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14일 '김건희 특검법' 본회의 처리 예고
박찬대 "28일까지 특검 추천 등 與 의견 듣겠다"
국힘-한동훈, '맹탕' 尹 회견에도 "특검은 불가"
당내 '독소조항 無 특검' 요구 ↑·'특감 의총 결과' 변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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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지난 7일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을 '맹탕'으로 규정한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 관철 의지를 강하게 다잡고 있다.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가 윤 대통령 회견을 두고 상반된 평가를 내놓으며 서로 다른 목소리를 냈던 국민의힘은 일단 '특검'은 막아야 한다는 입장으로 모이고 있다.
그러나 여론 추이에 민감한 국민의힘 당내 의원 일부가 공개적으로 '제3자 김건희 특검법'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가까운 시일 내 '특검 방어' 단일대오가 무너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8일 전체회의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의결했다. 야당의 일방적인 표결에 반발한 여당은 불참했다.
이번에 통과된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은 기존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명품백 수수 의혹 △'명태균 게이트' 관련 의혹 △대통령 집무실 관저 이전 관련 의혹 등이 추가됐다. 법안은 오는 14일 본회의에서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회견 이후 '특검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더욱 굳히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7일 윤 대통령 회견 관련 기자회견에서 "세 번째 특검법이 발의된 현재 시점은 아마 과거와는 다른 정국 분위기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윤 정부와 차별화를 위해 노력하는 한 대표가 무언가 결단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법사위 통과 이후 28일까지 (김건희 특검에 대한) 정부와 여당의 의견도 열어놓고 충분히 듣겠다"고 밝혔다. 특히 국민의힘을 향해 "특검의 수사 범위와 추천 방식 등 모든 부분을 열어놓고 여당에게 국민의 뜻을 좇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열어드리겠다"고 했다. 이는 민주당이 발의한 '야당 추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국민의힘이 '자체 안'을 내놓는다면 역시 고려해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회견 이후에도 국민의힘은 계파를 막론하고 민주당발(發) 특검 수용은 물론, 자체 안 발의까지 모두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 대표는 8일 페이스북에 낸 윤 대통령 회견 관련 입장문에서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 즉각 이행'만 강조했을 뿐, 특검에 대해선 언급을 삼갔다. 한 친한계 관계자도 통화에서 "현재 지도부 내부에서 '한동훈표' 김건희 특검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없다. 민주당이 발의한 김건희 특검법 역시 한 대표가 본회의를 앞둔 의총에 참석해 '부결'을 의원들에게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를 앞두고 파리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3일(현지시간) 파리 오를리 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3.11.23.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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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음에도 국민의힘 지도부가 김건희 특검법에 선을 긋는 데는, 오는 15일과 25일로 예정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를 앞두고 당이 계속 갈라지는 모습을 보이면 좋을 게 없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또 본인이 특검을 추진함으로써 덧씌워질 수 있는 '배신자 프레임'을 한 대표가 경계하는 것이란 말도 나온다.
다만, 여론 추이에 맞춰 비윤(비윤석열)계를 중심으로 '특검법 필요성'을 강조해 온 국민의힘 의원들이 목소리를 더 키우고 있는 것은 주목되는 부분이다. 6선의 조경태 의원은 7일 윤 대통령 회견 직후 기자들에게 "독소조항을 뺀 '제3자 특검'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시점이 오고 있지 않는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4선의 안철수 의원도 윤 대통령 회견에 앞서 독소조항을 제외한 김건희 특검법을 여야 합의로 추진하자고 한 바 있다. 심지어 일부 친윤계 의원들 조차 독소조항을 제거한 김건희 특검법 수용을 대통령실에 건의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한 친한계 관계자는 이에 "다선 의원들의 개인적 생각"이라면서도 "대통령실이 속도감 있게 조치를 이행하면, 자연스럽게 특검으로 나갈 필요가 없게 되는 것"이라며 당 내 특검 수용 여론이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는 여당 내부의 특검을 대하는 태도가 향후 얼마든지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당장 오는 14일 본회의 표결에서도 당내 이탈표가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지난번에도 이탈표가 4표가 나왔는데, 당론이 지정돼도 개별 의원들의 선택은 막을 수 없는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특별감찰관 임명 속도전에 나선 한 대표가 14일 의총 결과를 보고 '제3자 특검'이란 극약처방에 나설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는 "만약 의총에서 특별감찰관 임명 건이 벽에 부딪힌다면, 한 대표가 특단의 결단을 해야 할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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