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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레바논 삐삐 폭파 주체는?…이스라엘 8200부대에 쏠리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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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바논 동부 바알베크에서 폭발한 무전기 잔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대원들의 통신수단인 무선호출기(일명 삐삐)가 무더기로 폭발한 사건의 배후를 둘러싼 다양한 추측 속에 이스라엘군 내 비밀 첩보 기관인 8200부대가 주목을 받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앞서 레바논 고위 안보 소식통은 이스라엘의 해외 정보기관인 모사드가 헤즈볼라에서 주문한 호출기와 무전기 내부에 소량의 폭발물을 심는 방식으로 이번 사건에 개입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 서방 안보 소식통은 이스라엘 군 정보기관에 속하지 않는 비밀 첩보기관 8200부대가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 이번 작전에 개입했다고 귀띔했습니다.

호출기와 무전기 생산 단계에서 폭약을 장착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기술적 측면에 8200부대가 개입했다는 게 이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정보장교 출신으로 이스라엘 국방 안보 포럼의 연구원으로 일하는 요시 쿠퍼와세르는 이스라엘군 정보부대가 이번 호출기 폭파 공격에 개입했다는 확신은 없지만, 8200부대 구성원들은 이스라엘군 내부에서도 가장 뛰어난 인력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쿠퍼와세르 연구원은 "그들이 마주하는 도전은 규모 자체가 어마어마하고 부담이 매우 크다. 그래서 최고의 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부대는 통상 18∼21세의 젊은이 중 적응력과 학습 능력이 뛰어난 인재를 선별해 뽑은 뒤 컴퓨터 코딩과 해킹 등 첩보 수집에 필요한 도구 제작 기술을 가르치며, 미 국가안보국(NSA)과도 연계해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대원이 수천 명으로 이스라엘군 내 단일 부대로는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진 8200부대는 신호 정보 감청은 물론, 암호화, 방첩, 사이버전, 군 정보수집 및 정찰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합니다.

이 부대의 감시 대상 지역은 이스라엘과 점령지인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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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 비밀 첩보기관 8200부대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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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00부대에서 병역을 이행한 사람들 중 다수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정보기술(IT) 기업의 고위직에 오르거나 정보통신 분야에서 창업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스라엘군은 이 부대의 활동을 좀체 공개하지 않지만 2018년에는 극단주의 이슬람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의 서방 민항기 테러 공격을 막는데 8200부대가 도움을 줬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또 과거 이란 핵시설의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를 무력화한 스턱스넷(컴퓨터 웜) 공격, 2017년 레바논 국경 이동통신사 오게로에 대한 사이버 공격에도 8200부대가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스라엘 당국은 이를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시작된 가자 전쟁에서도 이 부대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지난 12일 사임한 이 부대 사령관 요시 사리엘은 하마스 공격 목표물을 식별하는데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8200부대 출신으로 클라우드 보안 분야 유니콘 기업인 오르카 보안을 공동창업한 아비 슈아는 "이 부대에서는 소프트웨어 약점 해결부터 수학, 암호화, 해킹 문제 등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이버보안과 AI에 투자하는 글리롯 캐피털 파트너스에서 운영담당 임원으로 일하는 코비 삼부르스키는 "이 부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문화다"라고 소개했습니다.

레바논에서는 지난 17일 오후 수도 베이루트 남쪽 교외, 이스라엘 접경지인 남부, 동부 베카벨리 등 헤즈볼라의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삐삐 수천 대가 동시다발로 터졌습니다.

당시 폭발로 어린이 2명을 포함해 12명이 사망하고 약 2천800명이 부상했습니다.

이어 18일에는 레바논 동부 베카밸리와 베이루트 외곽 다히예 등지에서 헤즈볼라가 사용하는 휴대용 무전기(워키토키)가 연쇄 폭발하며 최소 20명이 숨지고 450명이 다쳤습니다.

(사진=AP, 위키피디아 캡처,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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