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0 (금)

"부자 시니어 잡아라" 은행 조직·영업 강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고령화로 시니어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자 은행권이 맞춤형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전담조직도 신설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자산이 어느 정도 축적된 연령층인 데다 젊은 층은 관심이 없는 상속과 증여 등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있기에 자산관리(WM)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는 포인트가 다양하고, '비이자수익 확대'라는 은행권의 공통 목표 달성에도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 7월 증여·상속·기업승계 등 유언대용신탁 전문가로 구성된 '시니어마스터' 조직을 신설했다. 시니어마스터 조직은 리빙트러스트 팀원 7명과 주요 거점 PB센터(영업1부PB센터·삼성동Club1·분당PB센터)의 PB 3명, 총 10명으로 구성됐다.

하나은행은 시니어 고객을 타깃으로 한 유언대용신탁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는 곳이다. 2010년 금융권 최초로 '하나 리빙트러스트' 브랜드로 유언대용신탁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고, 현재 22명으로 구성된 리빙트러스트센터에선 주로 시니어 고객을 대상으로 자산관리와 상속 설계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리빙트러스트센터 안에 이번에 신설된 '시니어마스터' 조직을 통해 유언대용신탁 업무를 전담하게 된 것이다.

유언대용신탁은 고객(위탁자)이 금융사(수탁사)와 계약을 맺고 재산을 맡긴 후 배우자, 자녀 등 수익자·상속인에게 배분하는 서비스다. 고객은 생전에 금융사를 통해 재산을 관리·운용하며 수익을 받다가 사망하면 사전에 설계한 방식으로 배우자, 자녀 등 가족에게 재산을 지급하게 된다. 유언장을 작성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고객은 자신의 유언이 변경되는 것을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또 사후에 금융사의 전문적인 재산 관리를 통해 자산 증식을 기대할 수도 있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작년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1년간 하나은행이 제공한 맞춤형 유언대용신탁 서비스 상담 건수는 3년 전 대비 85% 증가한 약 2000건에 달했다. 상담은 주로 상속 분쟁 대비(41%) 목적이었으며, 노후케어, 기업승계, 부동산 처분 등 다양한 영역에서 유언대용신탁 상담이 진행됐다.

하나은행은 각 영업점에서 근무하는 프라이빗뱅커(PB)들의 관련 분야 전문성도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리빙전문PB'라는 명칭을 새로 만들어 유언대용신탁에 전문성이 있는 경우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신설된 이 명칭을 쓸 수 있는 PB는 현재 총 3명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리빙전문PB는 기존 관련 계약 경험이 많고, 유언대용신탁 업무를 전문적으로 해 온 인력을 3명 선정해 배치한 것"이라고 했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시니어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자 유언대용신탁은 시중은행들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유언대용신탁 수탁액은 지난 2분기 3조5150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3년간 연평균 증가세는 52.4%에 달한다.

아직까지 하나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은 별도의 유언대용신탁 전문조직을 운영하고 있진 않지만, 관련 사업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개인 맞춤형 은퇴자산관리 전문상담센터인 'KB골든라이프 연금센터' 13곳을 2020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올 7월엔 대전에 새 센터를 선보이기도 했다. 고액 자산가들을 위한 유언대용신탁 상품인 'KB위대한유산신탁'을 통해 변호사와 세무사 등 전문가 그룹과 PB가 협력해 솔루션을 제공해주기도 한다.

신한은행도 4월 신설한 '신탁라운지' 채널을 통해 맞춤형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엔 서울 강남, 울산, 경기 수원에 연금라운지 채널을 확대했고 이곳에서도 유언대용신탁 상담 및 대고객 세미나를 지원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신탁부인 '가족신탁팀'에서 유언대용신탁을 비롯한 각종 신탁 관련 법률 및 세무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시니어플러스' 특화점포를 전국 3곳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2022년 12월에 동소문에, 작년 4월과 8월 각각 영등포와 화곡동에 문을 열었다.

[이소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