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서울 중구 다동에 위치한 올어바웃 사무실에서 박한솔(35·오른쪽) 대표와 윤승용(37) 이사가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올어바웃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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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에 3번(월·수·금요일) 독자에게 배달되는 전자우편 뉴스레터 ‘탐방’은 지역 곳곳의 소식을 전한다. 가을이 완연한 최근엔 철새 관찰하기 좋은 지역의 명소를 꼽아 소개하거나, 지역 특산품인 알밤을 활용하는 충남 공주의 맛집들을 조명했다. 지역에 정착해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지역 이주민 소식과 인터뷰도 단골 소재다.
정보의 주무대를 서울에서 지역으로 옮긴 뉴스레터 ‘탐방’이 느릿하지만 열성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2021년 1월 시작해 최근 구독자 1만명을 넘어섰다. 대도시와 다른 삶의 가능성이 간절한 이들, 지역 이주 뒤 소통 창구를 찾아 헤매던 이들이 열혈 구독자를 자처한다. 스타트업 올어바웃의 박한솔(35) 대표와 윤승용(37) 이사가 작지만 강한 ‘탐방’을 만들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 중구 다동 사무실에서 만난 그들은 탐방레터를 ‘로컬 탐색 미디어’라고 소개했다. 월요일에는 지역의 소식을, 수요일엔 지역민들의 인터뷰와 고민 상담을 전한다. 금요일엔 제철 지역 정보를 담고 주말에 떠날 ‘탐방지’를 추천한다. 주제 선정 기준은 다른 정보매체처럼 시의성을 따른다. 차이가 있다면 ‘다양한 지역을 배경 삼은 것’뿐이다. 윤 이사는 “되도록이면 지역과 지역의 삶을 긍정적이고 다채롭게 보여줄 수 있는 주제를 선정하고, 소개할 후보군이 추려지면 큰 도시보단 작은 도시를 조명하는 쪽을 택한다”고 설명했다. 이날로 270번째 뉴스레터를 독자에 보낸 ‘탐방’은 그동안 640곳의 탐방지를 소개했다.
두 사람은 ‘공간 전문가’다. 박 대표와 윤 이사는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함께했다. 박 대표는 지역문화와 경관, 윤 이사는 공간 데이터와 농촌을 연구했다. 뉴스레터의 시작점이 된 건 박 대표가 비무장지대(DMZ) 접경지역의 민북마을(민간인 통제선 북쪽에 있는 마을)을 연구하면서 만든 책자 ‘어바웃디엠지’(about DMZ)였다. 그는 “디엠제트 하면 군사와 안보의 공간을 떠올리지만 가까이서 살펴보니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공간이자 특별한 문화와 환경, 즐길 거리가 있는 공간이었다”며 “이를 계기로 ‘지역을 새롭게 보이도록 만드는 일’에 눈을 뜨게 됐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가닿기 위해 뉴스레터를 만들게 됐다”고 했다.
‘탐방’은 윤 이사를 포함해 직원 5명(에디터 4명, 디자이너 1명)이 만든다. 다만 ‘탐방러’(구독자 애칭)가 제보자 겸 공동제작자 노릇을 한다. 박 대표는 “본인이 사는 지역의 명소나 맛집, 축제 정보는 물론, 고민상담 코너 ‘로컬복덕방’의 경우 우리는 탐방러들의 답변을 정리하기만 하면 될 정도로 참여도가 높다”고 덧붙였다. ‘탐방러’ 중엔 20대 후반~30대 중반 여성 비중이 가장 높다고 한다.
‘탐방’의 목표는 지역살이 문턱을 낮추고, 최종적으론 지역 이주민들 사이의 소통 창구가 되는 데 있다. 윤 이사는 “사람들이 탐방을 보며 큰 용기를 내지 않고도 소도시나 어느 시골 마을에서 터전을 꾸려보겠단 마음을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언젠가는 지역 곳곳에 탐방센터 지점을 열어 지역살이 하는 탐방러들의 정착을 돕고 그들을 잇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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