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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 (월)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헤즈볼라가 보복하자… 이스라엘, 레바논 수도 ‘표적 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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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 충돌 확산, 전면전 가나

조선일보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가 19일 레바논 전국에 중계된 연설을 통해 "이스라엘에 보복하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날 레바논 남부에 50여차례의 공습을 통해 헤즈볼라의 미사일 발사대를 대거 파괴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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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의 이슬람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19일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선언했다. 17~18일 레바논 각지에서 무선호출기·무전기를 원격으로 폭발시킨 배후로 지목된 이스라엘은 별도로 헤즈볼라 근거지인 레바논 남부에 지난해 이후 가장 큰 규모의 공습을 퍼부었다. 이스라엘·하마스(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이슬람 무장 단체) 간의 전쟁이 1년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면전이 발발할 가능성이 또다시 커지자 국제사회는 황급히 중재에 나섰다.

레바논은 이날 초소형 폭탄이 심어진 호출기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폭발, 조직원과 민간인 30여 명이 사망하고 2900여 명이 다친(레바논 보건 당국 발표 기준) 것에 보복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헤즈볼라 최고 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는 레바논 전국에 생중계된 연설을 통해 “이스라엘은 ‘모든 레드라인(redline·한계선)’을 넘었다. 이스라엘의 이번 호출기 공격은 학살이며, 선전포고”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정당한 처벌(보복 공격)을 가하겠다”고 했다. 이 보복 공격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벌어질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 전사들이 공격할 이스라엘 군인과 탱크를 찾고 있다.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남부 진격을 환영한다”며 이스라엘과의 전면전 가능성에 굴하지 않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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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19일 레바논 남부 헤즈볼라 근거지에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반면 이스라엘에 '무선호출기 테러'를 당한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보복하겠다고 선언했다. 양측의 충돌이 커지면서 국제사회는 확전을 우려하고 있다. 사진은 이스라엘의 공군 기지에서 공격용 전투기가 레바논으로 출격하는 모습. /로이터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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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랄라는 이어 호출기 폭발 등으로 레바논 내 공포가 확산한 상황을 의식한 듯 “헤즈볼라는 건재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헤즈볼라는 전례 없는 타격을 입었지만, 호출기를 갖고 있지 않은 고위 간부들은 무사하다”며 “우리의 지휘 통제엔 아무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서방 정보기관들은 고위 간부들이 대체로 비서·보좌진에게 통신 기기를 맡겼을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그는 이어서 “축복받은 ‘알아크사 홍수 작전(하마스의 이스라엘 습격)’ 1주년이 곧 돌아온다”며 “이스라엘은 이후에도 (레바논 국경 인근) 주민들을 고향으로 돌려보내지 못할 것이다”라고 했다.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 북부에 지속적인 공격을 가했고, 이스라엘은 이에 10만여 명에 이르는 자국민을 중부 지역으로 피란시킨 상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수차례에 걸쳐 “하루빨리 헤즈볼라의 위협을 제거하고, 주민들이 고향으로 돌아가게 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헤즈볼라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은 네타냐후의 국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의 일환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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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국


헤즈볼라는 19일에도 이스라엘 북부에 또다시 로켓과 무인기(드론),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이란 국영 IRNA통신은 “이스라엘 북부의 마을과 군 기지 10여 곳이 공격받았다”며 “이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남부 공격은 더 격렬해졌다. 이스라엘군은 나스랄라 연설 직전에 성명을 내고 “헤르지 할레비 참모총장이 북부 전선에서 전쟁을 지속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현재 레바논의 헤즈볼라 목표물을 공격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이후 별도 브리핑을 통해 “공군 전폭기 수백 대를 동원해 100개 이상의 헤즈볼라 로켓 발사대와 미사일 1000여 개를 파괴했다.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공격 능력이 큰 타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레바논 현지 매체들은 “19일 하루에만 레바논 남부 전역에서 52차례의 공습이 벌어졌다. 지난해 10월 전쟁 발발 이후 가장 강도 높은 폭격”이라고 했다.

이스라엘은 20일에도 레바논을 추가로 공습했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남부 외곽 다히예 지역을 겨냥한 표적 공습을 감행했다. 매체들은 베이루트 다히예가 헤즈볼라의 거점인 데다 특히 이곳에 고위급 인사 한 명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이스라엘이 작전을 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중재에 뛰어들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레바논 정부 고위 인사들과 통화하고 “관련 당사자들은 확전을 피하기 위해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 장관도 ‘양측의 즉각적인 무력 충돌 중단’을 촉구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헤즈볼라가 먼저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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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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