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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단독] 도이치 전주 손씨, 전문 투자자라더니…검찰, 상고 땐 “전문지식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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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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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공동정범 혐의는 무죄, 방조(종범) 혐의는 유죄가 인정된 ‘전주’(돈줄) 손아무개씨 사건을 검찰이 상고하면서 ‘손씨는 주식투자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다’고 적시한 사실이 10일 확인됐다.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의 또 다른 전주였던 김건희 여사를 무혐의 처분하며 “손씨는 단순한 전주가 아닌 전문투자자”라고 한 설명과 배치되는 것이다. 김 여사를 무리하게 불기소 처분하면서 검찰 판단의 논리적 모순이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달 31일 대법원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하며 손씨를 공동정범으로 볼 수 없다는 항소심 판단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9월 항소심 재판부는 ‘손씨가 주가조작 범행을 인식했으나 2차 주포 김아무개씨 지시에 응하는 방식이 아니라 자신의 판단으로 주문을 제출한 점’ 등을 근거로 주가조작 범행의 공동정범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검찰은 그러나 상고이유서에서 손씨의 ‘주식투자 경험 부족’을 내세우며 ‘주포의 지시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를 무죄 근거로 내세운 법원 논리를 반박했다. 검찰은 “손씨의 경력은 음식점·부동산 관련 사업, 요양병원 운영 등이고 주식투자 경험도 상대적으로 많다고 보기 어렵다”며 “손씨가 도이치 주식을 투자한 이유는 오로지 단 하나, (주포) 김씨의 권유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손씨가 김씨의 구체적인 지시에 따라 그때그때 주문을 제출하지 않기는 했으나, 이는 손씨의 자금 상황이나 기분에 따라 주문을 제출했다는 것일 뿐”이라며 “(지시 미순응이) 손씨가 독자적으로 매수 타이밍을 결정할 판단력이 있거나 주가를 분석할 능력이 있다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검찰은 손씨가 김씨 권유로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매수했고 독자적인 투자 판단 능력이 부족하다며 손씨가 “다대한 자금으로 주식을 매집하고 계속 보유하는 역할”을 분담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달 17일 김 여사 불기소 보도자료에서 “항소심에서 방조 혐의가 인정된 손씨의 경우 단순한 ‘전주’가 아닌 전문투자자”라고 했다. 최재훈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도 브리핑에서 “방조범들은 전문 투자자들이다. 차트를 보고 재무제표를 보는 등 기술적 분석이 가능하고 시세조종성 주문을 종가에 넣는 등 특별한 주문을 넣을 줄 아는 주식 전문가”라고 했다. 반면 김 여사에 대해선 “(주식투자) 이해도가 낮다. (주식) 차트와 재무제표 등을 잘 모르는 일반투자자”라고 말했다. 김 여사 명의 6개 계좌(4개는 일임, 2개는 직접 운용)에서 시세조종 주문이 확인됐지만 검찰은 그런 상황에서도 김 여사가 주가조작 사실을 알지 못했을 거라고 했고 이런 ‘추정’을 뒷받침하는 근거 중 하나로 김 여사와 같이 돈줄 역할을 했던 손씨의 주식투자 전문성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상고이유서에선 손씨를 공동정범으로까지 인정해야 한다며 그의 비전문적 주식 투자를 상세히 설명한 것이다. 자본시장법 사건 경험이 많은 한 변호사는 “애초 자본시장법에서 전문투자자-일반투자자 개념은 위험한 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자격이나 고객 보호 의무를 따지기 위한 것으로, 시세조종의 인식 여부를 판단하는 데 사용되는 개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주가조작 사건 고발인인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김 여사 무혐의에 불복한 항고 의견서와 수사기록이 서울고검으로 송부됐다. 서울고검은 곧 사건을 형사부에 배당하고 재수사 여부를 검토하게 된다. 앞서 심우정 검찰총장은 지난달 21일 대검 국정감사에서 김 여사 주가조작 사건이 항고되면 수사지휘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정혜민 기자 jh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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