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정협의체, 추석 지나도록 출범 안갯속
野, '제3자 추천 특검법' 본회의 단독 통과
한동훈 "협의체 노력"…특검법은 '묵묵부답'
24일 尹과 회동…'분위기 반전' 계기 주목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추석을 하루 앞둔 16일 오후 서울 종로소방서를 찾아 대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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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리더십이 취임 두 달을 앞두고 시험대에 섰다. 일단 한 대표가 추석 전 출범을 공언했던 '여야의정협의체'가 출범이 여전히 안갯속이다. 2025년 의대 증원 백지화 등을 놓고 정치권과 정부, 의료계가 계속해서 평행선을 달리는 중이다. 전당대회 기간부터 비장의 무기로 꼽혔던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 역시 완강한 당내 비토 여론에 자체 안이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성과 부재'라는 지적에 한 대표는 "노력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당정 지지율이 동시에 곤두박질치는 현실을 고려하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초 추석 전 출범을 계획했던 여야의정협의체는 여전히 답보 상태다. 한 대표가 전날(19일) 국회에서 비공개로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과 만난 사실이 전해지며 기대감을 키웠으나, 이날 국회에서 구체적인 움직임이 뒤따르지는 않았다.
'2025년 의대 정원 조정은 어렵다'는 정부와 원내지도부 입장도 완강하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가 끝난 뒤 '협의체 관련 정부여당이 한 발짝 물러나야 한다'는 평가에 대해 "원점에서 논의할 수 있다는 자체가 유연하고 열린 마음에서 한발 물러서서 대화하겠다는 의견 표현"이라면서, 대화에 우선 참여해 줄 것을 촉구했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 역시 19일 브리핑에서 "2025년 의대 정원 조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2026년 이후 정원에 대해선 유연한 입장"이라며 "의료계가 과학적 근거를 갖춘 합리적 의견을 제시하면 열린 마음으로 논의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협의체 추진으로 당내 논의가 주춤했던 '제3자 추천 특검법'도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야당은 자체 발의한 제3자 추천 특검법을 19일 본회의에 상정,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열지 않은 국민의힘은 규탄대회를 열고 야당이 가진 대법원장이 추천한 특별검사의 비토 권한을 지속해서 문제삼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줄곧 '그럼 한 대표가 먼저 발의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공세를 폈지만, 법안이 통과되던 시각 조계사를 찾은 한 대표는 제3자 추천 특검법에 대해 "여기서 말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며 자리를 떴다.
이러는 사이 민심은 빠르게 등을 돌리는 추이다. 한국갤럽의 7월 4주~9월 2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35→32→30→31→28%로 하락해 7%p가 빠졌다.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도 이 기간 28→27→23→23→20%로 8%p 하락한 것을 고려하면(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 대표가 두 달 간 보여준 행보는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문화일보 주최로 진행된 문화미래리포트2024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와 인사 후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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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내부에선 한 대표 리더십을 흔드는 목소리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계파색이 옅은 한 초선 의원은 "한 대표의 (용산과의) 무리한 차별화 시도가 되려 당을 힘들게 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는 "어쨌든 대통령실이 화답을 해야 한 대표가 생각하는 게 이뤄지는 것 아니냐"며 "윤 대통령의 의지가 강한 상황에서 차라리 대통령실에 힘을 더 실었으면 보수 지지 기반은 다질 수 있지 않았나 본다"고 말했다.
친윤(친윤석열)계 핵심 강승규 의원도 이날
이런 가운데 한 대표는 오는 24일 윤 대통령과 만찬 회동을 갖는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담판을 짓지 않고는 채상병 특검법, 여야의정협의체를 둘러싼 꽉 막힌 상황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 두 사람의 이번 만남으로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대표는 하다 못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라도 만나 이슈를 끌어갔다"며 "매력적인 '한동훈표 이슈'를 고민할 자신이 없으면 이번 만남에서 확실히 (윤 대통령을) 역으로 압박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렇지 못하면 지금까지 누적된 (불협화음) 이미지가 본격적으로 당과 한 대표 지지율을 위협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뷰'가 좋은 정치뉴스, 여의뷰! [사진=아이뉴스24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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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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