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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노예제 부활” “난 흑인 나치”…극우 주지사 후보에 공화당 가슴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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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지사 선거 공화당 후보로 나선 마크 로빈슨 부지사가 지난달 14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열린 유세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애슈빌/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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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미국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주지사 선거에 출마한 공화당 후보가 과거 음란한 내용의 글을 작성하거나, 자신을 ‘흑인 나치’라고 칭하며 노예제 부활 등을 주장해 온 것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그가 대표적 공화당 강세 지역으로 꼽혀왔으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상승세에 경합주로 분류됐던 노스캐롤라이나주지사로 출마해 이 지역 대선 표심에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미국 시엔엔(CNN) 방송은 19일(현지시각) “여러 신상 정보와 이메일 주소를 대조한 결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마크 로빈슨(56) 현 부지사가 2008년부터 2012년 사이 포르노 관련 누리집인 ‘누드 아프리카’ 등에 노골적인 음란 게시글을 올려왔다고 보도했다. 해당 게시글에서 그는 14살 때 공공 체육관 여성 화장실을 몰래 훔쳐봤던 일화, 성소수자에 대한 자신의 감정 등을 노골적으로 표현했다고 한다. 이는 성소수자 인권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밝혀온 선거 공약과도 거리가 있는 것이다. 로빈슨은 당시 자신을 변태(perv)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그는 온라인상에서 인종차별적 주장도 서슴지 않았다. 로빈슨 부지사는 2010년 흑인 공화당원에 대한 논의 글에서 “나는 흑인 나치”라며 “노예제도는 나쁘지 않고 어떤 사람들은 노예가 되어야 한다”, “나는 노예제를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고 시엔엔은 밝혔다.



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11년 워싱턴 마틴 루서 킹 목사 기념관 헌정식에 참석했을 때 그를 ‘공산주의자 새끼(commie bastard)’라고 비판했고, 이듬해에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지도력보다 “나치 시절 아돌프 히틀러를 더 선호했다”는 망언을 퍼붓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엔엔은 이런 전력들을 나열하고 그가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다면 노스캐롤라이나 최초의 흑인 주지사가 될”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로빈슨 부지사는 과거 발언들이 논란이 된 데 대해 “완전한 허구”라며 “우리는 이 선거전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완주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경합주 표심을 어떻게든 잡아야 하는 공화당 입장에서는 난처해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로빈슨 부지사와 함께 한 연설에서 그를 ‘스테로이드를 맞은 마틴 루서 킹’이라고 추어올리며 전적인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에게 “당신이 마틴 루서 킹보다 낫다고 생각한다”며 “믿을 수 없는 신사”, “훌륭하고 타고난 연설가”라고 말하는 장면이 영상으로 남겨져 있다. 로빈슨 부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힘입어 주지사 선거 당내 경선도 통과했다. 이날 트럼프 후보 캠프에서는 관련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그의 과거 발언과 완주 결정으로 인한 여파는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짚었다.



반면 경쟁자인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캠프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로빈슨 부지사를 칭찬하는 영상과 두 사람이 함께 포즈를 취한 사진 등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파하며 두 사람의 ‘유대감’을 부각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부연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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