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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톈안먼서 마오에게 완장 채워준 ‘홍위병 소녀’ 쑹빈빈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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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쑹빈빈과 그가 마오쩌둥에게 홍위병 빨간 완장을 채워주는 모습.


마오쩌둥과 홍위병이 주도한 ‘극좌 사회주의 운동’인 문화대혁명(문혁·1966∼1976) 시기에 홍위병의 우두머리 격이었던 쑹빈빈이 숨졌다고 홍콩 명보가 19일 보도했다. 향년 77.



암 투병을 했던 쑹빈빈은 병원 치료를 중단하고 지난 15일 미국 뉴욕 자택으로 옮겨져 36시간 가족과 함께 지내다 숨을 거뒀다고 명보는 전했다.



문혁이 본격화할 당시 19살로 베이징사범대 부속 여중·고교인 여부중(女部中)에 다니던 쑹빈빈은 1966년 6월 교내에 대자보를 붙이고 교감을 포함한 학교 고위층 7∼8명을 공격하는 등 홍위병 활동에 앞장섰다. 그가 다니던 학교는 베이징 홍위병 세력의 주축이었다. 쑹빈빈은 같은 해 8월2일 수십만명의 홍위병이 집결한 톈안먼 광장의 성루에 올라 당시 마오쩌둥 공산당 주석에게 ‘홍위병'(紅衛兵)이라고 쓰인 빨간 완장을 채워주며 문혁의 상징적인 인물로 떠올랐다.



쑹빈빈은 문혁 후반부인 1972년 창춘지질대학에서 수학한 뒤 1980년 미국 유학을 떠나 외부로 드러나지 않는 삶을 살다, 2003년 자신이 저질렀던 홍위병 악행으로 인한 피해자들 가족을 찾아 용서를 구하고 참회하는 노력을 했다.



2014년 1월 함께 활동했던 홍위병들과 함께 베이징사범대 부속 여부중에 있는 볜중윈 교감 흉상을 찾아 공개사과했으나, 볜중윈 가족은 거짓사과라면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쑹빈빈과 달리, 그의 부친 쑹런충은 문혁 시기에 고단한 삶을 살았다고 한다. 쑹런충은 항일전쟁과 국공내전으로 잔뼈가 굵은 인민해방군 고위급 장성이었으나, 마오쩌둥의 적으로 몰려 문혁 시기 숙청됐다가 마오쩌둥 사망 이후 복권돼 중국 중앙자문위원회 부주석을 지냈다.



강성만 선임기자 sungman@hani.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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