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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 (일)

“진급하기 싫어?” 부하에게 금품 뜯은 해군대령… 부인 주말 골프모임 강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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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 강조하며 요구… 부하 장교들로부터 총 239만원 상당 금품 수수

아시아투데이

감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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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이하은 기자 = 전직 해군 대령이 재직 당시 자신의 직무상 권한을 언급하며 부하들로부터 골프채 등 금품을 수수하고 배우자의 공휴일 골프 모임에 참석할 것을 강요하는 등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것이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19일 이 같은 내용의 '해군본부 기관정기감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2020년 해군 대령 신분으로 군수품 보급을 총괄하는 보급창장이었던 A씨는 매년 7월에 실시하는 후반기 병과 인사추천위원장으로 사실상 내정된 사실을 알고 있는 당시 소령 B씨를 상대로 진급 관련 언급을 한 뒤 골프채 관련 링크를 공유하면서 '기부 의사'를 묻는 방식으로 14만 9000원 상당의 골프채를 수수했다.

A씨는 2021년 해군본부 차장으로 임명됐는데, 이에 따라 소속 부서의 과장과 장교 등에 대해
진급·승진, 교육, 전역 등에 활용되는 근무평정 권한을 갖게 됐다. A씨는 또 병과장을 겸직하면서 병과 장교, 부사관, 병(兵)에 대한 인사추천안을 결재하거나 해당 병과 장교의 진급선발위원회의 전문위원으로 참석해 진급대상자에 대한 병과장 의견을 제시하며, 병과장 활동비 예산을 집행하는 등의 권한도 갖고 있었다.

A씨는 차장 임명 후 B씨에게 또다시 진급 관련 언급을 하며 자신의 권한을 나타내는 말을 한 뒤 정장용 구두를 요구해 119만 원 상당의 구두를 받아냈다. 2022년에는 부하 소령 2명에게 자신의 생일을 이유로 만나자고 하며 53만 8000원 상당의 운동화를 요구해 받기도 했다.

2020년 말에는 보급창장에서 본부 차장으로 전출 가는 것을 기념한다는 명목으로 소령 1명과 중령 2명에게 평소 자신이 갖고 싶었던 골프채를 선물하도록 요구해 30만 원 상당의 골프채를 수수했다.

A씨는 이에 앞서 2019년에는 또 다른 소령에게 자신의 아들의 임관식에 꽃다발이 아닌 상품권을 선물로 줄 것을 요구해 10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받아내기도 했다.

A씨가 이런 방식으로 병과장과 차장 등의 직위에서 보직 추천과 근무 평정, 진급 심사 등 직무와 관련된 소속 부하로부터 받은 금품은 239만 원에 달했다.

A씨는 또 해군본부 차장 발령 이후 평소 소속 부서원 및 병과원들에게 보직추천, 근무평정 등 자신의 직무상 권한을 수시로 언급하며 자신의 배우자와 주말 및 공휴일에 골프를 함께 치도록 요구했다.

A씨는 부하 장교들이 시간이 안 된다는 이유 등으로 어렵다는 의사를 표해도 '죽고잡지', '정신교육을 시켜야겠다' 등의 위압적인 발언을 하며 참여를 강요했다.

A씨의 배우자 골프 일정에 동원된 부하 장교는 소령 2명, 중령 4명 등 총 6명이며, 이들은 2021년 1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23개월 간 적게는 5회, 많게는 32회에 걸쳐 골프에 동원됐다.

아울러 A씨는 주말 등 공휴일에 자신 또는 배우자가 부서원 등과 골프 후 가진 저녁 식사 비용을 외상거래로 한 다음 평일 중에 업무추진비 등으로 처리하도록 지시했다.

A씨는 이와 같이 2021년 8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18회에 걸쳐 해군 예산을 유용했으며,
그 금액은 321만 원에 달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현역 해군 대령으로 보급창장을 지냈던 A씨는 현 정부 들어 전역한 뒤 군무원 신분으로 다시 보급창장에 임명됐다.

감사원은 해군참모총장에게 A씨를 해임할 것을 요구했다.

해군은 "감사 결과를 존중하며 사안에 대해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면서 "비위 행위자에 대해 직위 해제 조치하고, 현재 군 수사 기관의 수사와 징계 절차를 동시에 진행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법과 규정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하고, 다른 감사 결과에 대해서도 대책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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