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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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국정원) 직원과 여성 기자들에 대해 성희롱 대화를 나눴는지 진상 조사를 받았던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해임 징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조선일보는 지난 12일 포상징계위원회를 열어 논설위원 이아무개씨에 대한 해임 징계를 결정했다. 지난달 21일 관련 보도가 나온 지 3주 만에 이뤄진 징계다. 익명을 요구한 한 조선일보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 통화에서 “(12일 징계 의결 뒤) 19일까지가 이의신청 기한이었다. 징계 당사자가 이의신청을 하면 재심 절차를 밟게 되고, 신청하지 않으면 이대로 해임이 확정된다”고 말했다.
앞서 조선일보는 진상 조사와 함께 이씨를 직무 배제했고, 지난 2일 처음 포상징계위원회를 열었으나 징계 여부나 수위 등을 확정하진 않았다. 이후 ‘외부 기관’에 추가 조사를 의뢰했고,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번 징계를 의결했다.
미디어 비평 매체 ‘미디어오늘’은 지난달 21일 현직 조선일보 논설위원 이씨가 국정원 대변인실 출신 국정원 직원과 문자 메시지로 여성 기자들 사진을 주고받으며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성희롱 대화를 나눴다고 보도했다. 미디어오늘은 이들과 여러 모임을 통해 교류해온 여성 기자들이 피해를 봤으며 최소 3명의 피해 사례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모두 이씨보다 연차가 낮은 기자들이었다.
보도가 나온 뒤 조선일보의 후속 조처가 늦어지자, 내부에서는 구성원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조선일보 노동조합이 지난달 발행한 ‘조선노보’에는 “조선일보는 여기자에게 안전한 직장이 아니다”, “이번 사태는 가해자 1인의 일탈이 아니라 우리 조직 문화를 뼛속부터 뜯어고쳐야 하는 문제”, “회사 차원의 철저한 조사와 엄정한 대응이 없다면 우리 모두 침묵으로 동의한 셈”이라는 내부 목소리가 실렸다.
한편, 한겨레는 이씨에게 징계에 대한 이의신청 여부와 해명을 요청하고자 전화와 문자로 연락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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