가 예측한 장기 중립 금리는 2.9% 수준으로 기존보다 다소 높아졌다.


경기침체 이미 온 것 아냐…연착륙 시도에 정치적 의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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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 AFP=뉴스1) 김지완 기자 = 17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워싱턴으로 돌아가기 위해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국제공항에서 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투'에 탑승하면서 손을 흔들고 있다. 2024.09.17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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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의장은 "현재 미국의 경제는 양호한 상태이며 견고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오늘 50bp 인하를 단행했지만 이것이 새로운 속도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지나친 경기침체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예상치 두 배의 금리인하 결정을 내렸지만 올해 남은 기간에도 한번에 50bp 인하를 다시 단행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경계한 것이다.

최근 고용시장 둔화에 대해서는 "미국 노동시장은 현재 완전고용 상태에 꽤 근접해있다"며 "하지만 지난 몇 달 동안 신규 일자리 창출이 분명히 감소했으며, 이는 주시할 만한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최근 중국의 경제가 침체를 맞자 영국이나 유럽(EU), 캐나다 등 선진국들 대부분이 금리를 인하해 긴축정책을 완화 사이클로 전환한 것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던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국내적으로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어 그 전에 경제가 침체했다는 시그널이 발생해 현 정부와 여당에 정치적인 구도가 상당히 불리해지는 것을 경계한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닝스타 웰스의 아메리카 최고투자책임자 필립 스트렐은 "공격적인 금리인하는 연준이 이제는 경제의 연착륙 을 이루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평가했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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